2024-04-27 13:52 (토)
[경제이슈] 미중 갈등에 또 흔들리는 반도체株
상태바
[경제이슈] 미중 갈등에 또 흔들리는 반도체株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9.11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최근 국내 반도체 종목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픽사베이]
최근 국내 반도체 종목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픽사베이]

9월 첫째주(9월4~8일), 한국 증시의 대표 업종인 반도체주의 움직임은 좋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7만1000원에서 7만300원으로 제자리 걸음을 걷는 수준에 그쳤고, SK하이닉스는 12만원이던 주가가 11만3700원에 마감하면서 5.25%나 하락했다.

특히 금요일인 8일의 흐름이 나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14%(100원) 하락한 7만3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가까스로 7만원선을 지켰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05% 하락한 수치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외국인투자자가 판 한국 주식 중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판 날이기도 했다. 하루 만에 185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그간 쭉 삼성전자 주식을 사오던 외국인 투자자는 8일만큼은 순매도로 전환했다. 

한국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건 미국과 중국의 기술 갈등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두 나라가 갈등을 벌이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 벌어진 화웨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사건은 충격파가 적지 않았다.

논란의 제품은 지난 8월 말 화웨이가 사전예고 없이 발표한 ‘메이트60 프로’다. 다른 제조사의 최신 스마트폰과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페이 증권]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페이 증권]

화웨이는 2019년 들어 미국 정부의 강력한 견제를 받았다.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는 의심을 샀기 때문인데, 결국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부품이나 기술을 사용한 업체가 허가 없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당시 삼성전자를 추격할 만큼 강력한 스마트폰 제조사였던 화웨이는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서 위상이 추락했다. 특히 구글 등 미국 기업들과의 거래가 막히면서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안드로이드 운영 체계(OS)와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이 끊겼다. 

화웨이는 신형 스마트폰을 내놔도 반도체 수급 문제로 5G 기능을 탑재하지 못해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출시한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은 5G 기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뚫고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 방안을 찾아냈다는 얘기다.

특히 스마트폰에 들어간 반도체는 첨단 반도체 장비가 있어야 생산 가능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가 내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 SMIC가 생산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화웨이의 신제품 공개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외신은 “미국의 제재를 향한 저항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페이 증권]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페이 증권]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조사를 촉구했고, 미국 상무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상무부는 성명에서 “우리는 7㎚ 칩으로 알려진 것의 특성과 구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화웨이 새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됐다는 외신의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미국 정부의 제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최근 중앙 정부 기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금지령을 내리면서 맞불까지 놓은 상황”이라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이어나가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인데, 두 나라의 갈등이 심화되면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좋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