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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학자금 체납해 ‘빚쟁이’ 된 청년 4만4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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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학자금 체납해 ‘빚쟁이’ 된 청년 4만4000명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9.22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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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회생활 시작인데 적자 인생 될까 봐 두려워요”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학자금 대출만으로 수천만 원의 빚이 생긴 청년들의 부채는 실업난과 겹치면서 신용 불량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오늘날 청년들은 사회생활 시작도 전에 빚을 껴안는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갚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연체의 늪에 빠지면서 파산의 위험에 직면하는 경우가 주변에 비일비재하다. 학교에 다녔을 뿐이지만 이미 학자금 대출만으로 수천만 원의 빚이 생긴 청년들의 부채는 실업난과 겹치면서 신용 불량으로 이어지곤 한다. 사실 이것은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도한 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20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등록금을 대출받았으나, 취업이 늦어지면서 상황이 여의찮아 빚을 갚지 못해 신불자 낙인이 찍힌다.

취업난과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 아르바이트 등과 같은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에 있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더 큰 문제는 빚을 내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청년들이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

청년들의 부채 현실, 과연 빚을 다 갚을 수 있을까?

청년인 박모(27)씨가 빚을 갖게 된 이유는 부모님의 사업부도와 건강 악화, 대학교 학자금 때문이다. 계약직으로 일하며 어느 정도 수입이 있지만, 박 씨는 자신의 빚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한 번도 터놓고 얘기한 적이 없다. 그에게 빚은 늘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는 “대학교 입학 후 첫 등록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비를 냈다”라며 “부모님이 하시던 가게가 사기를 당하면서 부도가 났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다 받아 생활비에 보탰고 동생들 용돈과 집 월세를 냈다”라며 “현재 일하고 있지만 과연 빚을 갚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이모(25)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운이 좋게 취업이 됐지만,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다.

그는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아버지가 하시던 식당이 잘되지 않았는데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라며 “아르바이트하며 학비를 내고 생활비까지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현재 직장을 다니며 조금씩 갚고 있지만 가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대출금을 갚기 위해 다니는 것 같아 씁쓸하다”라며 “밑에 동생도 나처럼 학자금 대출을 받고 학교에 다니고 있어 안타깝고, 사회에 나와서 느낄 허탈감을 이미 내가 알고 있기에 안쓰럽다”라고 덧붙였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체납률 11년來 최고

취업 후에도 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청년의 비중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체납액도 4년 만에 두 배로 불었다. [자료=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취업 후에도 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청년의 비중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체납액도 4년 만에 두 배로 불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의 의무 상환 대상자’는 29만1830명이었다. 2018년(18만4975명)에 비해 57.8% 증가했다.

2009년 도입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제도’는 학자금을 대출하고 소득이 발생하면 소득 수준에 따라 원리금을 상환하도록 한 제도다. 국세청은 대출자의 전년도 연간 소득 금액이 상환 기준소득을 초과하는 경우 ‘의무 상환 대상자’로 정하고 상환을 시작한다. 지난해 전체 학자금 규모는 356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2129억원에서 4년 만에 67.6%가 늘었다.

아울러 지난해 학자금 체납액은 552억원으로 206억원이었던 2018년의 2.7배 규모였다. 체납 인원도 2018년 1만7145명에서 지난해 4만4216명으로 2.6배 늘었다. 체납률(금액 기준)은 15.5%였다. 이는 2012년(17.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졸업 후 일자리를 구하고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돈 쓰지 않으려고 사람들 만나지 않아 대인관계 단절됐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채무자를 대상으로 상환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얼마 전 취업해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옥모(24)씨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마음이 늘 불편하다”라며 “이런 문제를 친구들에게 터놓고 이야기하기도 그렇고 해서 혼자 삭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교에 다니면서는 나의 경제적 어려움이 들킬까 봐 조마조마했다”라며 “돈을 쓰지 않으려고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니 관계도 단절되고 어느 순간 친구들이 더 이상 찾지 않게 됐다”라고 전했다.

현재 대학교에 다니는 임모(26)씨는 “대학교 2년을 마친 후 군대에 입대했다”라며 “연년생 동생이 있어서 부모님께서 학비나 생활비 등을 부담스러워하셔서 빨리 입대했는데 제대 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질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자금 대출을 조금씩 갚고 있는데 앞으로의 미래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15∼29세) 취업자는 전년동기대비 10만3000명 줄어 10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고용률도 47%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줄었다. 모든 연령층 가운데 고용률이 줄어든 건 청년층이 유일하며 청년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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