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병진 기자)
전동화의 흐름 속에 다양한 전기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400km 이상의 긴 주행거리와 무지막지한 출력을 품은 고급 모델들이다. 그만큼 차 값도 비싸기 마련이다. 늘어나는 전기차를 따라가지 못하는 충전 인프라, 줄어드는 정부지원금과 보조금에 조금씩 비싸지는 전기료 등이 더해지면서 폭풍 성장할 것 같았던 전기차 시장이 잠시 숨 고르기 중이다.
여기서 우리는 전기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과연 그렇게 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필요할까? 300마력, 400마력이 우스운 출력이 필요할까? 우리가 평소 하루 주행거리를 생각해보자. 대부분 100km 이하다.
꽉 막힌 도심을 폭풍 질주할 상황도 그리 많지 않다. 결국 긴 주행거리와 높은 출력이라는 굴레 안에서 쓸데 없이 큰 배터리를 품고 차 무게를 늘리고 차 값을 키우는 셈이다. 작고 실용적이면서 가격 부담 적은 전기차들이 다양해질수록 전기차 시장은 보다 더 풍성하고 확대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이런 면에서 기분 좋은 모델이 등장했다. 바로 기아 레이 EV다. 이름 그대로 기존 레이의 순수 전기차 버전이다. 엔진을 버리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품었다는 말이다. 14인치 알로이 휠과 앞 그릴 가운데에 충전구를 품었다.
더불어 세세한 부분을 새로 디자인해 적용한 덕에 기존 레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겉모습을 완성했다. 물론 앞모습에서만 좀 차이가 클 뿐, 그 외에는 기존 레이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실내는 10.25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시동 버튼이 통합된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로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레이 EV는 35.2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공기역학 성능을 높여주는 배터리 전방 언더커버를 적용해 1회 충전으로 복합 205kmㆍ도심 233km를 달릴 수 있다. 14인치 타이어 기준 5.1km/kWh의 복합전비를 달성했다. 150kW급 급속 충전기로 40분 충전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7kW급 완속 충전기로 충전 시 6시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10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구동모터는 최고출력 64.3kW(약 87마력)와 최대토크 147Nm를 발휘해 최고출력 76마력(약 55.9kW) 및 최대토크 9.7kgㆍm의 가솔린 모델보다 더 나은 가속성능과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더불어 정체 구간에서 활용도가 높은 오토 홀드 기능을 넣어 편의성을 높였으며, 모든 좌석을 접을 수 있는 풀 플랫 기능과 주행을 하지 않을 때 공조, 오디오 등 전기장치를 장시간 사용 가능한 유틸리티 모드를 적용해 주행 전ㆍ후 다양한 상황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레이 EV는 경형 전기차로 분류돼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가 면제되며 개인사업자(일반과세자 限) 및 법인사업자의 경우 부가세도 환급 받을 수 있는 등 다양한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보다 실용적이고 낮은 문턱으로 접근 가능한 전기차가 늘어날수록 전동화 물결은 빠르고 거세질 것이다. 레이 EV 같은 모델들이 보다 많고 다양해지길 바란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