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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신세계백화점, 미래형 백화점 전환 '아트 비즈니스'로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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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신세계백화점, 미래형 백화점 전환 '아트 비즈니스'로 속도 낸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10.05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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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지난 1930년 우리나라 최초의 백화점인 미츠코시 백화점 경성지점이 개장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대형 매장, 정찰제 판매, 물량을 많이 팔아 큰 이익을 남기는 박리다매 전략 등 낯선 운영방식이었지만, 당시 소비문화에 적잖은 변화를 일으켰다.  

그로부터 90여 년이 흐른 지금 미츠코시 백화점 경성지점이 있던 자리에는 신세계백화점이 자리하고 있다. 해방 이후 동화백화점으로 상호를 바꿔 운영해왔고 1948년 한국무역협회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1950년 6.25 전쟁 후 미국 PX로 활용됐지만, 1961년 제정된 '특정외래품판매금지법'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었다. 경영악화로 동방생명에 매각됐다가 1963년 동방생명과 함께 삼성그룹에 인수되면서 신세계백화점으로 상호를 개칭했다.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1997년 법적 계열분리를 완료하면서 현재 신세계백화점의 주요 사업들이 하나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의 주요 성장 전략은 '광역 1번지'다. 대형 백화점에 명품 등 차별화된 브랜드를 유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이 내세운 고급화 전략은 코로나 시대를 강타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명품 보복 소비 현상은 명품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당시 신세계백화점은 대표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을 모두 갖춘 점포 4곳을 운영하며 그룹의 실적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세계가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다.

코로나 시대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시대 흐름에 따라 소비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유통업계 역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혁신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드는 마케팅 혁신으로 성장동력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업계 최초로 푸드마켓 유료 멤버십 '프라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프라임 서비스는 연회비를 내고 가입한 고객에게 식품 구매시 할인 헤택을 제공하는 VIP 서비스로, 도입 한 달만에 가입자 1천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로 온라인 구매가 늘면서 오프라인 점포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이자, 다양한 혜택으로 충성고객을 '록인'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서 실험적으로 도입된 프라임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으며 타점포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최근에는 MZ세대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스트리트 패션 및 신진 브랜드를 대거 입점한 '하이퍼그라운드'를 선보였다. 센텀시티점 하이퍼그라운드는 2700여 평의 국내 최대 영패션 전문관으로 전체 47개 브랜드 중 20개 브랜드를 지역 최초로 선보였다. 이미스, 포터리, 인스턴트펑크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대거 유치한 결과 부산은 물론 경남권 MZ세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오픈 직후 6개월간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대 고객 101%, 30대 고객 87% 늘었으며, 타지역 방문 고객 수도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퍼그라운드는 아이코닉 홀, 마켓스퀘어, 팝업스퀘어, 갤러리카페로 구성됐다. 아이코닉 홀은 MZ 대표 아티스트 김세동과 함께 '그래피티 월'을 설치, 스트리트 감성을 담았다. 트렌디한 브랜드를 소개하는 마켓스퀘어는 동선과 매장의 구분을 없애고 상품을 작품처럼 전시해 마치 한 편의 전시회를 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갤러리카페는 LED 파사드와 메탈소재를 활용해 넓은 공간감을 연출했다. 독특하면서도 럭셔리한 공간은 MZ세대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고객 이동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는 팝업스퀘어를 배치해 수시로 변하는 고객의 취향을 담아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부산을 달군 하이퍼그라운드의 인기를 서울에서도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본관 8층에는 '뉴 스트리트(NEW STREET)'가 새롭게 조성됐다. 센텀시티점에서 선보인 이미스, 포터리, 인스턴트펑크 등을 비롯해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인 벌스데이수트, 우알롱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밖에도 마르디 메크르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와릿이즌 등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스트리트 브랜드와 아디다스 BCC, 푸마 비스포크 등 스포츠 브랜드도 대거 유치했다. 본관과 신관을 잇는 공간에는 신규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마련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미래형 백화점으로 빠르게 변화해가는 중이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차별화된 공간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구매하면서, 색다른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즐길 수 있는 일석N조 복합문화공간을 선호한다. 언택트 문화에 빠진 사람들을 오프라인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퀄리티 좋은 미끼가 필요하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아트 비즈니스에 주목하고 있다.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간다는 것. 미래형 백화점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에 속도가 붙었다. 

신세계백화점은 1969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아트와 리테일을 결합한 갤러리를 선보였다. 또한 국내외 유명 작가 전시, 미술 경매 프리뷰 행사 등을 개최하며 문화예술 경험을 확장해 갔다. 지난 2020년에는 강남점 3층에 아트 스페이스를 조성했다. 회화, 오브제, 사진, 조각 등 250여 점의 작품을 전시·판매하며 쇼핑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을 선보였다. 같은 해 본점에서 처음 시작된 '블라썸 아트페어'도 신세계백화점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전시다. 신세계갤러리가 작가와 작품을 직접 엄선해 고객의 일상에 예술적 영감을 더하고 품격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올해는 데미안 허스트, 알렉스 카츠, 쿠사마 야요이, 천경자, 김창열 등 국내외 유명 작가 40여 명의 작품 150여 점을 소개했으며, 그동안 본점에서만 진행되던 아트페어를 강남점으로 확대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렸다.

문화예술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신세계백화점은 아트 비즈니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7년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달 국내 미술계 최대 행사인 '프리즈 서울 2023'을 찾았다. 아트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세계백화점이 '프리즈 서울 2023'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업계 최초로 프리즈 서울에 참여한 신세계백화점은 나무, 돌, 가죽 등 자연에 대한 감동과 어울림을 중시하는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세계 라운지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아트 비즈니스는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하게 뻗어나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디지털 아트 갤러리를 열고 업계 최초로 모바일 미술품 경매를 펼치는가 하면, 광주광역시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조성 중이다. 문화와 예술, 과학, 최신 트렌드 쇼핑 콘텐츠를 결합한 국내 최고의 랜드마크 백화점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물건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가고, 전시를 보기 위해 백화점을 간다. 백화점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공간의 기능을 늘리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담아내며 미래형 백화점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일석N조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신세계백화점은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가 되고 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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