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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물가 안정화할 거라는데…내 지갑은 왜 텅 비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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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물가 안정화할 거라는데…내 지갑은 왜 텅 비었죠?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10.09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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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최근 경기침체 장기화로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경기침체 장기화로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이다. 서비스 물가의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3%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10월부터는 다시 안정화할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위와 같이 설명했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 관련 지표가 악화됐는데, 이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 거다. 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8월(3.4%)에 이어 2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이다. 추 부총리는 10월부턴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해 상승률을 낮추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자료=네이버페이증권]
국내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자료=네이버페이증권]

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에 물가가 안정될 거라고 기대하는 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유가 부담이 너무 크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2∼5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L)당 1795.99원으로 지난주보다 6.29원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 둘째 주 이후 13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상승률은 14.5%(1569.2→1795.99원)에 달한다.

국내 휘발유 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가 지난 9월 말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이지만, 하락 폭이 크지도 않고 아직 국내 시장엔 그 영향이 반영되지도 않았다. 정부는 10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L당 1800원에 육박하는 휘발유 값은 물가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서민의 발’로 불리는 대중교통 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 7일부턴 서울·인천·경기 지하철 기본요금이 이전보다 150원 오른 1400원이 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첫차부터 조정된 지하철 기본요금이 적용됐다. 서울, 인천, 경기, 코레일 등 수도권 전철 전체 구간의 요금이 함께 올랐다.

국내 휘발유값 추이. [자료=오피넷]
국내 휘발유값 추이. [자료=오피넷]

지하철 기본요금은 카드 기준 일반 1250원에서 1400원, 청소년 720원에서 800원, 어린이 450원에서 500원으로 인상됐다. 청소년·어린이 요금은 현재 할인 비율(청소년 43%·어린이 64%)을 유지했다.

서울의 대중교통 요금이 오른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1개월 만의 일이다. 지난 9월 12일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카드 기준으로 간·지선 1500원으로 300원이 올랐다. 시는 지하철 요금도 300원 올릴 계획이었으나, 서민 물가 상승 부담 등을 이유로 일단 150원을 먼저 올리고 추후 나머지 150원을 다시 인상할 방침이다.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불안 요소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누적 적자가 201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경영 상황을 고려하면 4분기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전 적자가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긴 것으로, 이런 상황이면 내년 신규 한전채 발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당초 정부의 기대대로 25.9원 선에서 최대한 올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국정운영 사항에 여러 고려사항이 있는 만큼 정부 측에서 판단하겠지만 원래 정부에서 연료비 연동제를 지난 2021년에 시행하면서 당초대로 이행한다면 올해 45.3원을 인상했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인상분은 그에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지만, 이는 지표상의 문제다.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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