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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올해도 김포족 늘어날까?…배추 가격 한 달 새 20%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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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올해도 김포족 늘어날까?…배추 가격 한 달 새 20% 올라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10.2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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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강 등 김장재료 가격 강세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6739원으로 한 달 전(5503원)보다 22.5% 뛰었다. [사진=픽사베이]

국제유가 불안에 수입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물가 불안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한국은행의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2.9%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지난 7~9월 석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김장을 포기하는 이른바 ‘김포족’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은 물론 소금과 생강·고춧가루 등 부재료 가격이 줄줄이 올랐기 때문으로 올해는 특히 소금 가격까지 치솟아 소비자 부담이 지난해 대비 대폭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김장은 소금값이 ‘변수’…작년보다 27% 비싸

지난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배추(상품)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6739원으로 한 달 전(5503원)보다 22.5% 뛰었다. 배추를 절이는 과정이 힘들어 김장에 자주 사용되는 절임배추의 가격도 치솟았다. 인건비와 물류비가 오른 데 따른 것이다.

김치에 들어가는 부재료 가격도 올랐다. 국산 고춧가루는 1㎏당 3만6245원으로 조사돼 1년 전 3만1725원보다 14%가량 올랐다. 대파(3849원)와 쪽파(1만519원)는 각각 22.1%, 21.5% 비싸졌다. 생강도 1㎏당 1만8662원으로 전년 8761원보다 2배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소금가격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굵은소금 5㎏는 1만4217원으로, 전년(1만1195원)보다 27% 가량 뛰었다. 평년(8249원) 가격과 비교하면 70% 이상 폭등한 수치다.

소금값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한차례 오른 데다 장마 이후에도 태풍과 폭우가 지속되면서 작년 대비 생산량이 감소해 큰 폭으로 뛰었다. 소금값과 함께 인건비, 부자재 등 각종 비용도 올라 절임 배추 가격이 예년보다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장을 많이 해놔야 겨울 동안 든든한데…”

김치 제조업계 관련자는 “10월 중하순이면 가격이 조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사진=픽사베이]
김치 제조업계 관련자는 “10월 중하순이면 가격이 조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사진=픽사베이]

오는 11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 물가를 살피는 이들의 마음이 분주하다. 다음 달 둘째 주 김장을 계획하고 있다는 주부 박모(50)씨는 가을 배추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박 씨는 “올 가을 배추 작황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김장할 즈음이면 지금보다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까 한다”라며 “절임배추를 주문할 예정이다 보니 소금값 때문에 걱정이기는 하지만 일단 기다려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경모(46)씨 역시 “11월 중순 시댁에 가서 김장을 하는데 얼마 전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배춧값과 소금값이 올라 올해는 김장을 좀 덜해야겠다고 하시더라”면서 “김장을 많이 해놔야 겨울 동안 든든한데 지난해에 비해 얼마나 가격이 올랐는지 걱정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단지 배추와 소금뿐만 아니라 고춧가루, 생강, 젓갈 등도 오를 것이란 뉴스를 봤는데 김치도 이제 마음 놓고 먹지 못할 것 같아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 10월 말까지 마련할 계획

다만 김치 제조업체들은 김치 가격 인상을 우려하지 않고 있다. 최근 김치 재료 가격 급등은 일시적 수급불균형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에는 이른 추석으로 수요가 일찍 몰렸지만 올해에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을 배추·무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치 제조업체 관계자는 “배추 가격은 aT 자료 기준 평년 수준이다. 배추는 고랭지 배추와 가을 배추로 전환하는 10월 중하순이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천일염의 경우 정부에서도 안정화시키겠다고 얘기한 바 있어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지난해와 같은 ‘김치 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을철 배추와 무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취지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월에 생산되는 가을배추 전체 재배 면적이 평년 대비 2.6% 많아 수급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월에 생산되는 가을배추 전체 재배 면적은 평년 대비 2.6% 많은 1만3856㏊로 수급이 안정적일 전망”이라면서도 “산지 작황에 따라 공급량은 감소될 수 있어 정부는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10월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백화점 ‘김장 물가 방어’ 마케팅

배춧값은 물론 소금과 생강·고춧가루 등 부재료 가격도 오르며 김장이 고민된다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대형마트 업계서는 일찌감치 김장 재료 할인판매 행사에 돌입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5일부터 해남·영월산 절임 배추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롯데마트·슈퍼가 공동 소싱으로 절임 배추 구매 물량을 예년보다 20% 더 확보해 평균 단가를 15%가량 낮췄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이달 중순부터 주요 김장 재료의 할인판매를 진행한다.

식품업계서는 쓱쓱 바르기만 하면 김치가 완성되는 간편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김장 양념은 물론 겉절이나 깎두기 양념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김장을 하듯 대용량으로 만들어 놓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 등에서 인기다. 대상은 매년 공식온라인몰 정원e샵을 통해 김장철마다 김치 양념을 판매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장에 들어가는 수고와 노력, 그리고 고물가 상황까지 겹치면서 완제품을 찾아 그때그때 만들어 먹는 수요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가구나 소량의 김치가 필요해 김장할 필요가 없는 1인가구 등을 중심으로 김장양념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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