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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저로…경제 전망 빗나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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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저로…경제 전망 빗나가나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10.30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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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하반기 반등할 거란 전망이 엇나가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하반기 반등할 거란 전망이 엇나가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올해 3분기 한국경제가 0%대 성장률에 머물렀다. 지난 10월 26일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 성장했다.

부문별로 나눠보면 우선 민간소비가 음식숙박·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늘었다. 정부소비도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0.1% 증가했고,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2.2% 성장했다. 수출은 반도체·기계 등을 중심으로 3.5%, 수입은 석유제품 등을 위주로 2.6% 각각 늘었다. 하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기계류의 부진으로 2.7% 감소했다.

한국 GDP 추이. [자료=한국은행]
한국 GDP 추이. [자료=한국은행]

한국의 GDP는 지난해 4분기 -0.4%를 기록해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됐지만, 1분기와 2분기 각각 0.3%, 0.6% 성장한 바 있다. 역성장은 피하고 있지만 3분기 연속 0%대 성장률에 머물면서 정부와 한국은행의 목표치였던 연간 1.4% 성장률 달성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4분기에 분기 성장률 0.7%를 기록해야 하는데,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제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전 산업 업황 BSI는 70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월(69)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산업 업황 BSI는 7~8월 두 달 연속 하락하다 9월 반등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BSI는 현재 경기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업황이 나쁘다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았다는 거다.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도 악화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기대인플레이션(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은 3.4%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6월 3.5%에서 7월 3.3%로 하락한 뒤 3개월 간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10월 들어 오른 것이다.

소득은 줄어드는 데 금리와 물가는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경제 심리도 악화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전월 대비 1.6p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기준값(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한국 기업경기실사지수 추이.[자료 한국은행]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고물가 부담이 가중하는 가운데 원유, 설탕, 소금 등 각종 식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공공 에너지 요금 부담까지 커지면서 외식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굉장히 커진 상태가 됐다.

문제는 이런 경제 흐름이 우리 정부가 예측했던 ‘상저하고’ 패턴과 어긋난다는 점이다. 상저하고는 상반기에는 나쁘지만, 하반기에는 좋아진다는 얘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1월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비슷했다. 올해 상반기 경기침체 후 하반기에는 금융시장 여건이 나아지면서 경기가 조금이나마 개선될 것으로 관측한 것이다. 이 전망이 들어맞기 위해선 3분기 성장률이 크게 올랐어야 했는데, 실제론 0%대 성장률에 그쳤다. 

한 경제전문가는 “설상가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확대하면서 1%대 성장조차 버거운 상황에서 상저하고 전망이 빗나갔음을 인정해야 할 때”라면서 “정확한 진단 없이는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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