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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돈이지만 아이들 위해 부탁합니다”… 94살 얼굴없는 기부 천사의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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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돈이지만 아이들 위해 부탁합니다”… 94살 얼굴없는 기부 천사의 온정
  • 황최현주 기자
  • 승인 2023.12.07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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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살 기부자가 손수 쓴 손글씨. 사진=대한적십자사 

(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아유. 어르신 무슨 일이세요? 필요하신 거라고 있으세요?”

대한적십자사 남부봉사관에 한 어르신이 찾아왔다. 어르신은 적십자사 봉사관을 보자마자 무언가를 꺼냈다. 그녀가 꺼낸 것은 꼬깃꼬깃한 봉투 한 장이었다. 직원은 어르신이 혹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으셔 글로 대신 하셨을까, 봉투를 받아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현금 100만원과 허툴지만 정성스러움이 느껴지는 손글씨 편지가 들어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 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100만원을 기탁한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익명의 기부자가 건넨 흰 봉투에는 서툰 한글로 “부모님 없이 큰 아이들에게 써주세요. 그러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손자 손녀 사남매 중고 때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약소하지만 저는 94세”라는 편지가 적혀있었다.

익명의 천사는 94세 어르신이다. 서울 관악구 대한적십자사 남부봉사관을 직접 방문해 책임자인 봉사관장에게 100만 원이 든 편지 봉투를 건넨 후 이내 신원을 밝히지 않고 떠났다.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94세 할머니의 기부금 100만 원을 아동복지시설 퇴소 후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위기가정 아동·청소년에 생계, 주거비를 전달하는 사업에 보태어 지원할 예정이다.

적십자사 서울지사 남부봉사관 직원은 “할머니께서 갑작스레 사무실을 찾아오셔서 처음에는 적십자의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해결해드려야 할 민원이 있는 줄 알았다”며, “직원들에게 전달하면 소중한 기부금이 잘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책임자인 봉사관장에게 직접 전달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적십자사는 올곧게 뜻이 지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적십자회비 모금 캠페인은 다음달 31일까지 집중적으로 전개되며 ‘변하지 않는 희망’을 슬로건으로, 십시일반의 정성이 소외된 이웃들에 희망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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