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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TL'에 힘 싣는 엔씨소프트, 위기를 넘어 기회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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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TL'에 힘 싣는 엔씨소프트, 위기를 넘어 기회를 보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12.08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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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ci.

리니지 엔진으로 고속질주하던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에 위기가 찾아왔다. 엔진의 힘이 부족해진 탓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된 상황. 엔씨는 지난해 4분기부터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4231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165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76% 감소한 440억 원으로 나타났다. 캐시카우인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매출 감소에 따라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1997년 설립된 엔씨는 관록이 묻어난 게임사다. 20여 년간 수도 없이 등락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했을 터. 이는 엔씨가 일희일비하지 않는 이유다. 위기에 직면한 엔씨는 재빠르게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며 오르막길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6년 공들인 야심작, 'TL'을 공개하다

그동안 엔씨의 신작 부재는 부진한 성적표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리니지 시리즈만으로 반등을 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 최근 엔씨는 리니지 탈을 벗은 신작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를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장착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엔씨는 7일 오후 8시에 TL를 정식 출시했다. TL은 '블레이드 & 소울' 이후 엔씨가 11년 만에 선보이는 대형 PC MMORPG로, 차별화된 게임성을 내세우며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앞서 엔씨는 지스타 2023에서 'PLAY THRONE AND LIBERTY' 행사를 진행하며 TL의 론칭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이날 TL 개발을 총괄하는 안종옥 PD와 이용호 전투 디자인 팀장, 김성호 전투 디자이너는 1인 던전 '타이달의 탑', 6인 파티 던전 보스 '샤이칼', 길드 레이드 보스 '테벤트' 등의 콘텐츠를 직접 플레이했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확인한 관람객들은 TL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 5월 진행한 베타테스트와는 상반된 결과였다.  

베타테스트 당시에는 정적인 전투, 지루한 성장 과정 등 혹평이 이어졌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처럼, 엔씨는 이용자들의 쓴소리를 수용해 TL의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이후 안 PD는 다섯 차례의 '프로듀서의 편지'를 통해 17종 이상의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 현황을 상세히 설명하는 등 TL의 변화 과정을 공개했다. 

우선 이용자들이 원하는 역동적인 전투와 빠른 성장을 위해 '자동 사냥'과 '자동 이동'을 제거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키보드와 마우스, 콘솔의 게임 컨트롤러를 통해 콘텐츠를 직접 컨트롤하며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자동 사냥이 사라지면서 전투 시스템도 개편됐다. 캐릭터 움직임과 동시에 공격을 가능하게 하고, 캐릭터나 몬스터를 지정하는 것이 아닌 특정 지점을 타격하는 '논타게팅'형 스킬을 추가했다. 이 외에도 두 종류의 무기를 착용해 사용하는 '무기 조합 시스템' 특성을 강화, 이용자의 성향과 컨트롤 숙련도에 따른 다채로운 전투 방식의 선택이 가능해졌다.

캐릭터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 자동 사냥이 사라져 몬스터를 통한 경험치 획득의 필요성이 낮아진 대신, '모험'과 '탐사' 콘텐츠를 강화했다. 각 지역을 탐험하며 필드 내 숨은 장소를 찾아내고, 의뢰를 완료하며 얻을 수 있는 경험치를 대폭 상향했다.

핵심적인 변화는 과금 모델에 있다. 엔씨는 '모두를 위한 MMORPG'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안 PD는 "TL은 플레이하는 만큼 효과를 발휘하는 배틀패스 중심의 상품으로 채워져 있다"며 "서비스가 종료될 때까지 (이용자들이) 우려하시는 과한 과금 정책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미토이'와 '야성 변신'으로 대표되는 수집 콘텐츠에도 '등급'의 개념이 사라졌으며, 모든 아미토이와 야성 변신은 동일한 성능을 갖는다. 상점에서 구매하는 '유료 상품'과 플레이를 통해 획득 가능한 '인게임 보상'도 캐릭터의 능력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베타테스트 이후 7개월간 TL은 이용자 니즈에 맞게 변화했다. 모든 것이 달라진 TL은 출시 전부터 이용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정식 서비스에 앞서 진행한 사전예약과 사전 캐릭터 생성에서 이미 TL의 흥행 불씨는 타올랐다. 특히 지난 3일까지 진행한 사전 캐릭터 생성에서는 20만 개 이상의 캐릭터가 생성됐다. 초기 5개 서버로 시작됐지만 조기 마감돼 11개 서버를 추가하고 각 서버의 수용 인원을 증설했다. 사전 캐릭터 생성은 게임 플레이 시 사용할 이름과 캐릭터를 미리 만들어 놓는 것으로, 게임 출시 전 이용자들의 관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TL은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에 이은 엔씨의 신규 IP로, 위기에 직면한 엔씨가 내놓은 초강수 카드다. 엔씨가 TL의 동력을 활용해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니와 손잡은 엔씨, 글로벌 콘솔 시장 공략 '신호탄'

엔씨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이하 SIE)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콘솔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의 시선이 콘솔 시장을 향해 있다. 글로벌 콘솔 시장 규모는 올해 약 7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콘솔 시장은 아직까지 PC, 모바일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글로벌 콘솔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높은 성장세가 예측된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17년 3734억 원에서 2021년 1조520억 원으로 181% 성장했다. 국내 콘솔 게임 이용률도 2018년 15.4%에서 2021년 21%로 늘어나며 매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엔씨는 콘솔 게임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PC와 모바일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엔씨는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콘솔 시장으로 발을 넓혀갈 계획이다.

사진=엔씨소프트
사진=엔씨소프트

엔씨는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제조사인 SIE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글로벌 콘솔 시장으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엔씨가 보유한 글로벌 핵심 IP 및 기술력과 SIE가 지닌 경쟁력을 결합해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엔씨는 콘솔 시장을 주도하는 SIE와의 협업으로 글로벌 콘솔 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더불어 엔씨의 신작 'TL'의 콘솔 버전도 현재 개발 단계에 있으며, 내년 글로벌 출시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엔씨는 신작 출시와 플랫폼 확장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마쳤다. 'TL'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엔씨가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게임영역을 성공적으로 넓혀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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