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3:52 (토)
[라이프스타일] ‘결혼 당연히 해야 한다’ 10대 여성 100명 중 2명만 동의
상태바
[라이프스타일] ‘결혼 당연히 해야 한다’ 10대 여성 100명 중 2명만 동의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1.04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혼자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 찾아 여행 다니고 취미생활 하고 싶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우리나라 15세 이상 중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12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픽사베이]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결혼 시기는 계속 늦춰지고 비혼율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10년 사이 ‘결혼이 필수’란 인식이 모든 연령층 남녀에서 감소세로 나타났다. 결혼은 점점 늦어지고 출산율은 바닥을 찍고 있는 가운데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구의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또 연령층이 낮을수록 결혼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10대 여성의 경우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단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연령대 “결혼에 부정적”…2012년에 비해 크게 줄어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발간한 ‘수치로 보는 여성건강 2023’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에서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12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라고 답한 인구는 20~29세 남성의 경우 2012년 20.9%였지만 2022년 10.1%로 감소했다.

여성은 9%에서 4.7%로 줄었다. 30~39세 남성은 15.3%에서 12.3%로 줄었고, 여성은 7%에서 5.2%로 감소했다. 이미 노년기에 접어든 60세 이상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60세 이상 남성의 경우 2012년 43.4%가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2022년은 32.9%로 줄었다. 여성은 40.3%에서 28.5%로 감소했다. 10대는 결혼에 더 부정적이었다. 2012년 15~19세에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남성이 15.6%, 여성이 8.3%였지만 2022년 남성은 7.5%, 여성은 2.6%로 크게 줄었다.

“결혼에 대한 부담과 환상 없어 자유롭다”

가사 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지난 10년 사이 크게 늘었다. [사진=픽사베이]

직장인 김모(26)씨는 “현재 남자친구는 있지만 한 번도 결혼에 관한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다”라며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말에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친구들이나 선배들을 보면 결혼에 대해 자유로운 것 같다”라며 “‘결혼은 하기 싫은데 아이는 갖고 싶다’라는 친구들도 많이 있다”라고 전했다.

공무원 원모(29)씨는 “예전에는 ‘무조건 결혼은 빨리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결혼에 대한 환상은 없다”라며 “결혼하면 가장으로서 짊어져야 할 무게가 너무 클 것 같아 최대한 요즘은 최대한 늦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친형이 결혼하고 나서 늘 아내와 자식들을 먼저 챙기느라 허덕이는 모습을 보면 꼭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라며 “혼자서도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을 하며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결혼은 희생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이기적인 나에게는 맞지 않아”

10대들의 경우 결혼에 대한 생각은 더 확고했다. 그들은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17세 김모양 역시 “능력을 키워 해외도 다니면서 일로 성공하고 싶다”라며 “공부도 잘하고 일도 똑 부러지게 하던 사촌 언니가 결혼 후 쌍둥이를 낳고 3년 만에 회사를 관두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형부와 공동으로 육아를 한다고 해도 결국 언니가 해야 하는 가사 부담이 커 본인의 능력을 맘껏 펼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라며 “나는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들을 챙기는 것보다 내 삶을 충실히 살고 싶다”라며 웃었다.

올해 고3이 되는 방모군은 “학구열이 높은 부모님덕에 우리 삼 형제 모두 부족한 공부를 학원이나 과외를 받으며 보충하고 있는데 한 사람당 100만원 이상이 드니 한 달 생활비에 학비까지 돈이 어마어마하게 든다”라며 “부모님이 맞벌이하시지만, 경제적으로 너무 힘드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결혼해서 내 자식들에게 이렇게 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자신이 없다”라며 “결혼은 희생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이기적인 나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가사 분담’ 공감만… 지난 10년 동안 거의 변화 없어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여전히 가장 컸다. [사진=픽사베이]

가사 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지난 10년 사이 크게 늘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가사 노동 분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12년 13~19세 연령층에서 남성은 75.1%가, 여성은 59.5%가 ‘남편과 아내가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2022년엔 각각 91.9%, 83.1%로 늘었다. 20~29세는 남성은 69.9→89.1%로, 여성은 56.5→84.2%로 증가했다. 30~39세에서 남성은 52→78.6%로, 여성은 42→73%로 늘었다. 하지만 아직 실천은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연구원 관계자는 “가사노동의 항목별로 남편이 가사노동을 얼마나 수행하는지에 대해 여성들에게 질문한 여성가족패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라며 “‘남편이 가사노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경우 구체적 항목의 수행 비율을 살펴보면 한국의 남성 기혼자들은 2012년에 비해 설거지(1.6%p↑)와 집안 청소(4.3%p↑)를 조금 더 하는 데 그쳤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여전히 가장 컸다. 2022년 기준 OECD 국가의 평균 성별 임금 격차는 11.9%인데 한국은 31.2%였다. [사진=픽사베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