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3:52 (토)
[라이프 스타일] 결혼 후 사랑, 여성이 남성보다 빨리 식는다
상태바
[라이프 스타일] 결혼 후 사랑, 여성이 남성보다 빨리 식는다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1.15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우자에게 느끼는 사랑의 빈도 ‘차이’…가사노동 분담·출산 등 영향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결혼 후 여성이 남성보다 배우자에 대한 사랑이 더 빨리 식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백년가약을 맺고 결혼한 커플은 얼마나 사랑이 유지될 수 있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최근 결혼 후 여성이 남성보다 배우자에 대한 사랑이 빨리 식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애정이 식는 기간은 결혼 후 3년 정도로 나타났는데 ‘결혼생활 대비 너무 짧은 것 아니냐’는 대답과 ‘결혼은 현실이기에 결혼하는 순간 사랑보다는 동지애로 사는 것 아니냐’는 응답이 있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하고 나면 연애 때와는 다르게 신경 써야 할 가족 대소사가 많고, 고부갈등도 시작되는 등 남편과의 관계보다는 전체적인 가족들을 돌봐야 하므로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가족애’로 살아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혼한 여성과 남성이 상대에 대해 느끼는 사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사우라브 바르가바 미국 카네기멜런대 경제학 교수가 미국 심리과학협회(APS) 학술지를 통해 발표한 내용을 보면 결혼 후 여성이 남성보다 배우자에 대한 사랑이 더 빨리 식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혼 또는 결혼한 여성과 남성이 파트너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빈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약혼 또는 결혼한 지 3년 이상 된 여성이 배우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빈도는 약혼·결혼 기간이 2년 미만인 여성보다 6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약혼 또는 결혼한 지 3년 이상 된 남성이 상대에게 사랑을 느끼는 빈도는 약혼·결혼 기간 2년 미만의 남성보다 불과 0.4% 적어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이 연구는 최근 약혼한 사람부터 결혼한 지 20년이 된 사람까지 성인 약 39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바르가바 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커플과 부부들을 함께 한 지 3년 이상인 그룹과 2년 미만인 그룹으로 나눠 이들이 열흘 동안 30분마다 휴대전화를 통해 자신이 누구와 있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이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사랑과 흥분을 동시에 느끼는 빈도에서도 기간에 따른 남녀 간 차이가 뚜렷했다. 약혼·결혼 기간이 긴 여성들은 기간이 짧은 여성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설레는 사랑’(excited love)의 감정이 80% 가까이 줄었다. 반면 남성은 그 감소 폭이 30%로 훨씬 작았다.

“오랜 시간 연애하면 확실히 새로움이나 설렘보다는 익숙함이 큰 것 같다”

최소 8시간 이상 떨어져 있다가 재회한 커플은 관계가 얼마나 지속했든 서로에 대해 사랑을 느끼는 경향이 크게 높아졌다. [사진=픽사베이]

주부 이모(44)씨는 “결혼생활 한 지 10년 차인데 그 사이 아이가 셋이나 태어났다”라며 “연애 5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결혼했기 때문에 그때는 남편의 숨소리만 들어도 설렜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혼생활을 6개월 정도밖에 못 즐기고 아이가 생겨 서운함이 있었다”라며 “여자들은 확실히 아이가 생기면 남편보다는 아이 쪽으로 마음이 기울기 때문에 첫째 아이를 낳고부터는 형제처럼 의지하며 살고 있다”라며 웃었다.

직장인 박모(37)씨는 “8년 연애 후 결혼해서인지 설렘이나 떨림은 없었다”라며 “대신 서로에 대한 믿음이나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싸우거나 다툼없이 무난하게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8년 동안 연애하는 기간에는 서로 눈빛만 봐도 좋고 늘 웃으며 이야기하고 여행도 자주 다녔는데 결혼하고 나서 오히려 함께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라며 “오랜 시간 연애하고 나면 확실히 새로움이나 설렘보다는 익숙함이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인 오모(34)씨는 “연애 때의 불타오르던 감정은 결혼 후 2~3년 안에 식는 것 같다”라며 “해야 할 일이 많거나 아이가 생기면 그 시기는 더 빨리 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흔히들 말하는 ‘잡은 물고기’라고 생각해 서로에게 신경 쓰지 않으면 나중엔 더 어색해질 것 같다”라고 밝혔다.

최소 8시간 이상 떨어져 있다가 재회…상대방의 부재가 사랑을 키운다

오랜 시간 연애하고 결혼하면 새로움이나 설렘임은 보다는 익숙함과 편안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오랜 시간 연애하고 결혼하면 새로움이나 설렘임은 보다는 익숙함과 편안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바르가바 교수는 가사노동 분담 등이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 결과에 포함된 통계를 보면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여성은 집안일과 요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반면, 남성은 휴식, 수면, 낮잠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는 아이의 탄생이 여성이 사랑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고 짚었다. 한때 남편을 향했던 사랑의 감정이 자녀에게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 6년 차인 강모(36)씨는 “신혼 때는 모든 것이 남편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라며 “첫째가 태어나고부터는 온통 신경이 아이에게 쏠렸고, 얼마 전 둘째가 태어나면서부터는 아이 둘 돌보기가 힘에 부치다 보니 남편이 뒷전이 된 게 사실이다”라며 미안함을 표현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상대방의 부재가 사랑을 키운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최소 8시간 이상 떨어져 있다가 재회한 커플은 관계가 얼마나 지속했든 서로에 대해 사랑을 느끼는 경향이 크게 높아졌다. 아울러 여성이 결혼생활 초기에는 남성보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빈도가 훨씬 더 높았지만, 결혼한 지 약 7년이 지나면 부부 모두 사랑을 느끼는 빈도가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르가바 교수는 “비록 낭만적인 열정과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그라들지만, 지속된다”며 “이것이 이번 연구 결과에서 얻을 수 있는 낙관적인 해석”이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