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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한국인 40% ‘혼자 있을 때 더 큰 즐거움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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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한국인 40% ‘혼자 있을 때 더 큰 즐거움 느껴’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2.02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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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족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한국인 10명 중 4명은 집에서 홀로 있는 시간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의 가족문화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돈돈하고 애착이 강하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겠지만 이렇게 가족을 사랑함에도 한국인 10명 중 4명은 집에서 홀로 있는 시간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함께 사는 사람들과 웃는 것이 집에서의 생활에 즐거움을 준다고 답한 응답자는 10명 중 1명에 그쳤다. 이처럼 가족을 사랑함에도 혼자만의 시간이 가장 즐거운 이유는 뭘까.

한국 응답자 40% ‘홀로 지내는 시간이 집에서의 가장 큰 즐거움’ 

이케아의 행복한 집의 비결을 담은 ‘2023 라이프 앳 홈 보고서’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을 사랑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프 앳 홈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 40개국 약 25만명의 조사 참가자를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와 2023년 전 세계 38개국 3만742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은 집에서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 세계 응답자의 60%가 현재 집에서의 생활에 긍정적으로 느낀다고 말한 반면 한국 응답자의 답변은 43%에 그치며 조사 대상 국가 중 두 번째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집에서 일, 취미, 정리 정돈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하기 보다는 조용히 여유를 즐기기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8%의 한국 응답자가 긴장을 풀고 쉴 수 있는 곳을 이상적인 집으로 여겨 전 세계 조사 결과인 43% 대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홀로 지내는 시간을 집에서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느낀다’고 답한 한국 응답자는 40%에 달했으며, ‘낮잠’을 집에서의 생활에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요소로 거론한 응답자는 28%에 달했다. 이는 전세계 조사 결과인 20%보다 높은 수치다.

“왜 남자들이 화장실에서 1시간씩 있다가 나오는지 알 것 같다”

직장인 김모(37)씨는 “결혼 후 아이들이 생기니 퇴근 후 집에 가면 다시 육아가 시작된다”라며 “주말은 주말대로 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니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끔은 퇴근하고 차 안에서 30분 정도 쉬다가 올라가는데 그마저도 아이들이 전화를 계속해 온전히 쉬지를 못한다”라며 “일주일에 2~3시간 만이라도 나 혼자의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연구원인 박모(39)씨는 “결혼한 지 1년 남짓 됐는데 지난달에 쌍둥이가 태어나니 내 삶과 일과가 완전히 바뀌었다”라며 “나름대로 회식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소주 한잔도 즐겨하는데 요즘은 퇴근 후 무조건 육아에 동참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하루종일 쌍둥이를 보니 내가 가면 녹초가 돼 있다”라며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내가 좀 더 육아에 동참해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지만 나 역시 퇴근하면 좀 쉬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이들이 너무 예쁘지만 둘이서 한꺼번에 울기 시작하면 멘붕이 온다”라며 “왜 남자들이 화장실에서 1시간씩 있다가 나오는지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식·손주 너무 예쁘지만 키우는 성취감’ 8%에 불과해

손주를 키우는 조부모들은 “성취감을 느끼기보다는 힘에 부친다”라고 답했다. [사진=픽사베이]
손주를 키우는 조부모들은 “성취감을 느끼기보다는 힘에 부친다”라고 답했다. [사진=픽사베이]

반면 ‘집에서 자녀 또는 손주를 가르치며 성취감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전 세계 응답자 2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8%로 조사됐다. 73세 양모 할머니는 “손주들을 키운 지 7년이 됐다”라며 “처음에는 ‘딸이 너무 고생하니 잠시만 봐주자’라고 생각했는데 딸이 이제는 당연히 함께 키우는 것으로 여긴다”라고 말했다.

그는 “손주들이 이쁘기는 하지만 노후에 친구들 한번 마음 놓고 만나지 못하고 애들 뒷바라지를 해야 하니 힘에 부친다”라며 “이제 내년이면 손주가 학교에 가니 가끔 들러서 봐주고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

박모 할머니(69) 역시 “손주들 키우느라 손 마디마디가 전부 아프다”라며 “자식한테 일일이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말하기도 그렇고 해서 얘기를 안 하지만 손주들을 돌보는 게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일 5일 동안 아들 집에 있다가 주말에 우리 집으로 오는데 집이 가깝다 보니 주말에도 손주들이 툭하면 우리집으로 와서 논다”라며 “주말에는 무조건 쉬게 해주겠다고 하더니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는 “나이 들어서 조부모가 손주들 키워주는 게 정말 어렵다”라며 “성취감 같은 것을 느낄 수도 없을 만큼 바쁘고 지친다”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응답자의 33%는 ‘함께 사는 사람들과 웃는 것이 집에서의 생활에 즐거움을 준다’고 답했지만, 한국 응답자는 14%에 그쳤다.

한국 응답자 ‘신체적 건강에 대한 우려 높아’

한국 응답자의 35%가 ‘지속이 가능한 생활’을 집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뽑았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에서는 웰빙과 지구를 위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과 지출 등을 관리하며 재정을 고려하는 ‘비용 효율적인 삶’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응답자의 35%가 ‘지속이 가능한 생활’을 집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겼으며 신체적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동시에 가계 경제와 비용 압박 때문에 집에서 건강하고 지속이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응답자들은 집을 관리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돈과 재정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상황을 집에서의 생활을 결정하는 주도권을 방해하는 상위 2가지 요소로 꼽았다. 또한 32%의 한국 응답자가 ‘가계 재정’과 ‘가처분 소득’을 집에서의 생활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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