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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청소년 10명 중 6명 “결혼 없이 아이 가져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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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청소년 10명 중 6명 “결혼 없이 아이 가져도 괜찮아”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2.16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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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0대들, 결혼관이 달라졌다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청소년 중 29.5%만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픽사베이]

‘나이가 찼으면 결혼해야지’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결혼 적령기라는 말도 잘 쓰지 않는다.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시각도 바뀌면서 온전히 본인의 가치관과 선택이 중요해졌다. 이에 발맞춰 청소년 10명 중 3명만이 ‘결혼은 반드시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도 19%에 불과해 저출생 대책을 세울 때 청소년의 가치관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청소년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 29.5%에 그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3 청소년 가치관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7월 전국 초·중·고교생 7718명(남학생 3983명·여학생 373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9.5%만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했다. 2012년 조사 결과(73.2%)와 비교해 11년 만에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이다. 감소 폭은 남학생(82.3%→39.5%)보다 여학생(63.1%→18.8%)에게서 컸다.

연구진은 “여학생을 중심으로 결혼은 필수가 아닌 개인의 선택이라는 가치관이 확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청소년들이 더는 결혼과 출산을 동일시하지 않으며, ‘비혼(非婚) 출산’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감지됐다.

이번 조사에서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은 19.8%에 그친 반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데는 60.6%가 동의했다. 이는 통계청 사회조사(2021∼2022년)에서 성인들이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65.3%),‘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34.7%)는 인식과 상반된 결과다.

“요즘은 결혼의 유무가 살아가는데 전혀 중요하지 않다”

청소년의 60%는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사진=픽사베이]

고등학생 오모(18)양은 “이모 5명 중 두 명이 비혼으로 결혼하지 않았다”라며 “결혼하지 않은 이모들을 볼 때면 자기 일에 집중하며 여유롭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한 다른 이모는 자식이 셋이라서 늘 허둥지둥 바쁘게 지내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어하는 게 보인다”라며 “아이들 다 키워놓으면 이모 나이가 60살이 넘는데 허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이어 “능력만 된다면 꼭 결혼하지 않고 자기 삶을 즐기는 게 현명한 것 같다”라면서 “요즘은 결혼의 유무가 살아가는데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19살 김모군은 “결혼하면 아무래도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라며 “요즘은 남녀 동의하에 결혼하지 않고 연애만 하는 커플도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싸우거나 부딪힐 일이 적을 것 같고 삶에 부담도 덜 되기 때문에 행복지수가 올라갈 것 같다”라며 “결혼하지 않아서 자식을 낳을 수 없다는 것도 옛말로 능력이 있으면 아이를 입양해서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동성결혼은 좀 어려운 문제지만 외국인과 결혼은 전혀 고민할 이유 없어

이런 가운데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와 ‘외국인과 결혼할 수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각각 81.3%, 91.4%였다.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청소년은 52.0%였다.

15살 김모양은 “동성결혼은 아직 어려운 문제지만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은 전혀 고민할 이유가 없다”라며 “사촌 언니도 미국에서 공부하던 중 외국인과 결혼했는데 함께 공부하며 여행도 다니고 즐겁게 산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치관만 맞으면 외국인과의 결혼은 이제 별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친구 중엔 외국인과 결혼해서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다”고 밝혔다.

중학생 이모군 역시 “한국 여성들보다는 외국 여성이 조금 더 독립적이고 표현방식에 있어서 솔직한 것 같다”라며 “대학생인 작은형이 독일 여성과 사귀는데 늘 대화하며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모습을 볼 때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범위를 재설정할 시점에 이르렀음을 보여 줘

청소년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는 ‘성격’을 꼽았다. [사진=픽사베이]

청소년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는 82.0%(복수응답)가 ‘성격’을 꼽았다. ‘성격’은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래 줄곧 배우자 선택의 최우선 요소였다. 다만 꾸준히 2순위를 지켜온 ‘경제’는 3순위로 밀렸고, 그 자리를 ‘외모·매력’이 차지했다. 이 밖에 청소년이 생각하는 좋은 부모의 요건은 ‘부모 자신의 건강관리’가 98.4%(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가치관을 유지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며 “가족·출산 정책이 근본적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혼 동거 등에 대해 과반이 동의한 점은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범위를 재설정할 시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며 “차별 없는 출산·양육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 유럽처럼 모든 가족에게 평등한 지원이 제공될 수 있도록 보편적인 가족정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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