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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벚꽃 지면 플랫폼 규제 논의 다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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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벚꽃 지면 플랫폼 규제 논의 다시 나올까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4.02.19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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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정부가 구글 같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고 나섰다가 반대에 부딪혔다.[사진 픽사베이]
정부가 구글 같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려고 나섰다가 반대에 부딪혔다.[사진 픽사베이]

“아마 벚꽃이 다 지고나면 플랫폼 규제가 다시 논의될 겁니다. 당장 4월에 이뤄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가 표를 잃을까 걱정돼 입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다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죠. 어떤 사업자가 어떤 규제를 받느냐에 따라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만큼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초 재계를 뜨겁게 달구던 플랫폼 규제 이슈는 현재 멈춤 상태다. 이 논의는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최근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거대 독과점 기업들의 문제를 지적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권익을 침해해 독점적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를 시정하려는 노력과 함께 강력한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불이 붙었다. 

대통령의 지시에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추진하는 플랫폼법은 시장점유율, 매출, 이용자 수를 기반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고, 끼워팔기, 자사 우대, 최혜 대우, 멀티호밍 제한(Multihoming‧경쟁 플랫폼 이용 방해) 등 독과점 남용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갑질 행위는 종전대로 공정거래법 등 기존 법률로 규율한다. 

플랫폼 규제 논의를 다루는 목소리가 높아졌다.[사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플랫폼 규제 논의를 다루는 목소리가 높아졌다.[사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소수의 공룡 플랫폼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미리 지정하고 불공정 행위를 금지하는 게 핵심이다. 일부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자를 몰아내기 위해 해온 반칙들을 사전에 방지해 부당하게 독점력을 키우는 것을 막겠다는 거였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이 직접 “시장을 지배하는 소수 플랫폼의 반칙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가 적지 않다”고 말하면서 추진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현재는 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플랫폼의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에 따라 업계 반발이 커졌고 구글·애플 등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자 통상 마찰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공정위가 법 공개를 ‘재검토’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규제가 국내 기업에만 작동하고, 해외 기업에는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다면 ‘역차별’ 우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의 규제 이슈에 대한 검토’ 현안분석 보고서를 내고 “해외 사업자의 연매출 산정 문제로 인해 국내 플랫폼 사업자만 역차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문제는 심각한 문제다.[사진 픽사베이]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문제는 심각한 문제다.[사진 픽사베이]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이 회계장부에 매출액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는 탓에 이들을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기 어려울 거란 이유에서다.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은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국내 매출을 과소계상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외국 기업을 지정하면, 통상 갈등 문제가 발생한다.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차관은 플랫폼법 관련해서 우려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상공회의소는 “우리는 한국이 플랫폼법 통과를 서두르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플랫폼법 추진 내용은 심각한 결함을 지녔고 소비자에게 분명한 이익이 되는 경쟁을 짓밟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선거가 끝나면 규제 논의는 언제든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조홍성 공정위 부위원장은 “다양한 대안을 열어 놓고 학계 전문가들과 충분히 검토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의견 수렴을 통해 법안 내용이 마련되면 조속히 공개해 다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플랫폼 규제 의지를 꺾지 않았음을 밝혔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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