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3:52 (토)
[이슈포커스] 작년 출산율 0.72명, 계속 ‘내리막길’...반전 없는 ‘역대 최악’
상태바
[이슈포커스] 작년 출산율 0.72명, 계속 ‘내리막길’...반전 없는 ‘역대 최악’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3.01 1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출산율 0.72명 ‘역대 최저’…OECD 절반도 못 미쳐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점점 줄어들며 올해 출산율이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점점 줄어들며 올해 출산율이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23만명 대로 조사됐다. 합계 출산율은 0.72명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5명(4.5명)이 채 되지 않았다. 지난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023년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전년(24만9200명)보다 1만9200명 감소했다.

반전 없는 ‘역대 최악’…1호 인구소멸국가 커지는 우려

2015년 이후 8년 연속 출생아 수가 줄었다. 최근 10년 동안 2015년(0.7%)을 제외하고 매년 감소 추세를 보여 2013년 43만6000명을 넘던 출생아 수는 감소세를 지속해 10년 만에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저출산 대책을 놓고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 내 관련 논의는 재원이나 부처 간 입장차 때문에 정책으로 구체화 되지 못했다. 그동안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쏟아졌음에도 크게 변화되지 않아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50년가량 지난 2072년에는 작년말 기준 5천144만명이던 인구가 3천622만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이때가 되면 중위 연령(전체 인구 중 중간 연령)은 63.4세로,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환갑을 넘는 ‘노인 국가’가 된다.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한국이 심각한 저출산 추세가 지속되면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혼했다고 쉽게 아이 낳을 수 없어…경제적 측면이 가장 걱정

임신을 미루는 이유 중 경제적인 측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에 결혼한 신혼부부 양모(35)씨는 아직 가족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는 “결혼한 지 1년이 됐지만, 아직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은 없다”라며 “아이 한 명을 낳아서 키우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선뜻 임신 계획을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모님께 육아를 부탁드려야 하는데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라며 “직장맘들을 보면 늘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데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전했다.

결혼한 지 3년이 된 이모(33)씨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는다”라며 “결혼하면서 대출을 많이 받아 일도 계속해야 하는데 아이를 낳으면 아이에게 들어갈 돈도 만만치 않아 경제적인 측면이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아이를 낳아라 낳아라’하며 나라에서 키워주는 것처럼 말하지만 현실은 전부 부모 몫이기 때문에 쉽게 낳을 수 없다”라며 “향후 3년 정도는 아이를 낳지 않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올해 합계 출산율 0.6명 아래로 내려올 수도 있어”

문제는 올해 합계 출산율이 더 떨어져 0.6명대로 내려가는 등 감소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장래인구추계 쪽에서는 올해가 중위 쪽으로 해서 0.68 정도로 보고 있어서 아마 그 전후로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도별 합계출산율은 세종·전남(0.97명)·강원·충북(0.89명) 순으로 높고, 서울(0.55명)·부산(0.66명) 순으로 낮았다.

충북(1.7%)과 전남(0.3%)을 제외한 15개 시도 모두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전년대비 광주(-16.4%)·세종(-13.2%) 순으로 감소했다. 특히 세종은 2022년 1.12명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1명 이하로 떨어졌다.

광주에 사는 김모(39)씨는 “광주의 출산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라며 “광주에서 아이를 낳으면 서울처럼 어린이집 대기 걱정도 없고 다른 지역에 비해 혜택도 좀 더 있겠지만 과연 그런 것만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딩크족으로 사는 것도 좋다’라고 하는데 나는 남자여서 그런지 아이는 꼭 낳고 싶다”라며 “나이도 있고 해서 빨리 아이를 낳고 싶은데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내 생각만으로 되지 않으니 아내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이 36.3%로 역대 가장 높게 나타나

저출산 상황과 관련해 사회 곳곳에서 경고음이 켜지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픽사베이]

이처럼 갈수록 아이를 늦게 낳게 되면서 첫째아 평균 출산연령은 33.0세, 둘째아는 34.4세, 셋째아는 35.6세로 전년보다 0.1~0.2세 높아졌다. 첫째아의 비중은 60.1%로 전년보다 1.9%포인트(p) 증가했지만, 둘째아의 비중은 32.3%, 셋째아 이상의 비중은 7.5%로 전년보다 각각 1.4%p, 0.6%p 감소했다. 엄마 연령별 출생아 수는 전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20대 후반(25~29세) 산모의 출생아 수는 4900명 줄었고, 30대 초반(30~34세)은 8199명, 30대 후반(35~39세)은 5300명 줄었다. 통계적으로 35세 이상은 고령 산모로 집계한다.

이를 기준으로 고령 산모 비중이 36.3%로 역대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2년 이 비중이 18.7%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저출산 상황과 관련해 사회 곳곳에서 경고음이 켜지고 있지만, 돌파구가 될만한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어 저출산 정책의 비전이 빨리 제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