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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이슈] 고용시장 '한파'에 늘어난 니트족..."경쟁 사회에 지쳐 일 할 의지 잃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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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이슈] 고용시장 '한파'에 늘어난 니트족..."경쟁 사회에 지쳐 일 할 의지 잃어가"
  • 이지나 기자
  • 승인 2024.03.04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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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최근 일하지 않으면서 일자리를 얻을 의지도 없는 젊은 '니트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26살 주 씨는 대학 졸업 후 1년 째 취업준비생 상태인 '니트족'입니다. 주 씨는 "친구들은 대기업에 취업하는데 이제와 중소기업에 취직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3월에 한 번 더 도전해 볼 생각이다. 노는 기간이 길어지니깐 의지도 떨어지고 이번 생은 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33대 한 씨는 낮에는 카페, 밤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데요. 한 씨는 "중소기업에 취업해 봤자 버는 돈은 알바랑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야근에 힘든 일을 자처하고 싶지 않아 번 만큼만 벌고 여행을 다니면서 생활하고 있다. 부모님의 지원도 어느정도 있어서 나중에 가게를 차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취업은 포기한 지 오래다"고 말합니다.

일하지 않으면서 일자리를 얻을 의지도 없는 젊은 '니트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고용률이 1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그 이면에는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가장 늘었습니다. 반대로 젊은층 취업자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20대 취업자는 늘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경제 허리축으로 꼽는 40대 역시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실정입니다.

한창 일 할 나이인 30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전 연령에서 유일하게 두 달 연속 늘었는데요. 구직에 나선다고 하지만 ‘원하는’ 일자리 등이 없는 탓에 고용 의지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쉬었음’은 중대 질병이나 육아, 가사, 학업 심신장애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이나 취업도 하지 않은 이들을 말합니다.

- 60대 이상 취업 늘고 30대 줄었다

'지난달 고용률이 1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그 이면에는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가장 늘었다. 반대로 젊은층 취업자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사진 = 픽사베이]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살 이상 취업자는 2,774만 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8만 명 증가했습니다. 1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3월(46만 9,000명)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로 같은 해 10월(34만 6,000명) 이후 석달 만에 30만 명대를 회복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고 청년층 감소세가 이어졌습니다. 이들 고령층 일자리를 제외하면 늘어난 일자리는 3만 명 수준에 그칩니다. 60대가 19만 2,000명이 늘었고 70살 이상이 15만 8,000명 늘면서 60살 이상 취업자가 모두 35만 명 증가했습니다.

 30대의 경우 비경제활동인구는 26만 7,000명 줄었는데, 연령별로 ‘쉬었음’인구가 전년 대비 유일하게 늘었습니다. 전년 대비 2만 1,000명(7.6%) 증가하면서 두 달 연속 늘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통계청은 “30대에서 (‘쉬었음’이 늘어난 이유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일자리가 나타날 때까지 대기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일자리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니트족, 늘어나는 진짜 이유는

대기업은 최근 5년간 조사에서 가장 채용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니트족이 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지방 4년제를 졸업한 성 씨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량진에 온지 2년째라는데요. 성 씨는 "부모의 지원을 받고 대학 졸업 후에도 공무원 준비에 매진했는데 결과는 매번 탈락이었다. 지금와서 아무 기업에나 들어가 잡일을 하기도 싫다. 물가는 끊임없이 올라서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하는데 의지도 떨어지고 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2년만 더 도전해 볼 생각이다. 중소기업 월급 받아서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라며 푸념했습니다.

얼마 전 대기업 용역직 계약이 만료돼 쉬고 있다는 34세 기 씨도 비슷한 상황이라는데요. 기 씨는 "출발부터가 잘못됐다. 출근은 대기업으로 했지만 결국 나는 2년 계약직이었고, 2년 후에 만료가 돼 회사를 나와야 했다. 성과도 좋고 회사에서도 아쉬워했지만 더 계약하면 '무기계약직'으로 돌려야 하고 회사 입장에선 정규직을 줄이고 있어 채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게 우리 세대의 현실이다. 대기업 동료들과 급여에서부터 상여금, 모든 복지 혜택이 차이가 컸다. 2년 근무하면서 좌절감만 맛보고 끝내게 됐다. 다시 임시직으로 취업하는데 성공했지만 전만큼 의지가 생기지 않더라. 당분간은 쉬고 싶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 심층조사에서 청년들은 니트가 된 주된 사유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움(33%)'을 꼽았는데요. 장기간 쉬는 청년도 2018년 36%에서 지난해 44%로 늘었습니다.

- 5년 전 90% 달했던 대기업 채용율…올해 70% 초반 '턱걸이'

청년들은 일하고 싶은 기업 취업 경쟁에 뒤쳐진다는 생각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사진 = 픽사베이]

젊은층의 푸념처럼 기업들도 불황이 길어지면서 채용을 줄이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원인으로 꼽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진단했습니다.

29일 HR테크기업인 ‘인크루트’가 지난 14∼21일 자사 회원으로 등록된 기업 76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채용결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정규직 대졸 신입을 1명 이상 채용한 곳은 68.2%로, 지난해의 68.3%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기업 규모별 채용율은 대기업 73.3%, 중견기업 83.5%, 중소기업 65.1%로 나타났는데요.

대기업은 최근 5년간 조사에서 가장 채용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업 채용률은 2019년 94.5%, 2020년 89.5%, 2021년 91.9%, 2022년 87.2%로 하락세를 이어갔는데, 올해의 경우 채용시장은 정기 공채가 다소 늘었지만 전체적인 채용 규모가 줄었습니다.

채용방식에 있어 대기업은 정규직 정기 공채 43.9%, 수시·상시채용 36.6%, 인턴 19.5%로 지난해 조사에선 정기 공채 17.4%, 수시·상시채용 52.2%, 인턴 30.4%였던게 정기 공채가 2.5배 정도 늘고 인턴 비중이 크게 줄었습니다.

기업들이 뽑는 직원 수도 줄었는데요. 대기업 채용 규모는 한 자릿수 33.3%, 두 자릿수 54.5%, 세 자릿수 12.1%로, 지난해 한 자릿수 24.4%, 두 자릿수 58.5%, 세 자릿수 17.1%였던 것과 비교해 한 자릿수 비중이 오히려 늘었고 세 자릿수 비중은 감소했습니다.

3월 전체 60% 공채가 이뤄졌고 나머지 상, 하반기 찔끔찔끔 나눠 진행했습니다. 중견기업도, 중소기업도 뽑는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사캐스트]

내용 = HR테크기업‘인크루트’, 통계청 자료 참고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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