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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SK하이닉스는 오르는데…깨져버린 ‘8만전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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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SK하이닉스는 오르는데…깨져버린 ‘8만전자’의 꿈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4.03.11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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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AI 열풍 때문에 반도체 종목이 전 세계적으로 난리인데, 삼성전자 주가만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실적도 좋아질 거라던데 대체 왜 오르지 않는 건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실적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실적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권현철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봄이 오고 있지만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는 여전히 겨울이기 때문이다. 올해 내내 7만원대 박스권에 갇혀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는 시장의 관심을 받는 가장 뜨거운 주식이었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거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1월 4일 장중 7만9800원까지 올랐다. ‘8만전자’ 돌파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다. 삼성전자 주가가 8~9만원일 때 샀던 개인투자자들의 숫자가 적지 않다는 걸 고려하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런데 3월이 다 되도록 반등 포인트를 잡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8만전자’는커녕 최근에는 7만400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오히려 7.91%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젝트’에 힘입어 순식간에 2400선에서 2700선을 바라보고 있는데도 삼성전자는 이렇다 할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다른 기업과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더 이해하기 어렵다. 당장 반도체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20% 넘게 상승했다. 심지어 전세계 3위 D램 기업인 마이크론 주가도 20%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만 홀로 이런 상승세에 소외됐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가 560만명이 넘는다는 점에서 이런 상대적인 주가 부진은 더 답답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자료=구글파이낸스]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자료=구글파이낸스]

국내 반도체 업황이 나쁜 것도 아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9% 증가한 9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6개월 만의 플러스 전환을 기록했다. 12월에도 19.1%(111억9000만 달러)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의 수출 증가세는 해가 바뀐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1월 수출액은 95억3000만 달러를 올렸다. 직전 월보단 소폭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52.8% 증가했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구글파이낸스]
삼성전자 주가 추이. [자료=구글파이낸스]

그런데도 삼성전자 주가만 약세를 보이는 이유를 두고 업계는 ‘인공지능(AI)에 사용하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꼽는다. SK하이닉스가 전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는 점이 부각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중심이다 보니 HBM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노출도가 크지 않다는 거다. 

반도체 업황 회복의 속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근거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7조7799억원, 영업이익은 2조824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4분기 대비 각각 3.81%, 34.4% 하락한 수준이고, 지난해 1~3분기보다는 회복세가 뚜렷해졌지만, 증권가의 추정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이었다.

이렇다보니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 추정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초를 지나며 반도체 전방 수요가 기대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당장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언젠가 수요가 오르긴 하겠지만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을 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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