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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아트컨설팅의 Biz. Story] 실수가 우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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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아트컨설팅의 Biz. Story] 실수가 우리를 만든다
  • 강래경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 승인 2024.03.11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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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강래경 HRD아트컨설팅 강사양성파트 자문위원)

 

푸른 새싹이 피어나는 3월은 심리적으로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느낌을 준다. [사진=픽사베이] 

3월이 되면 새학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여름이나 가을, 겨울과 달리 봄은 새봄이란 수식어를 붙인다. 그래서 숫자로는 한 해의 시작이 1월이지만 심리적으로는 3월이 그런 느낌이다. 

여기에는 합리적 근거도 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시이저)가 기원전 45년에 달력을 만들면서 기존 10개월을 12개월로 늘렸는데, 추가된 2개월을 뒤가 아닌 앞에 배치했다. 그래서 1월이 3월이 된 것인데, 10월 (October)의 어원이 라틴어 8 (octo)인 것도, 11월과 12월의 어원이 라틴어 9 (novem), 10 (decem)인 것도 그 때문이다. 

어쨌든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과거를 반복하는 일은 아니다. 그래서 계획을 세우고, 설령 작심삼일로 끝나서 자괴감을 느낄지라도 매번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패의 원인을 자신의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다. 

연세대 김영훈 교수는 <노력의 배신>에서 “성패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는 것은 가혹하다”며 우리나라는 과도한 “노력신봉 공화국”이라고 지적한다. 하버드대 마이클샌델 교수도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농구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농구가 없었던 때 태어났다면 지금 같은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며, 환경이나 재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서울에서 태어난 것이 그렇다. 지방소멸을 걱정하지만 상당한 기회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심지어 그것도 모자라서 서울을 더 크게 만들자는 주장까지 있다. 오죽하면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는 속담이 있을까!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은 “누구나 멋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얻어맞기 전까지는”이라며 자신의 핵주먹을 과시했다. 어쩌면 우리 일상도 무시무시한 상대와 싸우는 일 일수도 있다. 그래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뜻하지 않게 체급에 맞지 않는 상대와 싸워야 하고,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버티고 일어서야 한다. 

그런데도 시스템의 잘못을 개선하지 않고 개인의 대진운만 탓한다면 우리 사회는 공정과 상식이 없는 로또사회다. 그리고 노력하고 노력해도 노력이 부족하다고만 하면 이른바 학습된 무기력 (learned helplessness) 상태가 되고 만다. 어떤 행동도 의미가 없게 되고, 불필요한 열등감으로 불운의 아이콘이라 낙인찍게 된다.  

우리의 인생은 각자도생하기 보다 사회적 동물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문제는 성공한 사람에게도 나타난다. 그들은 자기가 노력한 덕분이라고만 생각하여 남들을 열등하게 여길 수 있다. 그리고 이길 때만 자신을 가치있게 여기다 보면 공존하기 보다 승부에 골몰한다. 참가에 의의가 있다고 하지만 국가간 경쟁으로 변질된 올림픽이 그렇다. 은메달을 획득하고도 '다음에는 꼭 이기겠다'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2021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새로운 슬로건을 채택했다. 무려 127년만의 일이다. '더 빨리 (faster), 더 높이 (higher), 더 힘차게 (stronger)’에 ‘함께 (together)’가 추가된 것이다. 승부는 불가피하더라도 공존해야 함을 잊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도 각자도생하기 보다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야 한다.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에 뭐가 묻어 있다면 “성찰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던 소크라테스의 가르침대로 얼굴을 닦아야 한다. 하지만 거울에 뭐가 묻었는데도 얼굴만 닦으라고 하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 번뿐인 인생이다' '이 순간은 두번 다시 오지 않는다' '네 실수로 인해 다른 사람이 고통받는다'고 자신을 몰아부쳐봐야 삶의 멍에만 옥죄어 올 것이다.  

영화 <내가 죽기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2017)에서 두 주인공의 대화 장면이다. 광고 에이전시 보스로 은퇴한 ‘해리엇’ (셜리 맥클레인)은 자기 일을 돕는 젊은이 ‘앤’ (아만다 사이프리드)이 “실수하게 될까 봐 두려워요”라며 도전을 망설이자 이렇게 격려한다. 

“네가 실수를 만드는 게 아니야, 실수가 너를 만드는 거야.” 

남들처럼 살려고 부화뇌동하지 말고, 남들에게 그럴듯해 보이려고 경쟁하듯이 SNS를 올리지 말고 니체의 아모르파티 (라틴어로 ‘사랑’을 뜻하는 Amor와 ‘운명’을 뜻하는 Fati의 합성어)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실수를 두려워 하지 말고 살자. 

 

강래경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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