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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고차 업계 ‘나까마’, ‘아대차’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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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고차 업계 ‘나까마’, ‘아대차’를 아시나요?
  • 황최현주 기자
  • 승인 2024.03.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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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최현주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케*카가 제일 나빠. 사기꾼(허위딜러) 차를 나까마를 받고.”, “대기업 *카가 어떻게 아대차를 매물로 내놓지? 이해가 안 되네.” 

중고차 허위매매를 하는 상사나 딜러들을 찾아 직접 책임을 묻는 중고차 전문 유튜버들이 영상 속에서 실제 한 말이다. ‘나까마’와 ‘아대차’를 모르면 사기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중고차 업계를 잘 모르는 고객들 거의 대다수는 딜러들이 권유하는 차량을 골라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차량 결함이나 사고‧침수 이력을 미처 확인하지 못 한 고객들도 많고, 일부 딜러들은 실제 이러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거나 엄폐, 위‧변조된 내역서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 과정을 ‘귀찮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서류부터 딜러들의 안내까지 꼼꼼히 잘 살펴야 사기 피해를 조금이라도 방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딜러들의 전문용어(?)인 나까마와 아대차는 어떤 뜻일까?

나까마(なかま(仲間))라는 말은 ‘한패’, ‘동료’ 등 의미를 지닌 일본어이고, 좋게 말하면 ‘브로커’라는 뜻이다. 나까마는 차주와 딜러를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사원증도 없이 전화 한 통 만으로 차량 매입을 시도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세무적 문제 등을 운운하는 것으로 차주를 현혹해 그에게서 차값을 챙긴다. 또 차주인 척 딜러를 속여 전체 매입가 중 일부를 딜러에게 받은 후 범죄가 성사되면 전화를 아예 받지 않는다. 이는 엄연한 사기 행각이다.

아대차는 겉은 멀쩡해 보이나 실상 개조나 고장 등으로 엄청난 수리비가 투입될 수 있는 문제 차량을 의미한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멀쩡한 차를 저렴한 가격에 샀다고 처음에는 좋아할 수 있지만, 운행하는 중 발생될 수 있는 크고 작은 정비 문제 때문에 실상 차를 구입했을 때보다 더 많은 돈을 수리비에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나까마와 아대차 문제는 여전히 중고차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는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차주와 직접 대면하는 것보다 전화나 메신저 등을 통한 비대면 형식으로 차량 매수‧매입을 하는 경우가 대체적이다. 또한 조직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농후하며, 이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역시 대포폰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찰에 고소나 신고를 하였더라도 검거 가능성도 불확실해 고객들의 피를 말린다. 

대기업 중고차 업계도 간혹 나까마‧아대차인 줄 모르고 매물을 자사 판매 사이트에 올리기를 허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해진다. 해당 기업들의 경우 딜러 신원확인부터 자동차 성능검사, 사고차‧침수차 유무, 사고이력서, 보험가입 내역 등을 중간에서 확인하는 것을 의무로 두고 실시하고 있지만, 작정하고 사기를 치려는 이들을 확실하게 솎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원이 명확한 자’일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사업하는 딜러들의 전과기록 등 신원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현재로써는 없다. 

고객 입장에서 매매 과정 중 사기를 당하더라도 하소연 할 곳은 사법기관 뿐이다. 사기죄가 맞으나, 경찰조차도 자동차에 대한 지식 등 한계가 있어 조사과정부터 풀어 내기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중고차 사기 피해를 두고 민생경제를 어지럽히는 범죄라는 것에 모두 동의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예방책이나 법령 수립 등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큰 이유를 꼽자면 이들은 단 한 번도 중고차 사기를 당해본 적 없기 때문인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중고차를 장기간 취급해온 유튜버(딜러)들과 중고차 관련 협회 등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해 중고차 관련 사기를 근절시킬 수 있는 방법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한 딜러는 자동차 관련 사기 사건의 경우 경찰에서 차량을 전문적으로 볼 수 있는 공무원들로 이뤄진 전담반 구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중고차협회도 사기사건을 근절하기 위한 자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증명했지만, 맘먹고 사기행각을 벌이는 이들에게는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중고차협회가 사기 근절 방안 등을 만들어놓고 선전을 하지 않으니 딜러를 비롯한 고객들이 이를 알 리가 없다. 결론적으로 차가 매입되는 과정에서 고객과 딜러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단속 공무원도 아닌 유튜버들이 직접 홍길동이 돼 사기꾼 박멸에 앞장서는 것은 서민입장에서는 반길만 할 수도 있으나, 관계 공무원들이 일을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다는 반증인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든다. 

한 자동차 딜러는 이렇게 말했다. “비싸고 좋은 수입차를 놓고 봤을 때 변호사나 사업가가 타고 다니면 ‘저 사람 성공했구나. 부럽다’ 이렇게 인식하지만, 딜러가 그런 차를 타고 다니면 ‘얼마나 고객들을 속였을까?’라고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며 “고객들을 기망하려는 딜러들 때문에 선량한 딜러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 크게 공감됐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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