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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의 시사타깃]안철수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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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의 시사타깃]안철수의 한계
  • 김용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5.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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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김용훈 칼럼니스트)

결국은 이렇게 돼 버렸다. 연초부터 새정치로 신당을 요란하게 꾸미더니 제 힘으로는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올 것이 왔다. ‘이럴 줄 알았다’라는 좋지 못한 평이 여기저기 나오기 시작했다. 그를 따르고 추종하던 젊은 시민들은 물론이고 오고 육고 초려를 통해 얻은 지지기반과 세력들마저 하나둘씩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체계로 배신과 실망으로 하나둘씩 빠져나가고 남은 건 원년멤버였던 시골의사와 금태섭 변호사, 송호창 의원만이 남아 여전히 새정치를 꿈꾸며 동상이몽을 꿈꿀 뿐 처음 조금이나 안의원에 조력이 될 만한 유력인사인 이계안, 류근찬,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효석 의원,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괜한 걸음을 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하나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찌보면 전 새누리당과 민주당 전의원들은 물론이고 제야인사까지 앞 다투어 또는 마지못해 정치초년생이 안의원에 온 것은 계산된 전략이었는지도 모른다. 비록 정치사회적 유토피아에 가까운 모티브와 슬로건을 가지고 나타나 누구하나 그에 대해 정치적이든 정책적이든 딱히 검증과 신뢰는 하지 않았지만 워낙 철수효과로 국민의 지지도와 인지도가 그 어느 정당과 유력인물에 못지않은 선호도가 있으니 다가 올 지방선거에 레버리지 효과를 톡톡히 보자는 계산이 깔려 철수 이름 자체가 브랜드였고 사실 정치적 검증을 구태여 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수셈도 안의원의 기준과 뼈대만 있을 뿐 온전한 살점하나 없는 정치적 행보와 그만이 가지고 있는 초현실적인 상상력은 조력자 돼주었던 측근들마저 그의 돌발행위와 신기루와 같은 포부에 불안해하며 안후보를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표정으로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후회들 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당장 새정치 이름으로 각 지자체 후보자로 대기했던 사람들은 안철수의원의 독단적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이 중풍에 가까운 어지러움을 오게 했다. 그나마 정치사회적 경륜답게 고려대 장하성교수와 눈치 빠른 윤여준 전장관은 안철수의 쓰나미 결정에 예측한 듯 몸을 사려 쓰나미는 보았지만 피해까지는 아닌 듯 싶다. 하지만 정치 원로급들이 대거 투여된 새정치 연합이 제3당 신당으로 괜찮을 것이라는 저울질에 최소한 평행을 유지할 것이란 철새의원들의 기대감은 수직하강하면서 역시 허상이었음을 깨달았을 때 받게 되는 데미지는 상당할 것이다.

새정치로 울궈먹던 안철수의 한계는 김한길의 손짓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결정되었다. 이러한 안의원의 창당은 신기루에 걸린 간판만을 보고 따라왔던 많은 지지자와 세력들에게 멘탈을 흔들기에 충분하고 안의원 본인 역시도 새정치만 골백번 내세우다가 이제와 기존 낡은 정치세력과 착하게 면박 주었던 민주당과 합당을 했으니 민망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민주당 역시 두 정권을 실패함으로써 지지도와 인지도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나름 노력을 했지만 새누리당의 하나로도 버거운 가운데 안철수 효과까지 일어나고 있으니 첩첩산중에서 돌파구로 안철수와 협공을 하기로 결단을 내리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짙은 호남세력과 진보세력에 후원을 받았던 민주당이 정권교체라는 명목으로 또다시 당명을 바꾸려니 그동안 행적이 부끄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시민공모전을 통해 당을 색깔과 인지도를 세우기 위해 만든 새정치연합의 당명은 지방선거를 치루기도 전에 바뀌게 되었고 민주당은 나름 거대정당이 엘리트 사원을 스카우트하는 것치고는 너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그 어떤 세력이라도 진부하고 구태의연한 낡은 세력과는 거리감을 주면서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애써 순하고 착한 모습을 주었다가 이제야 마치 자신의 착함으로는 세상이 착하지 않고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냥 뉘앙스를 비치지만 그래도 안의원의 선택은 실익은 어쩔지 몰라도 명분과 모양새는 어딘가 거시기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 돼버렸다

지금 모두가 6월 지방선거를 눈앞에 두고 어떻게든 생존하기위해 이해관계를 동원한 수단으로 권모술수는 기본이고 어부지리는 옵션으로 따라가는 현상이다. 사실 안철수 효과는 플라시보효과로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작용되었고 이를 따르는 사람들은 피그말리온처럼 그대로 작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에 안철수에게는 마치 시민들에게 10년이 넘는 장기 집권한 인물처럼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그 현상은 그가 그토록 부정했던 모습인 낡고 오래된 정치인 마냥 익숙하기까지 하다. 물론 필자와 같은 정치평론가는 안철수는 바른생활에서나 효과가 있을 뿐 한국정치사에 커다란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견을 했지만 이와 같이 부흥하고 금방 꺼져버릴 줄은 뜻밖이다.

어쩌면 빛처럼 나타나 빛처럼 꺼지는 안철수 바람의 속도 역시 한국정치사에 새로이 남길 족적이 되게 생겼다. 이미 시작된 새 정치 바람은 우여곡절 끝에 제1야당으로 스카우트가 돼버렸고 통합 아닌 영입조건으로 민주당은 당명을 또 개명하게 생겼다. 더욱이 그렇게 서로가 제 살점을 뜯어가며 창당을 했으니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은 더 커지게 되었다. 이제 주사위는 확실하게 쥐어졌고 던지기만 남았다. 새바람일지 헛바람일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기대치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어렵사리 사람을 모아 창당을 하였지만 선거 때까지 인재를 영입하기에 시간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현재의 상황으로 제3의 당으로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을지도 의구심이 안철수를 조급하게 만든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치룬 선거에 과연 성공을 할 것인지 의문이고 그렇게 해서 얻은 자리로 안철수가 얻을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선거 치르고 나서 다시 민주당과 어떤 명분을 만들어 떨어질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수익을 나눌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번 선거는 과거 정권의 하수인이라 불리는 집권여당을 의석수로 정권 심판론 또는 지지율 유지 또는 증가라는 뉴스보다는 야당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지고 그에 따른 통합 그리고 국민들의 인심과 신뢰를 어떻게 얻을 수가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아직 선거는 80일 남짓 남았다.

선거의 승패보다는 선거의 종결로 야당의 향배가 더욱 궁금해지는 것은 지금 야당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선택과 무리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면 민주당의 허수아비 정치공학과 안철수의 초라함은 말도 못할 것이다. 또한 그렇게 종결된 여당은 감내하기 힘든 무력감으로 안철수와 민주당은 어찌할 것인가. 작년 초 우리는 정권과 투쟁하며 싸웠단 민주당과 기존정치인이 아닌 새 인물인 안철수의원의 투쟁력과 신선함에 관심을 주었다. 그리고 나서 안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선언과 곧이어 대선까지 “철수가 드디어 국어가 아닌 사회에도 나오겠구나!” 라고 바른생활 철수가 더러워진 사회를 정리정돈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철수도 사회에 오니 더 이상 바둑이와 영희 사이에 뛰놀던 순수함과 착함은 발휘할 수가 없고 결국 사회에 물들어 그 역시도 스스로 정치 멘토라고 부르며 많은 후원자와 참모들을 제외한 채 독단적이고 급진적인 결정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하게 되었으니 더 이상 새 정치의 모티브는 물 건너간 것 같다.

바둑이와 영희와 같이 손잡던 시절 나쁜 것은 고치고 비뚤어진 것은 바로세우는 새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는 현실에서는 먹히지가 않는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고 그 어느 나라보다 정당세력이 강한 우리정치에 홀연 단신 싸워보겠다는 처음의 의지는 이제와 어리석고 무리수였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과거의 정당들이 선거 때만 되면 정치를 가장 더럽게 만들었던 요인인 연합과 야합을 안철수가 하고 있으니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안철수와 민주당의 해명과 명분으로 다급하게 합당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명분과 이유가 지금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경험 미숙으로 단순 시행착오로 잠시 흔들리고 힘들었을 뿐 곧 다시 착하게 재개할 것이라며 이쁘게 봐달라는 안철수의 또 다른 약속과 장담, 매 정권마다 그럴싸한 떳떳함을 내세운 민주당의 자부심이 제대로 채워질지는 선거가 끝나봐야 알 것이다.

이왕 통합과 신당 창당을 공표했으니 어떻게 풀고 헤쳐 나아갈지는 그들의 몫이다. 국민들에게 시민들에게 뭔가를 바래서는 안 될 것이고 더 이상 우왕좌왕 말 바꾸기는 통하지가 않는다. 거대 여당의심판론 낡은 정치 구태의연한 정권의 교체로 나선 두 정당이 쪽박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일 아침 조용히 선거 전략을 짜는데서 부터 시작되어야한다. 또 한 번 이견과 불화설로 통합의 금이 가거나 당리당략으로 판이 다시 짜지는 순간엔 심판론이 아니라 정당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신뢰와 입지를 가압류를 당하고 말 것이다.

이미 갤럽의 여론조사엔 새누리당을 이번 선거에 우세하게 점치고 있다. 이제 웃으면서 사진은 그만 찍고 비상대책위라도 만들어 선거에만 전략을 쏟아내야 한다. 안철수와 민주당 모두 도박은 시작되었다. 선하고 유쾌한 웃음은 그만 짓고 새 정치가 진짜 무엇인지 도통 모르는 국민들에게 그에 맞는 선거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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