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4:21 (일)
정부의 고무줄 감정평가 '한남 더힐' 모두 엉터리
상태바
정부의 고무줄 감정평가 '한남 더힐' 모두 엉터리
  • 이승준 기자
  • 승인 2014.06.03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시가격 2700만원, 타당성 조사선 4300만원 60%이상 차이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승준 기자)

 정부가 '고무줄 감정평가' 논란을 불러온 고급 임대아파트 '한남더힐'과 관련, 2일 '세입자와 사업자측 평가 모두 엉터리'라는 결론을 내놨다.

옛 단국대하교 서울 캠퍼스에 들어선 이 단지는 분양전환을 위한 감정평가 금액을 놓고 세입자와 사업자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역이다. 양측이 내세우는 감정평가액(600가구 총합)은 각각 1조1699억원(세입자)과 2조5512억원(사업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나 감정평가의 신뢰도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1월 한국감정원에 위탁, 감정평가 타당성 심사에 돌입했고 2일 '양측 모두 평가방법이 미흡해 적정가격 범위를 벗어나 부적정하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감정원이 산정한 적정가격은 1조6800억~1조9800억원대다.

국토부가 결론을 내놨지만 반발은 지속되고 있다.

한남더힐 세입자들로 구성된 분양대책위원회는 "국토부와 감정원이 사업자측에 유리한 평가결과를 제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분양대책위원회는 사업자와 이미 수건의 법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국감정원이 세입자가 제시한 자료를 배제하고 시행사 자료만 인용해 업자편을 들었다는 것. 국토부 출신인 서종대 원장이 지난 3월 취임한 후 실무자 전보, 결론 발표 연기, 외부조사 심의의원 보충 등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감정원 조사 방향이 시행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돌아섰다는 의혹도 내놨다.

윤인섭 분양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감정원이 담당하는) 한남더힐의 지난 4월 공시가격은 평당 평균 2700만원인데 타당성조사에는 4300만원으로 나왔다"며 "동일물건을 동일 시기에 평가했는데 60% 이상 차이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사실상 결론을 내놓고 짜맞춘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감정평가업계도 불만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감정평가시장에서 경쟁관계인 한국감정원이 다른 법인의 평가 관계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심의 회의에서 투표결과가 한국감정원의 의도와 다르게 나오자 심사위원을 설득해 재투표(일사부재의 원칙 위배)한 점 등 절차 및 내용상 문제가 많다"며 "한국감정원이 특권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활용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불만에 국토부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적정가는 앞선 감정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하나의 예시일 뿐 분양가 산정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민간임대인 만큼 국토부가 개입할 권한이 없고 양측이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할 문제라는 것이 국토부측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평가협회에 타당성 조사를 맡길 경우 '제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 수 있어 한국감정원에 위탁한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한국감정원과 관련해 논란이 일 경우 협회에 위탁한다. 절차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감정원과 시행사인 한스자람측은 한남더힐 분양대책위원회와 감정평가업계의 불만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