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6·3 대선을 앞두고 ‘주 4일제’ 논의가 여야를 막론하고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0일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 확실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주 4일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2030년까지 평균 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단축하겠다”며 하루 최대 근로시간 상한 설정, 최소 휴식시간 보장, 과로사 방지 의무화 등을 공약에 담았다. 또 포괄임금제와 같은 ‘공짜 노동’ 관행을 근본 검토하고, 휴가 소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도 ‘주 4.5일제’를 내놓았다. 현행 주 52시간을 유지하되, 월~목 1일 9시간, 금요일 오전 4시간만 일하는 방식이다. 법정 근로시간이 줄지 않기 때문에 임금 삭감 없이 ‘워라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동계에서는 주 4일제 도입이 가져올 장점들을 강조한다. 주 4일제 도입은 노동계 숙원 정책이다. 실질 노동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일과 생활 간 균형을 갖춰야 노동 생산성이 증가하고, 저출생 문제 등 각종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주요 근거다.
문제는 재계의 반대를 어떻게 넘느냐다. “금요일 오후 휴일화로 추가 연장근로수당 부담이 커진다”며 비용 문제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과 연계되지 않으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신중론을 고수한다.
지난 4월 15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김문수 후보와의 차담에서 “주 4일제나 4.5일제를 시행했을 때 모든 업종, 모든 기업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법률은 지금의 현실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임금도 문제다. ‘일한 만큼 받는다’라는 노동 대원칙을 감안할 때, 직장인들의 월급이 줄어들 수 있다. 당장 경영계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민주당의 주 4일제는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임금은 종전과 같이 그대로인데 절대적인 근로시간만 단축한다면, 월급 주는 기업은 제 자리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다만 해외에선 이미 실험 중인 제도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엿보인다. 아이슬란드는 2015년 공공부문부터 도입해 2020년에는 민간 전 분야로 확대했다.
전체 임금근로자 절반 이상이 임금 삭감 없이 주 36시간 근무 중이며, 휴가·병가 사용이 줄고 이직률 감소, 매출·수익 35% 증가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영국·스코틀랜드·벨기에 등도 주 4일 근무제를 시험 도입해 대체로 높은 만족도와 생산성 향상을 보고했다.
국내 여론은 엇갈린다. 지난해 직장인 1000명 조사에서 58.1%가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했으나, 임금 삭감이 전제되면 49.8%가 반대했다. OECD는 근로시간 단축이 삶의 질 개선과 생산성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권고하지만, 산업 현장에 적용하려면 임금체계 개편, 고용 안정성 확보, 중소기업 지원책 같은 보완책이 필수적이다.
대선 국면에서 노동시간 단축은 단순 근무일 감소를 넘어, 임금·생산성·고용 형태 등 복합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연근무 확대와 법제화, 임금 보전과 기업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한다면, ‘주 4일 근무 국가’는 또 하나의 공약에 그칠 수도 있다. 과연 차기 정부는 한국 직장인에게 진짜 주 4일 근무라는 새로운 노동 모델을 안겨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캐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