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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와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등 십상시(十常侍)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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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와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등 십상시(十常侍) 후폭풍↑
  • 정수백 기자
  • 승인 2014.11.29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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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윤회 국정 개입 보도한 세계일보 상대로 법적 대응
중국 후한 말 국정 농단한 환관 10명에 비유… 왜?

(시사캐스트, SISACAST= 정수백 기자)

"정윤회의 국정 개입은 사실"이라고 밝힌 세계일보 보도의 후폭풍이 거세다.

세계일보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지난 1월6일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으로 작성해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에게까지 보고된 동향 감찰보고서를 입수했다고 28일 단독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정윤회씨가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청와대 내외부 인사 10명과 매달 두 차례 정도 서울에서 만남을 가진다는 내용이 보고돼 있었다고 세계일보는 전했다.

보고서에는 정씨가 이들로부터 청와대 내부 동향 등을 보고받는 가운데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설 등을 퍼뜨리라고 지시했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충격을 안겨줬다.

해당 문건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지시로 A경정이 작성했다고 세계일보는 밝혔다.

A경정은 보고서 제출 시점으로부터 한 달 만에 원대복귀했으며 이로부터 두 달 뒤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조 전 비서관은 사표를 제출했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세계일보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찌라시에 불과하다"며 "청와대는 오늘 안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실제 청와대는 관련한 법정 대응에 착수했다. 28일 청와대는  '비선실세'로 불리는 정윤회씨가 청와대 핵심 비서관 3인방 등과 접촉해 국정에 개입했다는 세계일보 보도를 상대로 등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들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세계일보 사장과 편집국장 등 6명을 고소했다.

또 해당 보도에서 인용된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A경정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했다. 현재 A경정은 청와대 행정관 근무 후 경찰로 원대복귀해 휴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정윤회씨 국정 개입 파문을 둘러싼 '십상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감찰보고서에서 정씨와 정기적으로 회동을 갖는 청와대 내외부 인사 10명을 '십상시'로 지칭했다고 알린 세계일보 보도 때문이다. 십상시는 중국 후한 말 어린 황제 뒤에서 정치와 권력을 장악하며 국정을 농단한 환관 10명을 일컫는다.

그만큼 정윤회씨가 십상시로 비유되는 청와대 내외부 인사 10명을 움직일 만큼의 비선 실세의 핵심이 아니겠느냐는 반증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윤회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로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최측근에서 보좌한 인물로 꼽힌다. 정씨는 박 대통령이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할 때에도 비서실장을 맡아 근접 보좌를 맡은 바 있다.

정씨가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그가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최태민 목사는 박 대통령의 젊은 시절 때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인물로 지목돼 왔다. 박정희 정권 말기 때는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돼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 등의 지시로 내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국회 역시 '정윤회 국정 개입' 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당은 청와대 문건 유출 관련 공직기강 문제를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29일 청와대의 '정윤회 동향보고' 문건 유출과 관련해  "어떻게 공직 기강을 담당하는 민정비서관실에서 내부 문건이 유출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청와대의 공직기강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개탄했다.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꼽히는 정윤회씨의 진상규명 촉구에 방점을 찍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른바 '십상시'로 불리는 비선실세들이 국정을 농단해왔다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보고서는 그동안 청와대가 부인해왔던 비선세력의 실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라며 "정윤회씨를 중심으로 대통령 최측근 비서관들이 그림자 속에 숨어 후한말의 환관들처럼 국정을 농단해왔다는 점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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