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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돋보기] 창업의 꿈, 폐업의 덫… 청년 자영업자가 먼저 봐야 할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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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돋보기] 창업의 꿈, 폐업의 덫… 청년 자영업자가 먼저 봐야 할 숫자들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6.03.09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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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청년들이 졸업 후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취업문은 좁아지고 창업 지원은 넘친다. 정부는 해마다 3조 원대 예산을 들여 청년 창업을 밀고 있다. 창업경진대회, 아이디어 공모전, 보조금 사업도 잇따른다. 겉으로만 보면 지금은 ‘창업하기 좋은 시대’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30~34%에 그친다. 창업은 늘었지만 버티는 창업은 드물다.

청년들이 창업으로 내몰리는 배경에는 얼어붙은 고용 시장이 있다. 한국은행의 '쉬었음 청년의 특징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별다른 이유 없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20~34세 '쉬었음' 인구 비중은 2019년 14.6%에서 2025년 22.3%로 크게 늘었다.

청년층의 첫 취업 소요 기간은 2024년 기준 11.5개월로 역대 최장을 기록했고, 실업률(6.8%) 또한 전체 평균(4.1%)을 크게 웃돈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청년들은 돌파구로 창업을 택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현상에 인건비와 원재료값 상승까지 겹치며 자영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19.53%까지 추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비경제활동인구 내 ‘쉬었음’ 인구가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료 한국은행]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문을 닫은 자영업자 수는 100만 8282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 선을 넘어섰다. 이 중 절반 이상(50.2%)이 '사업 부진'을 폐업 원인으로 꼽았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30대 미만 청년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1월 기준 청년 사업자 수는 34만 160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 감소했다. 2024년 7월부터 무려 19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부동산임대업(-16.6%), 음식업(-12.5%) 등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가 되는 업종에서 청년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고용률 역시 2021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인 43.6%로 떨어지며, 청년들이 일터와 사업장 모두에서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업 실패의 대가는 혹독하다. 20·30세대 금융 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 수는 2021년 약 21만 명에서 2025년 27만 3215명으로 5년 사이 27.6% 급증했다. 특히 사회 초년생인 20대의 부실 속도가 가파르다. 신용회복위원회 자료를 보면 대학생과 군 장병의 채무 조정액은 2025년 166억 9000만 원으로 2021년 대비 63%나 폭증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자영업 실패뿐만 아니라, 자산 시장 상승기에서의 ‘포모(FOMO∙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에 의한 무리한 투자, 그리고 모바일 환경에서 쉽게 노출되는 사이버 도박과 고위험 파생상품 투자 등이 꼽힌다.

소득 기반이 허약한 상태에서 차입 투자에 나섰다가 실패하며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빚더미에 올라앉는 청년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가 극심하게 위축된 현시점에서 창업을 준비한다면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예비 창업자들은 다음 사항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먼저 무리한 대출 지양하고 고정비 시뮬레이션 선행해야 한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부 차입금 위주의 창업은 파산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대출 비중을 줄이고 자기 자본 비율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서비스업 주요 업종 폐업 건수. [자료=산업연구원]
서비스업 주요 업종 폐업 건수. [자료=산업연구원]

특히 인건비, 임대료, 원재료비 등 매출과 관계없이 매달 지출되는 고정비의 무서움을 직시해야 한다. 최악의 매출 상황에서도 최소 6개월 이상 버틸 수 있는 자금 여력을 수치화해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내수 부진 업종 진입은 극도로 유의해야 한다. 현재 음식업, 부동산임대업, 도매업 등은 가동 사업자 수가 수십 개월째 감소 중인 ‘위험 지역’이다. 단순히 진입 장벽이 낮다는 이유로 이들 업종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는 업종일수록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된 핵심 경쟁력이 있는지 냉정하게 자문해야 한다. 막연한 낙관론을 버리고 상권 데이터와 소비 패턴을 기반으로 한 정밀한 시장 분석이 필수다.

정부의 창업 지원금을 단순한 ‘운영비 수혈’로 여겨서는 안 된다. 보조금은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진정한 성공은 마케팅, 세무, 노무, 법률 등 정부가 제공하는 전문가 컨설팅 인프라를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달렸다. 현금 지원을 받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경영 역량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회로 삼아야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청년 창업은 국가 경제의 활력소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청년 개인에게 평생 씻기 힘든 경제적 상처를 남긴다. 이제는 창업의 ‘양’을 늘리는 정책에서 벗어나,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만드는 ‘질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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