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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돋보기] 주식시장서 다시 은행으로?...머니무브, 위험자산서 안전자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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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돋보기] 주식시장서 다시 은행으로?...머니무브, 위험자산서 안전자산으로
  • 이아름 기자
  • 승인 2026.09.23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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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주식시장에서 은행으로 돈이 유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주식시장에서 은행으로 돈이 유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대신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예·적금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4개월 연속 큰 폭으로 증가했고, 시장금리와 예금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특히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이른바 '역(逆)머니무브'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정기예금 증가만으로 '주식에서 돈이 빠져나와 은행으로 이동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예금에는 가계 여유자금뿐 아니라 기업의 운전자금, 만기 도래 예금의 재예치, 다른 금융상품에서 이동한 자금 등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현재 나타난 현상은 주식자금의 직접적인 이동이라기보다 금리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9월17일 기준 1010조37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005조2319억원에서 이달 들어서만 5조1403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정기예금이 1000조원을 넘어선 이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증가세는 5월부터 뚜렷했다. 5월 7조5327억원, 6월 4조6837억원 늘어난 데 이어 7월에는 35조5401억원 급증했다. 8월에도 20조2920억원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5월부터 8월까지 넉 달 동안 늘어난 금액만 68조485억원이다. 9월에도 17일까지 5조1403억원이 늘어 5월 이후 누적 증가액은 73조1888억원에 달한다.

머니무브를 뒷받침하는 첫 번째 근거는 예금 증가의 지속성이다. 특정 월의 일시적인 자금 이동이 아니라 5월 이후 5개월 가까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7~8월 두 달 동안 약 56조원이 늘어난 데 이어 9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4.009%까지 올랐다. [사진=픽사베이]

두 번째 근거는 시장금리 상승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4.009%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2.817%와 비교하면 1.192%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이 은행 수신금리에 반영되면서 예금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구조다.

실제 주요 은행들은 잇따라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5대 은행의 1년 만기 주요 정기예금 금리는 연 3.3~3.45% 수준이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연 3.2%에서 3.4%로 올랐고,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은 3.2%에서 3.3%로,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3.2%에서 3.4%로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도 금리를 0.2~0.3%포인트(p) 인상했다.

세 번째 변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다. 한은은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에도 0.25%p 인상해 현재 연 3.00%로 운용하고 있다. 한은은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물가·경기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금리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은 투자자에게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다. 주식은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손실 가능성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정기예금은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위험자산에 투자하지 않고 현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예금 증가를 곧바로 증시 이탈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투자자예탁금 감소, 주식형 펀드·ETF 자금 유출 등 주식시장 관련 지표가 동시에 확인돼야 실제 '주식→예금' 자금 이동을 뒷받침할 수 있다. 정기예금 잔액만으로는 유입 자금의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

오히려 현재 확인되는 것은 '주식에서 예금으로의 대규모 자금 이동'보다는 자산배분 과정에서 안전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금리가 오르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 투자자들이 신규 투자자금을 바로 주식에 투입하기보다 예금 등에 일단 대기시키는 수요가 커질 수 있다.

향후 머니무브의 지속 여부는 금리와 증시 흐름에 달려 있다. 추가 금리인상과 시장금리 상승이 이어지고 증시 변동성이 커진다면 예금의 상대적인 매력은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금리 상승세가 멈추고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면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다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은행권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면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높여 자금을 확보하려 할 수 있지만, 조달비용 상승은 순이자마진(NIM)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현재의 예금 증가는 은행권의 수신 경쟁뿐 아니라 가계와 기업의 자금 운용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1000조원을 넘어선 정기예금은 '돈이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다. 그러나 그것이 곧 '주식에서 돈이 빠져나왔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금 증가와 주식시장 자금 유출을 구분해 봐야 진정한 머니무브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앞으로 투자자예탁금과 주식형 상품 자금 흐름, 예금 증가세가 동시에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역머니무브 여부를 가를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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