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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㊸] 기적이란 나에게도 일어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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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㊸] 기적이란 나에게도 일어나는가?
  • Journey
  • 승인 2021.09.13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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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칼럼니스트 Journey)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동화의 마지막 글처럼 우리의 삶에, 우리의 연애에도 기적 같은 해피앤딩은 있는 것일까?

 

우리는 때론 일상에도 또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정점의 순간에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새해가 되면 로또를 구매해서 왠지 나의 한 해의 시작이 어마어마한 행운과 함께 시작할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고, 이직을 결정할 땐 내 스펙을 훨씬 뛰어넘는 글로벌 기업의 중요한 자리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현재 업무를 제치고 일주일 내내 화려한 이력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기도 한다.

세일즈맨은 내가 목표한 양을 모두 판매해서 올해에는 반드시 영업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매년 계획을 세우고 벅찬 가슴으로 뛰어다닌다. 그 결과물이 내 희망과 다르더라도 또 다음달, 그리고 내년으로 그 꿈을 연장하며 계속 도전한다. 

수시로 신청 받는 수많은 아파트 분양 청약에 매번 나만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신청을 하기도 한다. 얼마 전 부동산 114의 통계에 의하면 2021년 서울 1~8월 기준 청약 경쟁률 평균은 111.4대 1로 집계되었다. 

사실 평균치이므로 크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 올해 8월, 꽤 유명한 아파트 브랜드 야심작의 무순위/잔여세대 청약신청내역의 경쟁률은 32,145대 1이었다. 3만명을 제치고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 이것이 바로 사람이 항시 마음속에 품고 있는 확률에 대한 집착이다. 

마치 나에게만 생길 것 같은 특혜와 신의 선물 같은 것, 우리는 누구나 기적을 바란다.

사랑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언젠가 느껴봤던 기분 좋은 호르몬이 생성되는 것을 느끼며 ‘이 사람과 잘된다면’을 가정으로 미래의 행복한 순간들을 상상한다. 

이성간의 호기심에 대한 심리를 아주 재미있게 표현한 유튜브 광고를 소개하겠다.

배경은 내내 한 오피스 빌딩의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순간, 한 남자가 이미 타고 있다. 본인의 층을 누르고 옆의 남자를 빛의 속도로 스캔한다. 여자는 속으로 ‘이 남자 귀엽다’고 말하더니 그가 누른 층수를 확인하고는 그의 직업이 회계사일까 무엇일까를 추측한다. 

다음날, 남자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어제의 그녀가 타고 있다. 그녀를 흘깃 흘깃 쳐다본다. 속으로 ‘인사를 할까? 데이트를 하자고 말을 걸어볼까?’ 고민한다.

그 둘은 이렇게 매일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고 어느 날 퇴사를 결심한 여자는 사무용품을 챙긴 박스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그가 있다. 속으로 그에게 오늘은 반드시 말을 걸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그도 이 것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걱정에 마음이 복잡하다. 

그녀가 내릴 순간이 되었다. 동시에 서로 바라본다. 결국 그들은 끝까지 아무 말하지 못했다. 여자는 엘리베이터를 떠나고 남자는 혼자 남겨진다. 

광고하는 상품이 무엇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매일 만나 속으로 느끼는 그들 간의 묘한 심리가 너무나 와 닿았다.

직장 내 비밀 연애를 할 때에도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얼마나 짜릿한가?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수록 더욱 크게 느껴지는 짜릿함이 있지 않던가?

연애를 처음 시작했을 때 처음의 한 달을 생각해보자!

사귀자는 말 이후로 갑자기 생긴 기분 좋은 책임감과 세상 모든 걸 가진듯한 기쁨이 기억나는가? 밤새 그를 또는 그녀를 생각하고 서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나 사진을 보면서 나도 몰래 웃고 있다. 내내 벅찬 마음으로 서로를 생각하며 멋진 미래를 꿈꾼다. 

‘이 사람과 잘되면 우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겠지? 어디에서 살 수 있을까? 사계절은 겪어보라는데 너무 빨리 사랑에 빠져버린 건 아니겠지?’

옷깃만 스쳐도 괜히 얼굴이 발그레 해지는 시기! 내가 찾던 왕자님이자 공주님일지 모른다는 기대와 그런 기적 같은 미래를 꿈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뜨거운 연애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정도면 끝이 난다고들 주변의 결혼한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그러니 결혼은 뜨거움이나 막연한 기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모든 것이 편안해질 때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 말이다.

결혼은 더 이상 뜨겁지는 않지만 따뜻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결혼에서의 기적은 이 관계의 온도가 변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 

‘결혼은 했고 애도 있으니 그냥 살아야지’가 아니라, 나의 배우자가 내 가족이자 분신, 가장 친한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사람 1순위인 상태가 유지된다면 결혼에서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주변의 결혼한 사람들 중 열 커플 중 한 커플 정도는 서로 연애 때 못지않게 사랑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자식보다 배우자를 우선적으로 더 사랑하는 것’, ‘정기적인 섹스라이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둘만의 데이트를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었다. 
맞다. 모든 공통점은 노력이다. '일부러라도' 해야 하는 원칙들이 어느새 삶이 되고 기적 같은 결혼생활을 만든다. 

이혼율이 50%이상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결혼생활이야 말고 진정한 기적 아닐까?     

싱글들에게 기적은 내가 꿈꾸던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일 것이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대체 어디 있다 이제 왔냐’는 말을 꽤 여러번 반복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흠뻑 취해 사랑할 수 있음에 감사했을 것이다.

오랜 싱글생활을 하다보면 사람에 대한 파악이 점점 빨라지기 때문에 뜨거운 상태가 3개월씩이나 가지 않을 때도 있다. 

어느 순간 내 이상형에 거의 완벽하다 생각한 사람의 단점이 보이고 용납이 안될 때부터 슬슬 뜨거움은 미지근하게 식어가면서 이상형의 기준이 더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는 "그럼 그렇지, 세상에 내가 꿈꾸는 사람은 없어."라고 단념하며 세상에 기적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싱글들이여 포기하지 말자! 기적은 내가 만들 수도 있다. 

가만히 기다린다고 행운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은 정말 로또 보다 어려운 일이다. 로또도 내가 복권을 사야 당첨되는 것처럼, 연애도 부지런히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가만히 집구석에 박혀서 이상형을 찾다니 차라리 돌하르방의 코를 만지고 하루 밤 사이에 애를 갖게 해달라는 노력이 더 가상하다.

쌀쌀해지고 있는 이 가을, 크리스마스 시즌을 따뜻하게 보내고 싶다면 지금부터 열심히 뛰어다니자!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한 지인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난 가을 데이트 앱에서 한 남자를 만났는데, 1년이 채 되지 않아 그들은 결혼에 성공했다. 생각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내가 분별력이 있다면 다양한 경로의 방법들을 통해 모래밭에서 진주를 발견해낼 수도 있더라.

전 세계 78억 인구 중 단 한명만이 나의 운명의 짝이라는 확률에 야심차게 도전해보자!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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