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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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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의 의미
  • Journey
  • 승인 2021.11.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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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칼럼니스트 Journey)

 

우리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서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했다.

교육 수준이 비슷하다고 해도 방식과 내용이 다를 수 있으며, 받아들이는 깊이와 크기가 다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 윤리와 도덕의 잣대, 정치적 성향과 종교 등 우리는 너무나 많은 다름을 가지고 함께 사회에 뒤섞여 공존하고 있다. 나와 다른 이들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살기는 쉽지 않다.

조직에서의 다름을 예를 들어보겠다.

내가 일했던 한 조직에서는 함께 입사한 한명의 동기가 나에게 항상 큰 불편함의 대상이었다.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그녀에게 '떠벌이'라는 별명을 몰래 붙여주었다. 누군가를 만나면 어줍잖게 옷 칭찬 등으로 대화를 시작해서 결국 대화 내용의 70%는 자기자랑이고 30%는 남욕으로 끝이 났다.

내 기준에서 나와 잘 맞지 않는 성향을 가진 그녀가 내게는 눈엣 가시였고, 마주할 때마다 불쾌함을 느끼게 하는 부정적인 존재였다. 그녀는 자신의 맡은 일을 잘 해내며 자신의 성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골라내어 자신의 사람들도 만드는 일도 잘해냈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그녀가 무식하고 매너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무시하게 되었고, 그녀가 싫어지면서 미움의 마음도 점점 커졌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그녀를 질투한다고 떠벌리고 다녔다.

그러나 그녀를 미워하는 것은 내게 너무나 큰 손해였다. 왜냐하면 그녀는 나의 이런 불편함으로 인해 영향 받는 것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마도 계속 자신을 피하는 나를 보며 참 냉소적이고 차갑고 사회에 융화되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평가 내렸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나와 다르거나 싫어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을 미워하는 일은 참으로 불필요한 일이다. 미워하는 시간을 줄이고 신경쓰지 않는 시간을 늘리는 편이 낫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에서의 다름을 기억해보자. 잠시 연애했던 한 남자가 있다.

평범한 직업에 무난한 외모, 무난한 성격으로 소개받고 난 뒤 몇 번의 데이트를 통해 취향과 성격을 파악하면서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사귀기로 결정한 이후 누구나 그렇듯이 급격히 친해지기 위한 시간을 서로에게 소모하고 집중하면서 몰랐던 사실들도 하나씩 알게 되었다. 

서로의 개인적인 습관, 성격, 식성, 종교관, 가정관, 경제관념, 잠버릇까지 알아가면서 해결해야 하는 일들과 조율해야 할 일들이 하나씩 생겨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목표와 방향성, 그리고 살아가는 생활 방식에 대한 큰 그림인데 이 부분이 나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2주 만에 깨달았다. 

나는 너무나 열심히, 바쁘게 그리고 강도 높은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 버리는 시간이 생기는 것을 싫어해서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서 사는 사람이므로 주말이라고 해서 집에서 뒹구는 일은 흔치 않았던 내가 연애를 함으로써 함께 쉬기로 한 주말 같은 날은 온전히 모든 시간을 그에게 집중하게 되는 날이 된다. 

좋아하는 사람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시절은 너무나 빨리 끝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좋아질수록 오히려 앞으로 함께 그려나가야 할 미래에 대한 계획이 생기고 그런 감정들은 둘을 더욱 바쁘게 만들어왔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그와의 게으른 주말이 더이상 달콤하지 않아지기 시작했다. 

나의 머리 속은 항상 더 나은 삶을 위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더 알찬 삶을 살 수 있을까? 어떻게 더 안정적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을까?’ 등이 내 삶을 지배하는 생각의 큰 흐름이라면 그는 이와는 정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파악한 그의 생활신조는 이것 하나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신나게 보내지?’ 

퇴근 후에 어디가서 놀아야 재미있을지, 어떤 영화를 볼지, 남자들끼리 몰려다니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너무나 즐거운 그런 평범한 남자였을 뿐인데 나에게는 그저 너무 한가로이 삶을 낭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우리는 점점 만나는 횟수가 줄더니 두 달이 채 안되어 헤어졌다. 내 삶의 방식이 당신에 비해 빠르고, 당신은 나에 비해 너무 느리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그래서 연애나 결혼상대를 고를 때 어른들이 비슷한 사람들과 만아야 된다는 말은 아주 공신력이 있었음을 이 타이밍에 강조하고 싶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변하지 않고 관계성도 마찬가지로 다양했을 것이다. 그러나 참고 산다는 말이 흔했던 그 시절이 아닌 이상, 우리는 계속해서 가급적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 좀 더 오래 떠돌게 될 것이다.

일과 사랑과 마찬가지로 나 자신 역시 다양한 자아가 뒤엉켜있다.

나에게 특별히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무난하게 대세의 흐름을 따르는 편이지만 나에게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나는 눈빛부터 바뀌면서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사투를 벌인다. 대단히 착한 일을 행하며 살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거나 불편함을 주는 일 또한 피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누군가의 이기심으로 인해 내가 피해를 보게 되면 또다시 눈빛이 돌변하며 강하게 대응한다. 

지킬과 하이드가 내 안에서 존재하는 듯이 잠자고 있는 못된 녀석이 가끔 성이 나서 일어나면 나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고통에 녹초가 되어버리곤 한다. 내가 지향하고 좋아하고 원하는 삶을 향해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다름을 매일 마주하면서 나는 조금 더 나와 다른 것 들을 이해할 필요성에 대해 절실히 느끼고 있다.

최근 부모님과 우연히 정치이야기를 하다가 또 다시 내 안의 못된 녀석이 반박하고 싶어서 슬슬 발동을 걸어왔다. 나는 정치색이 있다기 보다는 매번 선거마다 공약의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 투표를 하는 사람이라 항상 다른 당에 투표할 수 있다.

부모님은 나와는 다르게 정치적 성향이 명확하다. 비록 논리는 없지만 자신들이 믿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싶으신 것인지 항상 맹목적인 발언을 하시면서 내가 조금 더 어릴 때에는 투표에 대해 당부의 말씀까지 하셨을 정도이니, 자식이어도 불편함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끝내 내가 입을 닫으면서 다른 화제로 돌리곤 하지만 말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과 비슷하다. 굉장한 인격의 그릇을 가지고 있지 못해서 나는 여전히 나와 다른 사람들이 불편하고 성가시다. 그러나 사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의 마음이라면 내 자신이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나만의 생각에 갇히지 않기 위해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공식적인 정보들을 많이 수집하는 것인데 뉴스, 책이 그 방법들이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뉴스들은 가급적 배재하고 오롯이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과 글로벌한 대세의 뉴스들에 관심을 갖는다.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쌓게 되면서, 지식은 과거에도 그랬듯 현재에도 좋은 대화거리가 된다. 비록 그 지식에 대한 서로의 의견이 다를지라도 역사가 입증한 지식에 대해서는 이견이 별로 없다. 

나는 여전히 ‘다름’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지만 자유롭기를 희망한다. 그러려면 나는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해 조금 더 너그러워야 하고 그들을 이해할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미워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저 들어주는 것. 그것 하나면 우리는 지금보다 조금 더 자유로운 수 있을 것 같다.

남의 말을 끊지 말고, 남의 말에 토 달지 말고, 남의 말을 부정하지 않는 것. 굿 리스너가 되는 일이 자유의 시작이다. 나는 중년의 꼰대가 되어가는 나의 자아를 보다 자유롭고 너그러운 중년으로 만들기 위해 굿 리스너가 되기로 결심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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