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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 53회] 세계의 결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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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 53회] 세계의 결혼문화
  • Journey
  • 승인 2022.02.1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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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칼럼니스트 Journey)

 

최근 한 지인이 결혼을 한다고 문자와 SNS를 통해 재차 결혼식 초대를 해왔다. 코로나(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정점을 달리고 있는 이때에 결혼식장에 가는 것은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음이 사실이다.

하긴 식당이나 커피숍은 매일 다니면서 1년에 몇 번 없는 결혼식장이라고 왜 못 간다는 말인가? 심지어 요즘 웨딩홀에서는 식사 대신 답례품으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다녀와도 무방해 보이건만, 내 마음은 끝내 불편함과 싸우다가 결국 결혼식에 불참하게 되었다.

SNS에 등장한 신랑신부의 입장 모습을 보며 마스크를 껴지 않고 있는 그들이 걱정되었고, 또 주위를 둘러싼 지인들이 혹시나 저 공간에서의 집단감염이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며칠 전 기사를 참고하자면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유럽이 팬데믹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 라는 내용을 접했다.

엄청난 코로나 확산세와 함께 백신접종률 또한 크게 늘어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나서는 얼마 뒤 누그러질 기세라는 것이다. 이런 바이러스의 재앙에서 벗어나면 우리는 다시 이전의 로맨틱한 결혼식 문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필자는 20대부터 약 15년 가까이 웨딩관련 일을 했다.

웨딩플래너부터 시작해서 웨딩홀 론칭과 마케팅 기획, 드레스샵 샵마스터, 헤어메이크업샵의 웨딩담당실장까지 다양한 웨딩업계 경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수백명의 고객을 케어했고 여전히 웨딩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남아있다.

웨딩플래너의 길을 선택한 것은 어릴 적 제니퍼로페즈의 웨딩플래너라는 영화에서부터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다. 프로패셔널한 전문직 여성의 멋진 모습, 그리고 아름다운 웨딩장면을 보며 매일이 아름다운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가장 행복했던 20~30대의 추억은 아름다운 결혼식을 핸들링 했을 때이다.

거대한 야외 풀장에 버진로드를 만들어 신랑신부를 입장시키고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그들의 결혼식을 풍성히 채웠다. 하얀벽이 전부이던 갤러리 내부에 아름다운 캐노피를 설치해 최고급 호텔 못지않은 풍경을 만들어주기도 했었다.

국제결혼을 하는 이들에게 그들이 다니는 허름한 국제교회를 전부 하얀 천으로 둘러싸고 사방을 꽃으로 장식하여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주었고,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축하공연을 하는 결혼식을 치러내는 동안, 그들의 콘서트에 흠취해서 신랑신부보다 더 행복했던 시절도 있었다.

여태 결혼 한번 해보지 못한 필자에게 결혼식이란, 사실 타인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수백번 넘게 겪어왔던 일이기에 낯설거나 어려운 일이 아님을 이 즈음에서 밝혀본다.
그리고 오늘은 전세계의 흥미로운 웨딩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여자에게 결혼이란? 가장먼저 생각나는 것은? 이라고 묻는다면 꽤 많은 답변에 포함되는 것이 바로 웨딩드레스이다.
신부에게 웨딩드레스는 신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웨딩드레스

오늘날 전 세계의 결혼식에서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이 전통은 로마에서 시작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마시대 때 다산의 상징으로 웨딩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고, 결혼식이 끝나면 신부 머리 위에 케이크를 엎었다며 귀족과 왕족들이 혼인 의례용으로 착용한 의상이 웨딩드레스의 시초과 되었다고 한다. 또한 그 당시에는 드레스 색깔이 검정색이라고 한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유행시킨 사람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다. 1840년 자신의 결혼식에서 레이스가 달린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나서 알려지면서 유럽 일대의 신부들은 점차 여왕의 흰색 드레스를 입기 시작했다. 이것은 곧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퍼지게 된다.

드레스와 관련하여 중국에서는 화이트 드레스를 입으면 금방 헤어진다는 미신이 있어서 전통 예복인 치파오와 이브닝 드레스를 입는데 최소 3번에 걸쳐 갈아입는다. 결혼식은 신랑이 신부를 데리러가면서 시작되는 것을 보면, 서양의 문화와는 정반대됨을 알 수 있다. 서양에서는 신부가 입장할 때까지 신랑이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보면 안된다는 미신이 있다.

부케

부케에도 기원이 있다.

부케는 프랑스어로 다발 또는 묶음 이라는 뜻인데 기원전 3세기부터 서양에서 곡식다발로 시작한 것이 시초이다. 아기를 많이 낳고 풍요롭게 잘 살라는 뜻이다.

중세부터는 곡식 대신 꽃으로 부케를 만들었는데 이는 꽃향기가 신부를 질병과 악령으로부터 보호해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웨딩

미국은 합리적인 그들의 사고방식처럼 결혼식 자체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헐리우드 스타나 유명인들의 성대한 결혼식 문화는 배재하도록 하자. 미국의 결혼식은 세리머니 자체는 짧고 피로연 파티가 장시간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인데 피로연은 신랑신부의 커플댄스로 시작해서 온 하객이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고 오랜 시간 파티를 함께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들러리 문화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결혼식날 신부를 악귀로부터 보호한다는 미신에서 유래된 전통이다. 

브라질의 웨딩

열정의 나라 브라질에서도 나름의 독특한 웨딩문화가 있다.

결혼 전 신랑신부는 일정 기간 동안 결혼에 대한 교육을 받고 시험을 봐서 합격해야 혼인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시험에 불합격하게 되면 유산상속 등 많은 부분에서 불이익이 있다고 하니 결혼의 중요성에 대해 국가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피로연에서는 남자들은 수트, 여자들은 드레스를 입고 한껏 미모를 뽐낸다고 하는데, 진정 흥의 나라인 만큼 화끈한 피로연이 눈에 선하다.

실제로 브라질에 가보았을 때 한 파티에서 그들의 열정을 피부로 느끼고서 생각한 것이 "이 나라에는 무한대의 열정이 있구나"였다.

한국이 흥으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인데 조금 다른 느낌의 흥이라고 할 수 있다. 땀으로 범벅된 브라질의 열정이 담긴 흥과, 한국의 스토리가 있는 서정적인 흥의 느낌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유대인의 웨딩

국가를 떠나 유대인의 결혼식에도 특유의 웨딩문화가 있다.

유대인에게 결혼은 매우 중요한 제도이다. 유대민족에게 결혼은 인류를 번성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을 달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세기 1:28에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라고 기록된 바와 같이 이 것이 결혼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유대인의 결혼식은 오직 랍비만이 주례를 할 수 있으며, 증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식이 이루어지지만, 신랑 신부의 가족이나 친척은 증인이 될수 없다.

때로 한국에서도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신부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유대인의 관습에서 비롯 되었으며, 신부가 아직 대기실에 있을 때 신랑이 신부에게 와서 얼굴을 면사포로 덮어주는 것이다. 이것을 '신부를 가리다 badekn die kalla'라는 관습이라고 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면사포를 쓰고 신랑의 안내를 받아 식장으로 가는 것은 이 남자를 온전히 믿고 신뢰하겠다는 고백으로 간주되었다.

유리잔을 밟아 깨는 관습 역시 미신에서 비롯된 것인데, 악령과 귀신을 물리치는 방법이다. 부부가 행복해지는 것을 시샘하여 방해하는 악마들이 유리잔 깨지는 소리를 듣고 더이상 방해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러나 저러나 결국 결혼식의주인공은 신랑과 신부이고, 미신을 떠나 둘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의 처지에 맞는 결혼식을 하고 가정을 꾸리면 될 것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은 돈이 오가는 웨딩 문화가 일반적인데 반해 서양에서는 선물로 대체하는 것 또한 합리적인 문화라고 생각된다.

돈으로 필요한 것을 사는 것도 좋지만, 금액에 따라 하객으로 초대받은 이의 마음이 퇴색될 수 있지 않은가?

코로나 시대, 바이러스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 이들의 앞날이 만개하기를 바라며 싱글라이프의 마지막을 선포하는 그들의 선언을 축복한다. [시사캐스트]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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