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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 57회] 감사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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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 57회] 감사하는 삶
  • Journey
  • 승인 2022.04.2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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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칼럼니스트 Journey)

 

일요일 오후 여자 셋, 각자의 집에서 부지런히 배낭에 짐을 싸고 외곽으로 캠핑을 떠날 채비를 한다.

갱년기에 접한 두 명의 여성과 나, 지난주 만났을 때 세상에 즐거움이 없는 듯 퀭한 눈빛으로 혼란스러운 세상을 비관하는 그녀들에게 나는 자연으로의 일탈을 제안했었다.

제안 이후 이 여행의 시발점이 된 나는 춘천의 북한강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카라반 캠프장을 찾아 예약하고, 1박 2일의 여행을 바삐 준비했다.

온라인 마트에서 장을 보고 각종 조리도구를 챙겼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여자들의 밤을 기념하기 위해 파자마 세트 3벌이 준비되어 있다.

캠핑 당일 언니들을 픽업해서 1시간 30분 거리의 캠프장으로 떠났다. 

오랜만에 만난 듯 끊임없이 수다를 떨고 어디에나 활짝 핀 봄꽃들이 가득한 경치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도착, 도착과 동시에 잠시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고 숯을 피우니 4시가 되었다. 누군가는 고기를 굽고 누군가는 빈속에 이미 한잔을 걸치고 기분이 알딸딸하다.

누군가는 취향에 맞는 음악을 틀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북한강을 바라보며 사색을 즐긴다.

막상 자연 속에 있으면 누구나 좋아하지만, 가기 전까지의 결정 과정이 귀찮고 시간이 맞지 않으면 성사되기 힘든 것이 캠핑이다. 

사람마다 성향이 있어서 누군가는 아예 요리를 못하거나 남을 챙기는 그것을 못 하는 사람도 있고, 평생 누군가를 챙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다양한 성향이 모여야 또 균형이 맞는 것이 캠핑이 아닐까?

본래 주방은 혼자 쓰는 거라 했다. 세 명 중에 두 명이라도 서로 요리사라고 난리를 치면 판이 깨지고 분위기가 어색해진다.

쓸데없는 데에 주말의 에너지를 소비할 것인가? 완벽한 조합, 두 명의 여성은 뉘엿뉘엿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흥에 취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곳에는 코로나바이러스도 전쟁도 없다. 그저 산과 강, 훈풍과 강아지 한 마리, 그리고 우리가 있을 뿐이다. 캠프장에 모닥불을 피우고는 코로나 19 이전에 우리가 당연시 생각했던 많은 일에 대해 생각했다.

최근 한 지인의 SNS 피드에는 생일기념 미국 여행의 사진이 도배되어 있고, 또 다른 지인은 골프 여행을 떠났다.

누군가는 비즈니스 여행 겸 여행인 듯 아름다운 유럽의 광경을 자랑했고 누군가는 항공 티켓을 예매하고 행복해했다.

코로나 19 이전 우리의 삶에서 골프와 여행은 언제든지 원하면 가능한 일이었고, 캠핑 또한 마찬가지의 취미활동이었다.

이제 여행은 꿈에서 그리는 목표가 되었고, 골프 인구는 갑자기 늘어난 탓에 골프장 예약이 어려울 지경이 되었다.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부지기수로 올라 높은 장벽이 되고 캠프장 역시 여행을 대신하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곧 한국에서는 야외 마스크에 대한 제재가 풀리고, 외국에서는 아예 마스크 사용을 자유화하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여행은 의미에 있어 이전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될 것이며, 골프장은 점차 고공 행진하던 가격이 안정되고 사람들은 해외 골프장으로 분산될 것이다.

인류는 마스크 사용에 익숙해졌고 마스크를 사용함으로써 감기, 독감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이상 때때로 우리는 마스크를 일부러 사용하게 될 것이다.

왜 인간에게 공기와 산과 강이 당연했고 해외여행이 감사하지 않았을까? 

왜 언제나 내 것인 듯 생각했었을까를 반성했다.

거대한 자연 속에서 인간의 힘으로 고칠 수 없는 만물을 지어내고 고치는 신에게 기도했다.

부디 끊임없이 악을 행하는 인간을 용서하기를, 반면에 단 한 명의 선한 인간의 기도라도 들으신다면 악한 이들을 대신해 선한 이들이 더 많은 기도를 할 수 있게 되기를. [시사캐스트]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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