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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 58회] 새로운 일상으로의 초대(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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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 58회] 새로운 일상으로의 초대(여행)
  • Journey
  • 승인 2022.05.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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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칼럼니스트 Journey)

 

만인의 연인이 되려면 자기가 없어져야 한다.

항상 만나는 사람의 취향에 맞추어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실제로 이런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도 없지는 않다. 예일대학교의 리프턴 교수는 이런 인간 유형을 프로테오스형 인간(Proteus Man)이라고 불렀다.

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 신은 '천의 얼굴을 가진 신'이다. 한 번도 자신의 원래 얼굴을 내보인 적이 없다. 문제는 자신이 없으니 인생의 목적도 주관도 없이 그때 그때 적당히 살아가는 현대인을 빗대 한 말이다.

-이시형, 둔하게삽시다 중 발췌 

이글을 읽고 나 자신이 얼마나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 되었다. 필자는 정말 좋은 일이 있을 때 자신을 위해 해주고 싶은 세리모니가 없다. 결국 기쁜 마음으로 귀가해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식사를 하고 일찍 잠을 청한다.

또한 정말 안 좋은 일이 생길 때 역시 특별히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하고 싶은 소망이나 방법이 없다. 그저 아주 긴 잠을 청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필자는 자신을 위해 산다기 보다는 외부적 요인(환경, 상황, 사람 등)에 의해 이끌려지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구보다 삶에 대한 고민과 생각도 많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도 많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지금 이 순간에는 누군가에게 잘 맞추는 삶을 살며 내가 주체가 되는 미래의 삶을 선망한다. 얼마나 외롭고 헛헛한 일상인가?

최근 미국 출장 일정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감정을 느꼈다. 보스톤 출장을 위해 항공권, 숙박 등을 어레인지 하면서 느껴진 감정은 일보다는 여행의 감정이었다.

2020년 3월 이후 단 한 번도 외국에 나가지 못했던 설움을 출장을 빌미로 해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희망의 감정, 이것은 출장 일정 가운데 여행일정을 추가하면서 현실화 되었다.

뉴욕의 호텔을 예약하고 부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만남의 일정을 어레인지 했다. 그들도 외국 여행을 못하기는 마찬가지였으리라, 지인의 방문이 반가웠는지 고맙게도 소더비 경매 투어와 맛집 어레인지까지 일체 맡겨만 달라고 했다.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유튜브를 열어 '뉴욕 여행'이라고 검색했다. 뉴욕, 2016년 경 홀연히 떠난 그 곳에서 한 달을 세상에 없는 존재처럼 지냈었다.

그 당시 한국에서 과로로 인한 번아웃 상태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일상에서의 탈출이었고 사직서를 제출한 뒤 처음 밟는 땅 뉴욕을 밤낮없이 누비기 시작했다. 여행과 치유의 시간이라고 해서 별다른 것은 없다.

머무는 장소만 바뀐 유목민의 삶처럼 눈뜨면 아침을 먹고 공원을 거닐고 책을 읽고 박물관에 갔다. 때가 되면 점심을 먹고 맨해튼 전역을 두 발로 거닐다가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또 숙소로 돌아갔다.

여행이란 치유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고통을 잠시 멈추게 하는 수단이 아닐까?

잠시 멈춘 고통이 무뎌져 이겨낼 힘이 조금 더 생기면 그때 일상으로 돌아와 넉넉히 이겨내는 것. 그것이 여행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에 뉴욕 여행을 검색하고 설레는 마음을 증폭시켜보고 싶었다.

수많은 영상 중 아름다운 배경이 돋보이는 영상들을 둘러보면서 같은 곳을 여행해도 사람마다 이렇게 즐기는 방식이나 여행에 대한 마인드가 정말 다르구나라는 것이 느껴졌다.

한 인플루언서는 예쁜 장소, 예쁜 음식이 있는 곳, 예쁜 자신의 모습을 위주로 여행하고 촬영했다. 그녀에게 여행의 주인공은 뉴욕이 아니라 자신이다. 

한 유튜버는 뉴욕 곳곳의 랜드마크와 맛집 위주로 영상을 촬영했다. 또한 미국 여행 중 부딪힐 수 있는 어려움과 해결방법에 대해 알려주었다. 실제로 첫 여행을 앞둔 사람이라면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겠다 싶다.

그에게 여행의 목적은 정보를 다른 이에게 전하기 위한 사업적(유튜브) 의도가 강하다. 물론 사업적인 만큼 지출도 넉넉하다.

또 다른 유튜버는 랜드마크, 맛집도 찾아다니지만 위의 유튜버와는 성격이 달랐는데, 최소한의 여행자금을 쓰는 것이 목적인 듯 보여졌다.

위의 유튜버가 뉴욕 최고의 스테이크하우스를 찾을 때, 이 유튜버는 가장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로컬 식당을 다니며 햄버거를 먹거나 라면,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끼니를 때웠다. 이 외에도 식사와 관계없이 유명하다는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커피, 디저트 등을 계속 사먹고 사과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사기위해 매장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그녀에게 여행의 목적은 경험치일까?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목적일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다른 이유로 뉴욕을 찾았고, 각자의 방식대로 여행을 즐겼다.

필자의 이번 출장 속 자투리 뉴욕 여행의 목적은 무엇일까?

드넓은 세상에 내가 지금 품고 있는 걱정이나 염려들이 너무나 작은 것임을 깨닫고 이겨낼 힘을 조금 더 키워오는 것 그리고 미국의 지인들과 한 끼를 먹더라도 가장 행복한 컨디션으로 즐기고 건강히 돌아와 그 힘으로 더 큰 일들을 해내는 것이다.

대단한 목적이 있다고 이루어지지 않듯이, 이번 여행에서는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나를 위해서 사는 것, 그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코로나19와 전쟁,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인류는 지쳤 있고 분노에 가득 차 있다.

당신도 일상에서의 탈출이 필요하다면 조심스레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자신을 온전히 챙겨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희망찬 일상을 만들어보자.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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