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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MR 헤드셋, 애플이 만들면 정말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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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MR 헤드셋, 애플이 만들면 정말 다를까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6.11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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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애플이 공개한 비전프로 사용 모습. [사진 = 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이 공개한 비전프로 사용 모습. [사진 = 애플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의 개발자 콘퍼런스인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논란의 제품이 공개됐다. 바로 혼합현실(MR)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비전 프로에 관해 “애플의 모든 혁신 기술을 집약한 공간 컴퓨터”라고 설명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2014년 9월 공개한 스마트워치 제품인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새롭게 내놓는 하드웨어 제품이다. 기존의 VR 헤드셋처럼 고글 모양을 하고 있다. 헤드셋을 쓰면 애플리케이션(앱) 화면과 영상 등이 현실 공간에 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눈동자 움직임과 목소리를 통해 앱을 실행하거나 멈출 수 있다. 손가락을 움직여 가상 화면을 키우거나 줄이는 기술로 영상을 최대 30m까지 키울 수 있다. 애플 측의 설명대로라면 어디서나 영화관 같은 분위기를 낸다. 

애플의 헤드셋 출시는 그간 설만 무성했다. 2017년부터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실제로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2019년 7월에는 애플의 AR·VR 개발팀이 아예 해산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가상현실(VR) 기업인 넥스트VR(NextVR)을 인수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애플이 공개한 비전프로 사용 모습. [사진 = 애플 홈페이지 화면 캡처]
애플이 공개한 비전프로 사용 모습. [사진 = 애플 홈페이지 화면 캡처]

그만큼 애플은 비전프로 개발에 상당한 공을 기울여왔다. 업계에 따르면 MR 헤드셋 개발 기간은 7년이다. 아이폰의 개발 기간이 3년 안팎이라는 걸 고려하면 2배에 달하는 시간을 쏟았다. 기술 완성도와 디자인 문제로 출시가 매년 미뤄졌는데, 결국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다만 애플의 혁신 제품이 아이폰처럼 세상을 뒤흔들지는 물음표가 많이 따라붙는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 현지 기준 3499달러로 책정됐다. 메타의 인기 VR 헤드셋 ‘퀘스트 프로’의 가격(999달러)보다 3.5배가량 비싼 셈이다. 한화로는 약 450만원으로 부가세를 고려하면 국내에선 500만원 안팎에서 출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무리 기능이 혁신적이라고 하더라도 500만원에 달하는 돈을 지불하고 선뜻 구매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거란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비전프로는 배터리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전원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지만, 외장 배터리를 쓰면 최대 2시간만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이 대표적인 사용의 예시로 홍보한 영화를 고려했을 때, 러닝타임이 3시간이 넘어가는 영화는 한 번에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애플 주가 추이. [사진 = 구글 캡처]
애플 주가 추이. [사진 = 구글 캡처]

MR 헤드셋이 속한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재 이 산업의 선두주자는 메타인데, 메타버스의 전략 핵심 부서라 할 수 있는 리얼리티랩스가 십수조원대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다. 

관련 기술을 개발하던 기업들도 하나둘 손을 떼기 시작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올해 들어 메타버스 부서를 폐쇄하고 50명 정도 되는 팀 구성원을 모두 정리 해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메타버스 관련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이 때문인지 애플의 주가는 비전프로 공개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물론 어떤 제품을 출시하든 흥행 신화를 써 내려온 애플이라면 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플워치와 에어팟도 출시 초기 혹평을 받다가 역대급 흥행 성적을 거둬왔다.

IT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기준을 만든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고, 에어팟은 수요가 거의 없던 무선 이어폰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제품이었다”이라면서 “어쩌면 애플은 이번에도 ‘MR 산업을 새롭게 정의한 선구자’란 평가를 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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