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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GS칼텍스, 저탄소 신사업으로 체질개선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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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GS칼텍스, 저탄소 신사업으로 체질개선 본격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9.13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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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 가속

(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정유업계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 다시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지속으로 국제유가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정제마진도 배럴당 1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유사의 실적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정유 4사의 실적 반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터널의 끝이 보이지만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예상할 수 없는 변수들이 존재하는 한, 언제 또 다시 터널에 진입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이에 정유업계는 불안정한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 가능한 미래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신규 사업 진출에 신중한 GS칼텍스도 탈(脫)정유 행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2분기 영업손실 19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 비중이 80% 이상인 정유 부문이 국제유가·정제마진 하락으로 적자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불안정한 정유 사업에 기업의 존폐를 걸 수는 없는 일이다. GS칼텍스는 정유 사업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재편, 지속 가능성이 담보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 ci.

GS칼텍스는 ▲친환경 에너지 ▲화이트바이오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등 저탄소 신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친환경 에너지로 탄소 저감 실현... 지속 가능한 미래 위한 파트너십 강화 

수소는 탄소 중립을 위한 필수 에너지원이다. 수소와 산소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전기가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배출되지 않고 부산물로 순수 물만을 배출한다. 이러한 이유로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탄소 경제에서 수소 경제로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뤄지는 중이다. 글로벌 수소시장 규모는 오는 2050년 약 2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가 수소시장 선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정유사들은 앞다퉈 수소 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GS칼텍스도 지난 2021년 한국가스공사와 '액화수소 생산 및 공급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수소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양사는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수소 추출설비 구축 △CCU 기술 실증 및 상용화 등 액화수소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협업을 약속했다. 현재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t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액화수소 1만t은 수소 승용차 약 8만 대가 1년간 사용 가능한 양이다. 양사는 액화수소 생산은 물론 공급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액화수소 생산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수도권과 중부권에 수십 곳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GS칼텍스는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1천 억 원을 투자해 15MW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올해 발전소가 완공되면 GS칼텍스 여수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공급받아 산소와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인근 공장에서 파이프라인으로 부생수소를 공급받으면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부생수소를 원료로 사용하면 오염 물질이 배출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또한 발전기에 장착된 미세필터를 통해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도 정화시킬 수 있다.

사진=GS칼텍스
사진=GS칼텍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불을 지핀 GS칼텍스는 지난해 국내 8개 기업(▲한국동서발전 ▲현대글로비스 ▲한화솔루션 ▲삼성물산 ▲남해화학 ▲린데코리아 ▲GS에너지 ▲GS건설)과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 사업을 위한 기업 컨소시엄 협약'을 체결했다. CCUS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탄소를 모아 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Storage)와 포집한 탄소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CCU(Carbon Capture&Utilization)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탄소저감을 실현하는 CCUS는 탄소중립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에 GS칼텍스도 CCUS 사업의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8개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GS칼텍스는 여수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활용, 저장하는 CCUS 사업 전 영역에 참여하고 있다. 여수공장을 비롯해 여수산단 내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화학적 전환을 통해 올레핀, 폴리올, 비료 생산에 활용하거나 광물학적 전환을 통해 광물 탄산화 등의 원료로 활용한다. 나머지 이산화탄소는 액화 후 국내외 저장소에 매립해 저장한다.

지난 3월에는 한국남동발전과 '청정 블루수소 생산·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청정 블루수소는 수소 제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에너지원이다. GS칼텍스는 청정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해 연간 약 2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한국남동발전은 청정수소를 활용한 발전 설비를 운영, 무탄소 전력을 GS칼텍스와 여수산단에 공급한다. 양사는 여수 지역 탄소중립은 물론 청정수소 생태계 구축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탄소 저감 방안을 지속 발굴해가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사진=GS칼텍스
사진=GS칼텍스

바이오항공유ㆍ바이오디젤ㆍ바이오선박유ㆍ바이오케미칼... 탄력 받는 '바이오 사업'

바이오 연료 사업도 GS칼텍스가 택한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탄소 감축 효과가 80%에 달하는 바이오 연료 사업은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와도 맞닿아 있다. OECD는 오는 2030년 바이오기술이 전 산업 분야에 적용돼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바꿔 놓을 것이라 예견했다. 바이오 연료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GS칼텍스도 바이오 연료 사업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항공유, 바이오디젤, 바이오선박유, 바이오케미칼 등 바이오 사업 전반에 대한 밸류체인 확장으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바이오항공유를 대한항공에 공급, 국내 최초로 하늘 위 탄소저감을 실현한다. 바이오항공유는 옥수수, 사탕수수, 폐식용유 등 친환경 원료로 생산한 항공연료로 지속 가능 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SAF)라 불린다.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하면 비행기의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바이오항공유 도입을 의무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우리나라도 바이오항공유 상용화에 첫발을 내디뎠다.

사진=GS칼텍스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와 대한항공은 지난 6월 '바이오항공유 실증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GS칼텍스는 바이오항공유를 도입해 대한항공에 공급하고, 대한항공은 실증 비행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 5일에는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한 대한항공 화물기가 첫 운항에 나섰다. 앞으로 석달간 6차례에 걸쳐 시범 운항이 이뤄질 예정이다. 

화물기에 급유한 바이오항공유는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NESTE)'에서 생산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국내에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 전량을 수입해야 한다. GS칼텍스는 자회사인 GS바이오의 여수 바이오디젤 공장에 바이오항공유 설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생산 시설을 갖추기 전까지는 바이오항공유를 수입, 공급하며 시장 내 영향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의 바이오디젤 사업도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식물성 기름이나 소·돼지 등의 동물성 지방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경유다. 화석연료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적어 대체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GS칼텍스는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어 갈 바이오디젤에 390억 원을 투자했다. 탄소중립 시대에 바이오디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GS칼텍스는 바이오디젤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내년 말까지 생산능력을 확충해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분야 밸류체인 확장을 위한 파트너십도 다방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HMM과 바이오선박유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HMM의 선박에 바이오선박유를 공급하기로 했다. 바이오선박유는 바이오디젤과 선박유를 각각 3:7 비율로 섞어 생산한 친환경 연료다. GS칼텍스는 바이오디젤과 선박유의 제조, 품질 관리, 급유 역량까지 갖추고 있어 바이오선박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에는 LG화학과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여수공장에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상업화를 위한 실증플랜트를 건설 중이다.

사진=GS칼텍스
사진=GS칼텍스

지난 6월에는 뷰티기업인 로레알과 바이오 기반 화장품 원료 개발 및 공급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S칼텍스는 2007년부터 바이오 케미컬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재생 가능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인체 친화적 천연물질인 2,3-부탄다이올을 발견했다. 오랜 연구 끝에 2,3-부탄다이올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공정에서의 친환경성을 인정받아 국내외 친환경 인증을 획득했으며, 자체 브랜드 '그린다이올'을 런칭해 국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 제품의 원료로 공급하고 있다. 100개 이상의 자회사를 보유한 로레알과의 협업을 통해 GS칼텍스의 친환경 사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MR/CR 기술로 순환경제의 길을 열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의 물리적 재활용(Mechanical Recycling, 이하 MR)과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ing,이하 CR)이 순환경제의 길을 만들고 있다. 

GS칼텍스는 2010년부터 MR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MR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선별, 분쇄, 세척해 다른 제품을 만드는 원료로 되돌리는 재활용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친환경 복합수지를 생산한다. 복합수지는 국내 정유사 중 GS칼텍스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전처리 기술로 상품성을 인정받아 자동차,가전 부품의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2021년부터는 CR기술을 활용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약 50톤을 여수공장 석유정제공정에 투입하는 실증 사업을 전개했다. 화학 공정으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원재료로 되돌린 후 재생산하는 방식이다. CR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품질, 기능에 변화가 없어 자원순환의 핵심기술로 각광받는다. GS칼텍스는 열분해유 실증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연간 5만 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향후 연 100만 톤 규모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환경'과 '성장'을 동일선상에 두고 있다. 탄소중립을 향한 길이  곧 경제 성장, 기업 성장의 지름길인 셈이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GS칼텍스의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 GX)'프로젝트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저탄소 신사업의 윤곽이 드러나며 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의 밑그림이 완성되고 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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