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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조 단위 대어라더니 어닝쇼크, IPO 다시 찬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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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조 단위 대어라더니 어닝쇼크, IPO 다시 찬바람 불까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11.13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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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아졌다.[사진 픽사베이]
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아졌다.[사진 픽사베이]

하반기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다시 찬바람이 불 조짐이다. 지난 8월 IPO에 성공하면서 증시에 입성했던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가 충격적인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파두는 올 3분기 매출 3억2081만원, 영업손실 148억2135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고 적자폭은 15배 이상 커졌다. 상장 직전 분기인 2분기 매출은 58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파두 주가 추이. [사진=구글파이낸스]
파두 주가 추이. [사진=구글파이낸스]

파두는 지난 2016년 설립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저전력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를 메타 같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자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2월 프리IPO 단계에서 1조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내 팹리스 기업 최초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등극했다. 반도체 스타트업 중에선 가장 돋보이는 기업이었다. 

상장 직후에도 공모가(3만1000원) 안팎에서 움직이는 신통치 않은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기업가치 1조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조 단위 기업가치를 보유한 기업이 지난 3개월 동안 3억원을 버는데 그쳤다는 건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아무리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으로 미래 실적을 바탕으로 몸값을 책정했다지만, 분기 매출 3억원은 상장사의 실적으로 보기 민망한 수준이다. 

당연히 회사 주가도 폭락했다. 실적이 발표된 첫날엔 하한가(29.97% 하락)를 기록했고, 이튿날에도 21.93%나 하락했다. 3만4700원이던 주가가 1만8970원으로 반토막 수준이 됐다. 

파두는 실적 발표 후 자료를 통해 “메모리 산업은 지난 10년간 가장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볼 때 파두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더 큰 그림에서 파두는 올해 강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은 어떻게 이런 기업이 증시에 입성할 수 있었느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에 먼저 입성한 파두가 충격적인 성적표를 내면서 IPO를 준비하던 다른 기업들도 눈치를 보게 될 처지에 놓였다. 당장 IPO 단계를 밟고 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며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청약 결과 청약증거금은 3조6705억원, 경쟁률은 70.04대1을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 주가 추이. [사진=구글파이낸스]
두산로보틱스 주가 추이. [사진=구글파이낸스]

지난 9월 약 33조 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은 두산로보틱스와는 비교되는 성적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올해 마지막 조 단위 대어로 꼽히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운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흥행에 실패한 셈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또 다른 조단위 IPO 대어인 두산로보틱스 역시 상장 첫날 기록한 주가를 아직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아직 투자자들이 IPO 시장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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