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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톺아보기] 작년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식품비 87만원…전년 대비 5%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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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톺아보기] 작년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식품비 87만원…전년 대비 5% 상승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1.08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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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해서 이젠 집밥 먹어요”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고물가에 식품비, 외식비 등의 지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서민들의 먹거리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올해 역시 물가는 치솟고 월급은 한정되어 있어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다른 건 못해도 먹고는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한 주부의 말처럼 식품비, 외식비 등의 지출액이 높아지면서 소비자의 마음까지 움츠러들고 있다. 이처럼 가계의 월평균 식품비 지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서민들의 먹거리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소득 증가율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가운데 식품 물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식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식재료를 구입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집밥족’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물가 상승 속도 반해 소득 증가 속도는 한참 못 미쳐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 가구의 명목 식품비 지출액은 가구당(1인가구 포함) 월평균 87만19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3분기 지출액(83만2000원)을 경신한 역대 최대치로 직전 분기 대비 9.0% 증가했고,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4.5% 증가한 수치다. 가구의 월평균 식품비 지출액은 2019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외한 작년 3분기 가구당 실질 식품비 지출액도 73만6026원으로 2분기 대비 7.1% 증가했다. 물가 상승 속도는 가파른 데 반해 소득 증가 속도는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면서 가계의 식비 지출 부담도 빠르게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중 대표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6.8%로 전체(3.6%)의 1.9배를 기록했고, 외식 물가 상승률도 6.0%로 1.7배로 조사됐다.

이는 가공식품·외식 등 먹거리 물가 부담이 다른 품목에 비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3.1%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과일 물가 상승률은 9.6%로 높았다.

“외식 물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면서 가계 운영에 위기 감지”

직장인 박모(38)씨는 요즘 퇴근하면 집으로 직행한다. 맞벌이 부부로 아내보다 퇴근이 빠른 박모씨가 저녁을 도맡아서 준비하기 때문에 특별히 회식이 잡히지 않는 이상 바로 집으로 가서 요리를 한다.

그는 “일하고 퇴근하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얼마 전까지 외식을 하거나 배달앱을 통해 시켜 먹었는데 식비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더라”라며 “요리해서 먹는 편이 효과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녁밥을 준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1월의 경우 식비를 계산해 보니 100만원이 넘게 들었다”라며 “연말이 다가오면서 들뜬 마음에 이것저것 사서 먹다 보니 지출이 너무 컸다”라고 말했다.

주부 오모씨(35)씨 역시 “지난해 둘째가 태어나고 힘들다는 핑계로 배달을 자주 시키다 보니 남편 월급의 상당 부분이 식비로 지출됐다”라며 “예전에 시켜 먹었던 것보다 양도 많이 줄어서 배부르지 않을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는 정신 차리고 집밥을 해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라며 “물가가 너무 올라 식비를 좀 줄어야 생활비에 맞춰 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간호사 안모(48)씨도 “일 끝내고 대부분 외식을 하거나 포장해온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해결하는 일이 잦다”라며 “외식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면서 가계 운영에 위기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그는 “피곤하더라도 요리해서 먹어야 식비가 좀 줄 것 같다”라며 “사실 식재료 비용도 만만치는 않은데 ‘일단 해 먹는 게 좀 더 경제적일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얇아진 지갑 사정 대비 치킨, 햄버거값은 인상돼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 가구의 명목 식품비 지출액은 가구당 월평균 87만198원으로 집계됐다. [사진=픽사베이]
치킨, 햄버거 업계도 지난해 가격을 인상해 전체적으로 식비가 너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픽사베이]

이처럼 물가 상승세로 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외식보다는 식재료를 구입해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식품비를 신선식품(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외식으로 구분해 실질 지출액을 살펴보면 작년 3분기 신선식품의 월평균 지출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고 가공식품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외식 지출액은 2.1% 감소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며 외식 소비 비중이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부터 물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외식 소비는 감소하고 내식 소비(신선 및 가공식품)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외식업체들은 연중 가격 인상을 이어가며 소비자의 외식비 부담을 키웠다.

대표 외식 메뉴인 치킨은 bhc가 지난달 29일부터 3000원 안팎 인상에 나서면서 주요 브랜드의 제품 가격이 일제히 2만원대로 오르게 됐다. 앞서 BBQ는 2022년 5월 전 품목 가격을 2000원 올렸고, 교촌치킨도 지난해 4월 품목별로 최대 3000원까지 인상했다. 햄버거 업계도 지난해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주부 공모(44)씨는 “치킨을 시키면 중학생 아들 둘이 앉은 자리에서 한 마리씩 먹는다”라며 “치킨값이 너무 올라 치킨 먹고 싶다고 3~4번 졸라야 한 번씩 사준다”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2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5.4% 올린 데 이어 11월에도 버거 4종, 맥모닝 메뉴 1종 등 총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약 3.7% 올렸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도 버거 메뉴 가격을 평균 4.8%, KFC는 버거와 치킨 제품 가격을 100~200원가량 올렸고, 롯데리아 역시 불고기버거 등의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다. 이밖에 맘스터치도 제품 43종 가격을 평균 5.7% 올렸다.

직장인 김모(34)씨는 “싸고 간편해서 즐겨 먹던 햄버거인데 이제는 세트 메뉴에 사이드 오더 한두 개만 하면 1만원이 훌쩍 넘는다”라며 “전체적으로 식비가 너무 올랐다”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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