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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뚝심경영´ 현대차 정몽구 ´집착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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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뚝심경영´ 현대차 정몽구 ´집착경영?´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4.09.30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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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소떼 방북 사건, 전무후무한 초고가 한전 부지 인수
숙원 사업에 대한 父子의 평가는 엇갈렸다
김기식 의원 "정몽구 집착 밖에는 설명 안 돼˝
집착 폐단, 김용환 부회장 등 TF팀 전략 부재로?

(시사캐스트, SISACAST= 윤진석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집착 경영 논란이 故정주영 창업주의 뚝심 경영과 비교되고 있다.

그동안 정몽구 회장은 아버지의 경영 스타일과 닮았다는 평판을 들어왔다.

자수성가 신화를 남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70년대 산업화 시대를 이끈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가다.

정주영 명예 회장이 현대그룹을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정착시켰다면, 그의 둘째 아들인 정몽구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뚝심, 불도저 경영, 통 큰 배포, 강철 리더십 등의 경영 스타일로 현대기아차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들 부자는 뚝심 끝에 오랜 숙원을 이룬 점도 닮았다.

그 예로 정주영 소떼 방북사건은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 민간교류사업 중 전무후무한 이벤트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1998년 6월 해방 이후 최초로 휴전선을 경유해 소떼를 몰고 방북한 이른바 '통일소 1001마리 퍼포먼스'를 성공시켰다.

남북한 휴전선이 해방 이후 최초로 개방된 가운데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펼쳐진 통 큰 드라마틱한 연출이라는 점에서 일약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정주영 회장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힘입어 금강산 관광 개발 사업 단독사업자로 선정된 가운데 통일 외교를 대변해 줄 소떼를 몰고 방북해 남북화해와 평화 모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 회장 개인적으로도 감개무량한 이벤트였다. 막노동으로 시작해 한국 최대의 재벌이 되어 금의환향한 것이니 오랜 숙원과 뚝심 끝에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밟았을 때의 소회는 남달랐을 거라는 후문이다.

최근 정몽구 회장도 한전 부지 인수전에 참여해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 이해하기 어려운 통 큰 베팅으로 매입, 순식간에 재계 안팎을 패닉 상태에 빠트렸다.

지난 18일 현대차그룹이 적어낸 한국전력의 강남 삼성동 본사 부지 입찰 가격은 무려 10조5천500억. 취득세 2천 600억 원을 합하면 사실상 매입가격은 10조 8천억 원을 넘어선다.

이는 한전부지 감정가 3조3000억의 3배를 웃도는 초고가 매입 금액으로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청담동 평당 매매가와 비교해도 2배 반 이상 비싸게 사들였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이 한전부지 인수는 오랜 숙원사업으로 장차 글로벌 규모의 통합사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매입가는 고개를 갸웃하게 하고 있다.

제아무리 절실함이 묻어난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라고 해도 정도에 지나친 무리수를 던진 탓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렸고, 결과적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엄청난 출혈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욕심과 집착 경영이 낳은 폐단이라고 꼬집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근래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이 5조에 살 땅을 10조에 산 것에 대해 “정몽구 회장의 집착이라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게 얼마나 비상식적인 결정인지를 알 수 있고, 더군다나 땅값만 10조 5500억에다가 앞으로 건설비와 세금, 기타비용을 다 하면 근 20조원에 가까운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런 결정이 정몽구 회장의 집착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집착 경영이 결과적으로 한전부지 인수전을 맡은 현대차그룹 태스크포스(tf)팀의 전략 부재로 이어졌다는 견해도 나온다.

현대차 TF팀이 삼성전자가 입찰가를 8조 원 이상 써낼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입수해 과도한 베팅을 했다는 얘기가 항간에 떠도는 가운데 이 또한 정 회장의 무리한 압박이 빚은 정보력 부재, 전략의 미숙을 낳았다는 평가다.

어쨌거나 정몽구 회장은 인수전에 참여한 임원들의 노고를 치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김용환 부회장과 정진행 사장 등 TF팀에 대한 문책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한전 부지 인수전 잡음은 한동안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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