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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노무현 정부의 ´개헌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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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노무현 정부의 ´개헌 데자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4.11.14 0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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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또 다시 불붙다 꺼지나…개헌논의인가, 개헌놀음인가?

(시사캐스트, SISACAST= 윤진석 기자)

우리나라 개헌 시계는 1987년에서 멈춰 있다.

현 헌법의 주요 근간은 87년 민주화 투쟁의 산물인 대통령 직선 5년 단임제다.

당시 여야 합의로 일군 5년 단임제는 민주화 세력의 양대산맥이었던 YS(김영삼)와 DJ(김대중)의 사견이 들어간 권력 구조였다는 후문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포함하면, 5년 단임제로 선출된 대통령은 모두 여섯이다. 세월로 치면 27년 여 가량이 흘렀다. 

그런 만큼 이제는 30여년 가깝게 정지되어 있는 개헌을 손질해 새로운 시대를 반영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일반적이다.

최근 김무성 발(發)로 불붙은 개헌 화두가 19대 국회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이재오·문희상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 골든타임'을 연호하고 있다.

하지만 개헌 논의의 불씨를 계속 살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개헌 논의가 불붙는 가 싶다가 이내 꺼지고만 역대 국회와 묘한 데자뷔를 보이기 때문.

이명박 정부 때인 18대 국회에서도 개헌 논의는 봇물을 이뤘다. 사실상 2008년 국회의 최대 과제는 '개헌'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형오 당시 국회의장은 "개헌논의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물결 같이 돼 버렸다"고 연설한 바 있다.

한나라당 이주영, 민주당 이낙연,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등 여야 70여명의 의원들은 개헌 논의에 뜻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용두사미로 끝났다.

17대 국회에서도 개헌 불씨가 켜지는 듯 싶었지만, 그 뿐이었다. 이 시기 '원포인트 개헌'을 화두로 던진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차기 대선을 몇 달 앞둔 상황에서 개헌 카드를 꺼내든 것은 '정략적' 제안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이제껏 그래 왔듯 개헌 논의에 불을 붙이기는 쉽다.

4년 중임제로 나아가든 이원집정부제로 바뀌든 혹은 둘 다 이루거나 다른 대안을 선택하든 어쨌거나 기존 제왕적 대통령 중심의 정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갈망은 점차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19대 국회 역시 갈 길이 아득하다.

개헌 나팔을 맨 처음 불어제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마저 청와대 눈치를 보며 소신을 접었다. 이재오 의원 등 몇몇이 뜻을 굽히지 않고 꺼져가는 개헌 불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진심으로 개헌에 목숨을 건 소신파들 또한 생각보다 적어 보인다. 일부를 제외하면, 태반이 당리당략에 치우쳐 개헌 이슈에 각자의 숟가락을 올려 놓은 모양새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런 뜻에서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은 개헌 논의를 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개헌 놀음을 하려는 것인가?

찔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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