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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 실적압박과 비인간적 경영…˝직원 뇌출혈로 쓰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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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 실적압박과 비인간적 경영…˝직원 뇌출혈로 쓰러져˝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4.12.01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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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직원, ˝실적·퇴사 압박 심해…부조리·불법 영업 부작용 초래˝
˝대교에서 말하는 건강한 인간,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는 없었다˝

(시사캐스트, SISACAST=이선진 기자)

교육업체 1위 기업 대교 눈높이 러닝센터가 원칙적 유아학습이 불가한 내방교실 개념의 보습학원을 설립한 뒤 만3세 이상의 유아 회원을 회사 묵인 하에 전국적으로 모집․운영․관리해 온 사실을 27일 <시사캐스트>에서 단독 확인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과 같이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진행되는 불법 유아학습은 안전사고의 위험성 또한 높을 수밖에 없어 교육 당국의 엄중한 제재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성과지상주의에 물든 대교의 경영시스템을 전면 수술하지 않고서는 불법유아학습 같은 위법 사례는 되풀이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직원들에 가해지는 실적압박과 비인간적 경영이 각종 불법 및 부작용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최근 익명을 요구한 전직 대교 영업부 직원을 만나 그가 제보하는 성과지상주의 대교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교의 실적 압박 어느 정도인지.

“목표를 정해놓고 일일마감, 주간마감, 하프마감, 월 마감 등 늦은 시간까지 정해진 수치를 맞추도록 강요한다. 실적을 맞추지 못하면, 부진 원인 대책 보고서를 제출하게끔 한다. 이와 함께 아침부터 ‘부진 업무 컨설팅’에 불려간다. 이 과정 안에서의 실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눈치주고 야단치는데 자괴감이 들지 않겠나. 그러다보니 무리해서라도 수치를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게 된다. 개인적 금전을 부담해서라도 회원 수치를 맞추고, 그도 아니면 러닝센터를 통한 불법 유아학습처럼 회원 수치를 맞추기 위해 위법행위인줄 알면서도 회원 모집하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자기살 깎기로도 들린다. 실적압박에 따른 부조리 현황은.

“대표적인 것이 휴일 마트 근무다. 당연히 휴일근무에 대해서는 보상이 따라야 하는데 사업부제 (계약직 사원)와 비교를 하며 무보수 근무를 강요한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이 있다.
목표 수치 압박이 장난이 아니다. 일일마감, 주간마감, 하프마감, 월 마감 등 수치를 강요받는데 부족할 경우 없는 회원을 등록하게 된다. 결국 허수가 되고 금전적인 부담으로 돌아온다.
퇴회(중단회원)도 정해진 수치가 초과될시 처리를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입회, 퇴회로 인해 몇 십 만원씩은 회사에 상납 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또한 조직원 자녀 학습도 횡횡하다. 공부의 필요성이 없어도 조직원 자녀들은 무조건 등록을 하게끔 되어 있다. 물론 자녀교육 지원금이 나오지만 자녀가 공부를 하지 않아도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원들이 거꾸로 회사에 돈을 주는 꼴이다. 어림잡아 전국 조직원 자녀수가 엄청날 거다. 평균1명이 5과목 이상은 하고 있다.“

- 제일 심한 불법 사례를 꼽는다면.

“부정 업무가 제일 심한 곳이 러닝센터다. 등록 가능한 과목수가 많기 때문에 허수도 많고, 특히 유아회원 수업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실적압박 속에서 누가 싫다하겠는가. 사실상 유아회원 관리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그렇지만 실적 압박이 심하고, 위에서도 묵인해주고 오히려 지점에서 교육까지 시켜주니…. 안할 도리가 없다.”

- 회사의 개입 속에 불법 학습이 자행된다는 건가.

“적어도 회사 묵인 하에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회원등록 최종 승인은 지점장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불법 학습이 진행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곳이 본사다. 그런데도 이를 묵인하고 장려하는데 안할 이유가 없지 않나. 만약 본사에서 묵인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사실 본사에서 공문 한번만 내려가면 지점별로 알아서들 하지 않는다. 또한 지점별로 학습현황 통계랑 지침 내려주면 바로 개선된다.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는 유아 내방 회원을 모집하면 돈이 되는데 아무런 이슈 없이 막을 이유가 없지 않나. 그러니 알면서도 묵인하고 오히려 장려하는 분위기로 나아가는 것이다.”

- 강영중 회장도 관련되었다고 보나.

“현재 경영일선에 있는 분이다. 결국 최종 책임은 회장에게 있다고 본다. 러닝센터가 주력 사업인 상황에 이런 내용을 모른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연령층, 전체회원 비중, 매출 비중등 경영자로서 모르고 있다면 자질이 없는 거다.”

- 유아 안전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사고가 나면 책임질 곳도 불명확한 것 아닌가.

“아무리 조심시켜도 위험하다. 초등학생 이상 중 큰 아이들도 장난이 심하기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 사고가 나면 보상 기준은 정해진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안다. 개인이 감수해야 되는 것으로 안다.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보상받을 만한 법적 근거 또한 미약할 수밖에 없다.”

- 학부모들은 모르는 일 아닌가.

“학부모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자연스럽게 공범이 되는 구조다.. 알려주면 안 보낼 것이다.”

- 그동안 대교는 직원들에 대한 비윤리경영 도마에 자주 오르내렸다. 실적압박 외에 비인간적 처사를 꼽는다면.  

“퇴사압박을 들 수 있다. 직급정년제 위기에 몰린 직원들은 퇴사 당할까봐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근무 등 불합리한 내용이 있어도 말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직급정년제로 구조조정을 하는 건가. 어떤 제도인가.

“세부적인 내용은 제시하지도 않고 직원들 사인만 강요한 형태이다. 정확한 기준도 없다. 지금도 기준은 매번 바뀌는 걸로 안다. 때문에 이 제도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에 의해 정년 대상을 정하는 것인지에 대해 직원들도 잘 모른다. 그런데도 회사에 항상 속아오면서 직급정년제 앞에 벌벌 떨고 있는 격이다. 저 또한 직급정년제를 겪었다. 지금 생각하면 저 스스로 멍청했다.

- 퇴사압박 스트레스도 상당할 것 같다.

“얼마 전(7~8월 경) 직급정년제로 인해 특판 사업부에 있던 직원이 뇌출혈로 쓰러진 일이 있다. 출퇴근 시간이 왕복4시간정도 된다. 그런데도 퇴사당할까 우려해 매일 왕복 4시간 넘는 거리를 출퇴근 한 것이다. 결국 과로 및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뇌출혈 진단을 받기까지에 이르렀다. 지속적인 퇴사 압력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 그럼 그 직원 분은 산재 처리를 받았나.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산재를 못 받는 것으로 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대교 사훈은 건강한 인간,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이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대교는 사훈과 반대되는 길을 걸었을 뿐이다. 대교의 조직원 내부 만족도는 거의 0%수준에 가깝다고 보여 진다. 어떻게 이런 기업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 기업이라 할 수 있겠나. 더군다나 아이들을 상대로 돈을 버는 학습지 회사에서 공공연히 불법을 일삼고 있기까지 하다. 회장은 재산이 서열 몇 위라고 떠들지만 조직원들은 심적으로, 금전적으로 실적압박, 퇴사압박 등의 스트레스로 아등바등하는 걸 알아야 한다. 현장 중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경영을 해야 하는데, 나 몰라라 하는 것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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