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가뜩이나 추운 겨울, 국내 은행권에 희망퇴직(특별퇴직) 칼바람이 불면서 금융권 전반에 조기 퇴직 문화가 확산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5대 시중은행에서만 23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집계됐다. 희망퇴직 신청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과거 ‘희망퇴직’하면 정년을 앞둔 50대 중후반 직원들이 중심을 이뤘지만, 최근에는 40대 초반까지 내려오며 더 이상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KB국민은행 647명, 신한은행 541명, 우리은행 429명, 하나은행 263명(상·하반기) 등 총 1880명이 희망퇴직했고,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수협은행과 연말 농협은행 희망퇴직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신한은행은 4급 이하 직원 중 근속 15년 이상이면서 1985년 이전 출생자를 대상에 포함했다. 리테일서비스 직군의 경우 근속 10년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어 대상 연령은 더욱 낮아졌다.
농협은행도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직원 중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 근속 15년 이상인 만 40세 이상 직원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했다.
KB국민은행 역시 희망퇴직 신청 대상 출생 연도가 2022년 1972년생에서 2023년에는 1974년생으로 낮아져 불과 1년 만에 대상 연령이 2년 내려갔다.
은행 지점 1년 만에 200곳 가까이 문 닫아
이 같은 흐름은 디지털·AI 전환으로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업무가 확대되면서 운영 효율을 위한 점포 통폐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전국 은행 지점 수는 5521곳으로, 전년 동기(5710곳) 대비 1년 만에 200곳 가까이 줄었다.
그렇다고 실적이 나쁜 것도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국내 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2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22조2000억원)에 육박한 수준이다.
은행권은 연차가 쌓일수록 고임금으로 가는 구조인데, 주요 업무의 70~80% 이상이 비대면으로 처리되는 만큼 고임금 인력구조보다는 성과와 직무 중심의 조직 개편이 더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희망퇴직자들의 보상은 상당하다. 특별퇴직금은 출생 연도와 직급에 따라 월 기본급 기준 7개월분에서 최대 31개월분까지 차등 지급된다. 여기에 법정퇴직금까지 합치면 평균 5억원 중반 수준에 달하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2025년 기준 은행별 1인당 평균 특별퇴직금은 하나은행 3억7011만원, KB국민은행 3억7000만원, 우리은행 3억4918만원, 농협은행 3억2240만원, 신한은행 3억1286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위로금이 클 때 빨리 떠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0대 은행원 A씨는 “오히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퇴직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경력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면서 “퇴직 후 금융·투자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고 관련 분야에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은 조기퇴직자를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과 전직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며 대응하고 있다. [시사캐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