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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슬의 웰라이프] 후배의 성장 앞에서 리더는 시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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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슬의 웰라이프] 후배의 성장 앞에서 리더는 시험받는다
  • 박이슬
  • 승인 2026.03.03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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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박이슬 문화평론가)

 

조직에서 시기와 질투는 리더의 자리를 시험하는 감정이다. [이미지=Freepik]

조직에서 가장 조용히 시작되지만 가장 오래 남는 균열은 감정에서 비롯된다. 그중에서도 시기와 질투는 리더의 자리를 시험하는 감정이다. 누군가 외부에서 인정받고, 무대에 서고, 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축하의 말을 건넨다. 그러나 그 주인공이 나보다 어린 후배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마음 한편에서 “왜 나는 아니지?”라는 질문이 고개를 든다.

문제는 그 질문 자체가 아니다. 그 이후의 선택이다.

한 조직에서 팀장이 외부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토론회에 초청되고, 프로젝트의 중심에 서며, 이름이 자연스럽게 오르내렸다. 그것은 조직의 간판이 만들어낸 결과라기보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준비해온 개인의 축적된 노력이 뒤늦게 빛을 발한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부임한 삼촌뻘 연령의 기관 대표자는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는 팀장의 성과를 개인의 준비와 노력으로 보기보다, 조직의 간판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초기에 팀장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고 한다.

“인정은 외부에서 해주는 거지, 네가 그럴 깜이 되냐. 나도 너와 같은 일들 해봤다. 너는 아직 인턴사원이나 청년활동가 수준에 불과하다. 네가 뭐 하나 제대로 잘하는 게 있느냐.”

이 말은 조언이 아니라 선 긋기였다. 가능성을 격려하기보다 자격을 의심하는 언어였다. 경험을 나누는 선배의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자리를 확인하려는 권력의 태도였다.

시간이 흐르며 팀장이 더 큰 역할을 맡게 되자, 대표자는 다시 비꼬듯 말했다.

“네가 거기에 어울리기나 하냐.”

리더의 불안은 평가의 언어로 포장된다. 그러나 구성원은 그것이 불안이라는 사실을 안다. 작은 시기와 질투는 판단을 흐렸고, 관계는 점점 멀어졌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따로 있었다. 어느 날 팀장이 자신을 보호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을 때, 대표자는 오히려 그 손을 뿌리치고 더 모진 말을 내뱉었다. 그 선택으로 둘 사이의 사회적 관계는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리더가 손을 거두는 순간, 조직은 단순한 업무 공동체를 넘어 신뢰 공동체로서의 의미를 잃는다.

이미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서 사람은 쉽게 자라지 않았다. [이미지=Freepik]

상호 관계에 종지부가 찍힌 뒤에야, 대표자는 그것이 조직의 간판이 아니라 한 개인의 오랜 노력과 축적이 빛을 발한 결과였음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한다. 그제야 마음이 오락가락하며 상황을 되돌려보려 했다고 한다. 외부에는 감싸는 듯한 말을 건네며 수습하려 했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닿지 않았다. 한 번 드러난 본심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법이다.

그는 뒤늦게 다른 조직원을 키워보려 애썼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서 사람은 쉽게 자라지 않았다. 그는 연일 힘들다고 토로했다. 사람을 키운다는 일은 직책이나 기술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존중과 신뢰, 그리고 당사자의 의지가 함께할 때에만 비로소 가능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영원할 것 같던 대표자의 자리 또한 오래가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을 밀어낸 자리는 결국 자신을 지켜주지 못했다. 

이 사례는 리더십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후배의 성장은 위협일까?, 자산일까? 누군가의 가능성을 눌러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순간, 조직은 성장의 동력을 잃는다. 반대로 후배의 성장을 기꺼이 밀어주는 리더는 결국 그 성과의 일부를 함께 나눈다. 후배를 길러낸 리더라는 평판은 시간이 지나도 남는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앞자리를 고집하는 일이 아니다. 역할을 바꾸는 일이다. 직접 박수를 받는 자리에서 박수를 보내는 자리로 이동하는 것이다. 리더이자 선배의 역할은 빛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빛을 비춰주는 것이다.

시기와 질투는 인간적인 감정이다. 그러나 리더는 감정에 머무를 수 없다. 어른이자 선배가 해야 할 일은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일이다. 후배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조직을 오래 가게 하는 힘이다.

결국 남는 것은 직함이 아니라 그 사람이 보여준 품격이다.

후배의 성장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가가 그 리더의 진짜 이름을 남긴다.

[시사캐스트]

 

박이슬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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