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닐과 플라스틱 제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비닐·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일상생활과 직결된 쓰레기 종량제 봉투까지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로 인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주요 석유화학 기초 원료 가격이 크게 올랐고,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수록 비닐봉투, 생활용 플라스틱, 포장재, 화장품 등의 생산 단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프타 수입 물량의 절반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는데,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길목이 봉쇄되면서 공급량은 줄고, 가격은 두 배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공장은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생산량을 대폭 줄이거나 일부 생산 설비를 중단해야 할 위기에 놓여 있다.
한 비닐업체 관계자는 “중동 사태가 길어지면 제품을 만들수록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며 “이러다 공장 문을 아예 닫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쓰레기봉투와 같은 필수 소비재는 지방자치단체와 납품 계약이 묶여 있어 가격 전가가 쉽지 않아 공급 차질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실제 종량제봉투를 판매하는 ‘종량제닷컴’ 홈페이지에는 ‘전 지점 출고 지연’ 안내문이 24일 게재됐고, 일부 마트와 편의점에서는 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사례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자체는 쓰레기봉투 공급량을 확대하고, 과도한 사재기를 자제해달라는 안내문도 배포하고 있다.
종량제 봉투 대란에 국민들의 불안 심리가 이어지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평균 3개월 치 쓰레기 종량제 봉투 재고가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기후부는 현재 전체 228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123곳(54%)이 6개월 치 이상 종량제 봉투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보유한 종량제 봉투 재고는 대부분 겉면에 지역명 등 정보가 인쇄되지 않은 롤 형태로 보관돼있어 봉투가 부족한 지역이 나올 경우 다른 지자체에서 빌려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활용 업체들이 종량제 봉투 18억3천매를 만들 수 있는 재생원료(PE)를 보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2024년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17억8천매로, 현재 보유 중인 재생원료로만 1년 치 이상 봉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쓰레기 봉투가 없다고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후부는 종량제 봉투를 ‘기후부 핵심 관리 품목’에 포함하고 지자체와 합동 상황반을 구성해 수급 상황을 감시하며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산업계와 협력해 원료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 물량 확보를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기후부는 종량제 봉투와 마찬가지로 폴리에틸렌 등 합성수지로 만들어지는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 재고와 원료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수급 계획을 마련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의료 폐기물 전용 용기는 골판지로 만들어진 것도 있어 폴리에틸렌 수급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캐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