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6 22:03 (금)
[음악_비행선 01호] ​​​벚꽃이 아쉬운 이들을 위한 봄 선물 2選 : 당신의 그리움이 사실 설레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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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_비행선 01호] ​​​벚꽃이 아쉬운 이들을 위한 봄 선물 2選 : 당신의 그리움이 사실 설레임이라면?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6.04.27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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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하늘을 유영하는 음악 비행선(飛行船)으로, 인생의 항로까지 수놓는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더하기

​선율의 정수를 엄'선(選)', 듣는 감각의 '선(線)'을 이은 소리 궤도 이탈 '비행(非行)선'

이제 아쉬움은 없다. 벚꽃잎 즈려밟으며 더 화사한 봄날을 기대케 해줄 추천 (앨범)음악 2선

(시사캐스트, SISACAST=양태진 기자)

​화려한 봄날의 시작을 알리던 벚꽃이 그 절정을 지나 햇살 위를 구르며 쓸려가고 있는 지금, 여전히 넘치는 봄날의 기운이라지만 그 곱디 곱던 이파리들이 하늘을 가득 메운 채로 춤추던 분홍빛 풍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평소 봄을 기다려왔기도 모자라 벚꽃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예찬해온 나름 벚꽃지기라면 오죽할까. 이번엔 그저 숨 가쁘게 달리느라 미처 눈에 담지 못한 상황이라면 더더욱그 아쉬움은 언급 조차 할 필요가 없을 터,

 

음악 비행선 (MUSIC Airship)이 누군가의 맘 속 하늘로 떠오르기 직전의 모습. 세상 속 순수한 마음에 하나 둘 닿기까지, 위로와 즐거움을 향한 그 여정은 단순한 상상을 넘어, 음악 안내선으로서의 코너 정체성을 확고히 할 것이다. 여기서 황금빛 로고 'MUSIC'은 ‘음악으로의 여행’을 의미하며, 예술과 감성의 기운이 감도는 하늘 속 새로운 음악적 발견 또한 내포하고 있다.(상단)
벚꽃이 절정으로 피어난 길은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과 그 뒤의 여운까지 상징한다. 멀어지는 남자의 뒷모습은 자기 성찰은 물론, 새로운 계절과의 만남, 현실 속 길 위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여정을 상징하고 있다. 음악과 인생의 교차점이 될 만한 벚꽃 만개한 길 이미지 한 컷.(하단)(사진출처: [음악_비행선] 전용 아카이브)

이에 그 허한 마음 속 창공을 다시금 자유로이 노닐, 그런 명쾌한 방법 하나쯤은 추천해줘야 마땅한 바, 그 일환으로 마련한 음악 비행의 첫 시간! 찰나의 미련조차 허락치 않을 그 선명한 분홍빛을 통째로(?) 머금은 선율들을 소개할까 한다.

그럼 눈은 활짝 열고 귓가의 이어폰은 바짝 꼽은 채로, 나만의 이륙을 서서히 감행해 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분홍빛 가로수 터널을 지나 뺨을 스치는 꽃비의 질감이 다시금 느껴질 지 모를 터. ​이는 또 어쩌면 그리스 신화 속 뮤즈*가 인간 세상에 건넨 축복과도 맞닿아 있을지 모르겠다. 하여간 그것이 뭐가됐든 아쉬움은 옆 집 강아지한테 던져주고, 무르익어가는 봄의 정수(精髓)를 들으며 분홍빛 향기에 취해 보자. 취향 차이도 가지가지라지만 적어도 비행은, 누구나 흠뻑 매료될 만한 것이니까.

 

1. 영화 <Cousins> O.S.T앨범

가장 가까운 타인, 가장 먼 연인이라는 표현이 걸맞는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두 사람이 서로에게 서서히 물들어가는 찰나를 포착하고 있다. 사진은 그 만남의 배경을 한눈에 보여주는 포스터. 1989년의 클래식한 감성에 더해 우리가 잊고 지냈던 '우연한 사랑'의 마법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이 영화 <커즌즈(1989)>의 감독 '조엘 슈마허'의 경우, 배우 '이사벨라 로셀리니'에게 보내는 '시네마틱 러브레터'처럼 연출했다는 후문. 포스터 속 흰 모자를 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수줍으면서도 단단한 미소로 영화 전체의 서정적인 톤을 결정짓고 있다.(중앙)(출처: Paramount Pictures. 유튜브 공식 무비 클립 캡쳐)​
​'조엘 슈마허' 감독은 이 작품 외에도 우리에게 친숙한 수없는 명작을 남겼다. 화려한 볼거리의 <배트맨 포에버>와 <배트맨 4>에서부터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유혹의 선>과 <폰 부스>, <8mm>, <타임 투 킬>,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로스트 보이>와 <세인트 엘모의 열정>, 웅장한 뮤지컬 영화의 정점인 <오페라의 유령> 등, 그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각적 미학을 구현해 온 거장이기도 하다.(상단)(이미지출처: YouTube 'FilmIsNow Movie Bloopers & Extras' 채널 인터뷰 영상 캡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영화를 통해 우린, 단순히 그 영화음악의 선율 하나에도 아름다운 기억과 분위기를 떠올리는 경우가 종종있다. 이에 벚꽃잎의 기운으로 코끝을 향긋하게 찌르는 첫번째 음악, 그것은 바로 영화 <커즌스(Cousins)>의 OST 앨범이다.

​우리나라에는 개봉 당시 <밀애>라는 제목으로도 소개된 바 있는 조엘 슈마허 감독의 1989년작 <커즌스(Cousins)>는 찰나의 선택이 빚어낸 일생 일대의 파격적(?)인 사랑얘기를 담고 있는데, 다시 말해, 유부남과 유부녀의 만남이라는 설정을 아침 햇살처럼 눈부신 순애보로 치환해 낸 것. 그러면서도 다소 진부한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으로 흘러갈라치면 어느새, 마치 벚꽃잎 흩날리듯 향기로운 생동감을 구현해 냈다.

그 두 연인 역을 맡은 '이사벨라 로셀리니'와 '테드 댄슨'은 엇갈리는 상황과 방해꾼들 속에서도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양산하며 소중한 감정의 궤도를 그려나가는데, 마치 영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보여주었던 그 달콤쌉싸름한 로맨틱 코미디의 정수처럼, 봄기운 완연한 야외 파티장을 주 무대로, 설렘의 시작에서 가장 행복한 마침표(?)를 향해 나아간다. 비록 현실의 잣대 아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듯도 보이지만, 그 기저에 흐르는 용기와 단호함은 벚꽃 지는 아쉬움을 잊게 할 만큼이나 강렬한 분홍빛 기운을 뿜어내는데, 

 

​​자신의 배우자가 보란 듯이 낯선 이와 춤을 추며 불륜을 즐기는 이들의 황당한 현장에서 보통의 영화라면 분노와 파괴가 뒤따랐겠지만, 마리아와 래리는 그 촌극(寸劇)을 나란히 앉아 미소로 관조한다. 상대의 배신에 똑같은 복수로 응수하는 대신, 그 우스꽝스러운 상황 자체를 한 편의 코미디로 받아들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우리는 진정한 '어른의 사랑'(?)이 가진 여유를 발견할 수도 있다. 비극적인 상황조차 따스한 유머로 승화시키는 이들의 시선이야말로, 안젤로 바달라멘티만의 다정한 선율과도 닮아 있는 것. 실타래처럼 얽힌 관계의 끝에서 이들이 찾은 것은 분노가 아닌, 서로의 아픔을 완벽하게 이해할 때 드러나는 깊은 유대감이었다. 그리고 화사한 꽃장식과 더불어 두 사람만의 밝은 미소는, '찬란한 2막'으로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것. 오직 자신들만의 설렘으로 재이륙하려는 두 사람의 조용한 결의가 돋보이는 명장면이다.(상단)
이 영화 <커즌스>에서 가장 상징적인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오토바이 주행 씬이다. 래리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올라탄 '마리아'의 모습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자신들을 억누르던 가식적인 가정 환경과 답답한 현실로부터의 탈주를 의미하는 것.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이 장면에서 흐르는 안젤로 바달라멘티의 선율이 긴장감 넘치는 비트가 아닌, 오히려 한없이 서정적이고 화사한 왈츠풍으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이는 두 사람의 일탈이 '죄'가 아닌, 비로소 찾아온 '정서적 해방'임을 음악으로서 증명하는 대목인 것. 흩날리는 바람 속에 새겨진 이들의 미소는, 4월의 햇살 아래 재이륙하는 모든 서툰 시작들을 응원하는 듯하다. 관습을 벗어나 자유로 향하는 그 해방의 질주,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을 보여주는 스틸 컷 이미지.(하단)(이미지 출처 : ​영화 <커즌스(1989)> 중 한 장면, 파라마운트 픽처스 제공. (YouTube 영상 재인용)​ ⓒ Paramount Pictures / Movie 'Cousins' Official Trailer Capture.)

영화의 제목 'Cousins'처럼, 극 중 주인공 '마리아'(이사벨라 로셀리니 분)와 '래리'(테드 댄슨 분)는 본래 생판 모르는 남남이었으나, 마리아의 어머니와 래리의 아버지가 결혼하게 되면서 뜻하지 않은 '사촌(인척)'이자 의붓남매의 인연으로 엮이게 된다.

헌데 여기서 기막힌 반전 하나. 정작 불륜을 저지르는 쪽은 마리아와 래리 각각의 배우자들이었건만, 이들의 배신에 상처받은 마리아와 래리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가까워지자, 오히려 그 배우자들이 나서서 두 사람의 관계를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이런 '웃지 못할 촌극' 속에 첫 만남부터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이들의 관계는 과연 어떤 결말로 귀결될지...

그 팽팽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와중에도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소란스럽고 뻔뻔한 난장판 소음 속에서도 '안젤로 바달라멘티'는, 그런 복잡한 감정의 '실용(實用)'을 그의 서정적이면서도 섬세한 선율로서 한 올 한 올, 두 사람의 진실한 감정으로 아름답게 엮여 낸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 영화 <밀애(Cousins)>는 영화 <세 남자와 아기>, <니나>, <나인 먼쓰>와 궤를 같이하며, 1975년 프랑스에서 큰 흥행을 거둔 <사촌들(Cousin, Cousine)>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마리아' 역의 배우 '이사벨라 롯셀리니'의 모습과 그녀의 명장면 스틸 컷.(이미지 출처 : 유튜브 'MOVIE HORIZON' 채널 속 영화 <커즌즈(1989)> 영상 캡처)​​​​
1937년 뉴저지 태생인 거장 '안젤로 바달라멘티'는 이스트만 음악학교에서 프렌치 혼과 피아노를 전공했으며, 데이빗 린치의 전 부인 '이사벨라 로셀리니'의 보컬 코치를 맡으며 린치와 운명적으로 조우했다. ​그가 맡은 영화음악은 <나이트메어 3>, <잡초>, <크리스마스 대소동>, <Naked in New York> 등이며 우리에겐 '린치의 음악가'라는 고정관념이 어느 정도는 자리잡고 있다지만, 이 영화 <Cousins>를 통해 그의 폭넓은 음악 감성을 확실히 경험해 볼 수 있다.(이미지 출처 : Angelo Badalamenti - <Music for Film and Television : 디르크 브로세(Dirk Brossé) 지휘, 브뤼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앨범 자켓.)

​우리에게 '바달라멘티'는 늘 데이빗 린치 감독의 파괴적인 영상 곁을 지키는 그림자였다. 속삭이듯 격정적으로 울리다가 침묵할 줄 아는 섬세함. 그러다 몽롱한 불빛으로 선뜻 목을 조여오는데, 그런 긴장감과 서정적인 톤을 오가는 그의 음악은 영화 <블루 벨벳>을 통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프렌치 혼을 비롯한 피아노의 애달픈 선율로 영화 <광란의 사랑>, <트윈픽스>로 이어지는 그의 음악은 이 영화 <커즌스(Cousins)>에서 또 다른 느낌으로 빛을 발하는데, 감독 '​데이빗 린치'와의 완벽한 조화로 그의 스타일은 자칫, 그 안에서 매몰될 위기에도 처하건만, 이 봄꽃 만발한 사랑 이야기 속 사운드트랙에서 만큼은, '안젤로 바달라멘티'만의 밝은 에너지를 한층 더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사랑의 환희를 속삭이는 러브테마, 주인공 마리아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그녀의 테마, 그리고 중간중간 삽입된 진한 여운의 블루스를 차례로 선보이는 이 앨범은 사랑을 전하는 봄꽃 이미지 그 자체로도 대변될 수 있음을 증명함도 모자라, 첫 곡 'Overture'에서부터 'Maria's Theme'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벚꽃이 만개한 숲속 정원의 분홍빛 기운을 머금고 있다. 화사한 햇살 아래 터져 나오는 왈츠 같은 선율은, 사랑이 열매 맺기까지 두 남녀가 겪는 음표같은 우여곡절을 벚꽃 흩날리는 오선지 위에 하나하나 새겨 놓는데, ​이같은 <커즌스>의 영화 음악을 통해, 한 거장의 얼굴 뒤에 숨은 가장 다정한 미소를 꼭 한 번 확인해 보시길.

((본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유튜브에서 다음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그 벚꽃 만발한 화려하고도 달달한 실체를 바로 마주할 수 있다. - ​Cousins 1989 Soundtrack Angelo Badalamenti))

 

 

2. 영화 <4월 이야기> O.S.T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오리지널 각본과 배우 '마츠 타카코'(하단)의 앳된 모습이 만난 이 작품은 영화 <러브레터>, <하나와 앨리스>와 함께 이른바 '화이트 이와이' 시리즈의 정수로도 꼽힌다. 잊고 있던 첫사랑의 기억이 저절로 소환되는 영화 <4월 이야기>의 명장면 스틸컷.(상, 하단)(이미지 출처: 영화 <4월 이야기> 공식 트레일러 캡처​, 락웰 아이즈(Rockwell Eyes) 제공.(Source: Toky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공식 배급사))

​흩날리는 벚꽃잎 사이로 새겨진 음표를 또 따라가다 보면, 이내 도착한 궤도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4월 이야기 (2000)>다. 이 영화는 홋카이도에서 도쿄로 상경한 새내기 '우즈키'의 낯설고도 두근거리는 ‘시작’을 담고 있는데, 사실 그녀가 굳이 도쿄의 무사시노 대학을 택한 데에는 조금 특별한 이유가 숨어 있다. 짝사랑하던 선배를 향한 그녀의 마음이 4월의 햇살 만큼이나 투명하고, 갑작스레 쏟아지는 봄비처럼 예고 없이 관객의 마음을 적시는데

​그 가운데서도 영화 속 흩날리는 벚꽃은 역시나, 감독 '이와이 슌지'만의 감성 미학을 대변해 주는 것. 그리고 그 속에 흐르는 담백하면서도 서정적인 선율은 곧바로 이 코너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데,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CLASSIC'이란 이름의 유닛이 맡았다는 사실. 이는 이와이 슌지 감독 본인이 작곡가 '기시우치 모에' 등과 결성한 프로젝트 팀으로 감독이 직접 곡 작업에 깊숙이 관여한 만큼, 이로써 영상의 빛깔과 소리의 온도가 이 영화음악의 선율에 완벽히 스며들 수 있는 것이었다. 

​

특히 바로 지난 4월 23일, 이 맑고 고운 이야기가 또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전국 롯데시네마를 통해 단독으로 재개봉하여 스크린 가득 흩날리는 분홍빛 벚꽃잎을 다시금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 우산을 들고서도 봄비에 젖은 채 미소 짓던 그 시절의 설렘, 그 화사한 풍경 속으로 떠나는 항해에 모두들 꼭 한 번 몸을 실어보시길.(이미지 출처: 영화 <4월 이야기> 공식 트레일러 캡처,  락웰 아이즈(Rockwell Eyes) 제공.(Source: Toky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공식 배급사)

헌데 더 놀라운 점은, 영화 전체에 흐르는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를 여주인공 역의 '마츠 타카코'가 직접 소화했다는 것이다. 특히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곡들은 그녀의 맑은 이미지와 닮아 있어, 듣는 것만으로도 영화 속 도쿄 무사시노의 정취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많은 이들이 이 영화의 '인생 곡'으로 꼽기도 하는 'April Front'는 자전거를 타고 교정을 누비는 우즈키의 설렘을 담은 곡으로,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시작하다가 점차 화사하게 피어나는 벚꽃의 느낌을 선사한다. 마치 이제 막 사랑에 눈뜬 소녀의 숨가쁜 보폭처럼.

이밖에도 이 영화 음악은 소리로만 가득 채우기 보단 '여백'을 두는 지혜를 발휘한다. 벚꽃잎이 바닥에 닿는 소리나 낯선 도시의 소음, 그리고 그 사이를 조용히 파고드는 피아노 소리 등, 음표와 음표 사이의 짧은 휴지기마저도 주인공 우즈키의 망설임과 용기를 대변하고 있다. 이에 그 벚꽃 흩날리는 음표 위에 하나하나 새겨져가는 수줍은 진심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내 곁에 남은 봄날을 더욱 더 기쁜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본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유튜브에서 다음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4월의 아름다운 벛꽃이 빚어낸 서정적 음표들을 바로 마주할 수 있다. - ​4월 이야기 OST. 또는 April Story OST April Front))

 

​​사람은 누구나 '조절'의 과정이 필요하다. 효율만을 강조하는 세상 속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나만의 주파수를 찾는 '자발적 고립(JOMO)'만큼 우리의 영혼에 더 큰 힘을 주는 것도 없는 것. 지금 느끼는 아쉬움은 사실상 더 단단한 내일을 위한 심리적 방황일지도 모르는 만큼, FOMO(Fear Of Missing Out): 나만 유행에 뒤처질까 봐, 나만 이 소식을 모를까 봐 불안해하며 SNS에 집착하는 심리에서 벗어나, ​JOMO(Joy Of Missing Out): 반대로, 세상의 소음에서 잠시 로그아웃하고 나만의 속도와 시간에 집중하며 느끼는 평온함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억지로 유행을 쫓지 않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예: 재즈, 고전 영화)에 침잠하는 이 자발적 고립이야 말로, 영화 <4월 이야기> 속 주인공 우즈키가 왁자지껄한 신입생 모임보다는 혼자 자전거를 타고 서점에 가거나, 빗속을 달리는 모습처럼 내면적 설렘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알람을 끄고, 오래된 레코드를 턴테이블에 올린 채, 우즈키처럼 오직 나만의 봄날에만 집중해 보는 것. 그러다보면 또 누가 알겠는가. 그 '소외된 즐거움'이 깃든 벚꽃 흐드러진 어느 길 위에서, 꿈에서나 볼 법한 이상형을 만나게 될지. 진짜 나를 마주하며 감격할 수 있는 그 순간처럼 말이다.(사진출처: [음악_비행선] 전용 아카이브)

사실 우린, 꽤 오래 전부터 '빠른 출발'을 재촉하던 예전과 달리, 잠시 멈춰 서서 나만의 속도를 찾는 '느린 시작'의 가치에 주목해 오긴 했다. 하지만 학생이라면 새 학기가 시작된지 한 달 여. 남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는 것 같아 초조해지는 4월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져버린 벚꽃을 보며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묘한 상실감을 느끼곤 하는데,

​부디, 이번 '음악 비행선'이 전하는 앨범 곡들로, 벌써부터 세상의 속도계에 지친 마음이라면 새해 처음 가졌던 열의 만큼은 다시금 불어 넣을 수 있길 바란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이륙이면 어떠한가. 벚꽃이 진 자리에 돋아나는 푸른 잎들처럼 우리의 인생도, 서로 다른 찬란한 2막이 미련없이 꽃피울 것을. 그럼 이제 그 아쉬움을 동력 삼아 오직 자신만을 위한 설렘으로 재이륙해 보자. 기억 속에 지지 않는, 그 향긋해 마지 않던 벚꽃의 향연처럼. [시사캐스트]

 

지는 벚꽃이 아쉬워 마음이 시리다면, 그건 당신 안에 아직 못다 핀 설렘이 남아있다는 증거일 테니까. 

 

*뮤즈(Muse): 그리스 신화에서 학예(學藝)와 시, 음악 등을 관장하는 아홉 명의 여신. 제우스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오늘날 예술적 영감을 주는 존재나 그 근원을 상징한다. 영어 단어 'Music(음악)'과 'Museum(박물관)'의 어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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