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 뿐만 아니라 상속·증여 관련 세금도 크게 늘 전망이다.
자녀에게 집 한 채를 물려주는 데도 수억원의 세금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은마아파트’와 ‘래미안 원베일리’ 처럼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아파트는 증여세와 상속세뿐 아니라 증여 취득세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생전에 증여할지, 상속으로 넘길지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지는 만큼 자산 이전 시점과 방법을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세금 부담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101㎡는 최근 3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6년 9월 초 기준 KB부동산의 해당 면적 시세도 30억원을 웃돈다. 이를 부모가 성년 자녀에게 그대로 증여한다고 가정해 보자. 과거 10년간 자녀가 부모에게 받은 증여가 없고 다른 공제나 채무가 없다는 단순 계산이다.
성년 자녀에 대한 직계존속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을 적용하면 증여세 과세표준은 약 34억원이 된다. 증여세율은 과세표준 30억원 초과 구간에서 50%, 누진공제액은 4억6000만원이다. 이에 따른 산출세액은 약 12억4000만원이다(34억원×50%-누진공제 4억6000만원=12억4000만원). 국세청은 증여세에 대해 10~50%의 5단계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증여세와 상속세는 기본적으로 재산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강남 아파트 처럼 가격이 높은 주택은 세금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세법상 증여세와 상속세는 과세표준에 따라 10~50%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과세표준이 1억원 이하이면 10%, 1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2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40%, 30억원을 초과하면 50%가 적용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주택을 증여받는 자녀는 취득세도 부담한다. 일반적인 주택 증여 취득세율은 3.5%지만 조정대상지역의 일정 주택은 중과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서울 전역은 지난 2025년 10월 조정대상지역으로 확대 지정됐으며, 조정대상지역 내 시가표준액 3억원 이상 주택의 증여 취득에는 원칙적으로 12%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증여자가 1세대 1주택자로서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게 해당 주택을 증여하는 경우에는 중과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은마아파트 34억5000만원을 단순히 12%로 계산하면 취득세만 약 4억1400만원이다. 지방교육세 등을 포함하면 실제 지방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부모가 1세대 1주택자이고 직계비속에게 증여하는 등 중과 예외 요건을 충족하면 기본세율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취득 관련 세금 부담은 크게 낮아진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로 가면 차이는 더 커진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96㎡는 2025년 3월 70억원에 거래되며 국민평형 최초로 3.3㎡당 2억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도 원베일리의 가격은 60억~80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70억원짜리 원베일리 아파트를 성년 자녀에게 증여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을 제외한 과세표준은 69억5000만원이다. 50% 세율과 4억6000만원의 누진공제액을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약 30억1500만원에 이른다. 신고세액공제 등은 별도로 고려하지 않은 단순 계산이다. 여기에 조정대상지역 증여 취득세까지 더해지면 세 부담은 더 커진다.
결국 수십억원짜리 아파트를 증여할 경우 '집값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물론 실제 증여세는 증여재산가액, 채무 인수 여부, 과거 증여 내역, 공제 요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동일인으로부터 10년 이내 받은 증여재산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합산과세되는 점도 변수다.
상속이라고 해서 세금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 역시 과세표준에 따라 10~50%의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다만 상속에는 기초공제, 배우자공제, 일괄공제 등 다양한 공제제도가 있어 전체 상속재산과 가족관계에 따라 실제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국세청의 상속세 계산 구조도 과세가액에서 각종 공제를 차감한 뒤 과세표준에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부모가 70억원 상당의 원베일리 한 채와 별도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아파트 가격만으로 상속세를 계산할 수 없다. 예금·주식·보험금 등 다른 재산을 합산하고 채무를 차감한 뒤 상속공제를 적용해야 한다. 반대로 생전에 일부 자산을 증여했다면 사망 전 증여재산이 상속세 계산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리 증여하면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상속을 받는 과정에서는 세금 외에 채무도 살펴봐야 한다.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됐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단순승인·한정승인·상속포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단순승인은 재산과 채무를 모두 승계하는 것이고, 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채무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상속재산보다 채무가 많다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검토해야 한다.
결국 강남 아파트의 상속·증여는 '상속세율이 몇 퍼센트냐'만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은마아파트 처럼 30억원대 아파트도 증여세가 10억원을 넘어설 수 있고, 원베일리처럼 70억원대 아파트는 증여세만 30억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 여기에 취득세와 향후 매각 시 양도소득세까지 고려하면 자산 이전 과정 전체를 설계해야 한다.
특히 증여는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전에 할 것인지, 지분을 나눠 증여할 것인지, 부모가 1주택자인지, 자녀의 기존 주택 보유 여부가 무엇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상속 역시 배우자공제와 일괄공제 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진다.
고가 아파트 한 채가 사실상 '가족의 평생 자산'이 된 시대다. 집을 물려주는 순간만 볼 것이 아니라 증여세·상속세·취득세·향후 양도세까지 합산한 총 세 부담을 계산한 뒤 이전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시사캐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