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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조성진 사수´에 사활 거는 이유…檢 체포영장 발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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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조성진 사수´에 사활 거는 이유…檢 체포영장 발부 ´주목´
  • 최동주 기자
  • 승인 2014.11.11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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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삼성세탁기 파손 안 했다˝ ´품질 폄훼? 삼성전자 입장일 뿐´
LG세탁기 발전사 조성진 무너지면 조직적 개입 의혹 확산↑ 기업 이미지 실추↑

(시사캐스트, SISACAST= 최동주 기자)

LG전자가 '간판스타 조성진' 사수에 사활을 걸었다.

이제껏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숱한 법적 분쟁이 있었지만,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다.

최근 논란이 된 삼성전자 세탁기 고의성 파손 여부 관련,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의 간판스타이자 수장인 조성진 사장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주형) 수사 선상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책임자가 연루 됨에 따라 조직적 개입 의혹까지 확산되는 추세인 것.

자칫하면 조 사장 앞으로 체포영장이 발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그는 검찰의 출석 요구에 줄곧 불응해 왔다.

LG전자 측은 "공식적인 소환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며 감싸고 있다. 당초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것과 상반된 태도를 보여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쟁점 둘
조성진 LG전자 사장과 임원 일행 
고의적 파손인가, 고의적 품질 폄휀가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가해자로 지목된 LG전자 조 사장과 모 상무 등 임직원 일행이 삼성전자 세탁기를 의도적으로 파손했느냐 여부다.

나머지 관건은 파손된 세탁기에 대한 품질 흠집 및 폄훼 등 경쟁사의 전략제품 관련, 고의적인 헐뜯기가 자행됐느냐이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 9월 3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14' 기간 중 삼성전자 크리블루 세탁기 힌지(세탁기 도어와 본체를 연결)가 잇따라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

삼성전자 세탁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망가진 곳은 자툰이 운영하는 유로파센터와 슈티글리츠 매장이다.

조 사장은 이중 슈티글리츠 매장 내 삼성전자 세탁기를 망가뜨린 범인으로 지목됐다.

매장 직원의 신고로 현지 경찰이 출동했고, CCTV 확인 결과 삼성전자 세탁기의 문을 여러 번 여닫으며 압력을 가하는 조 사장의 모습이 포착된 것.

당일 LG전자 측은 매장 2곳에서 망가진 삼성전자 세탁기 4대 값을 변상했다.

LG "삼성전자 세탁기만 힌지 부분이 헐거웠다"
삼성, 검찰 수사 의뢰…'품질 비하 묵과할 수 없다'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 되는 듯했다. 그러나 LG전자가 '파손한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한편, 삼성 세탁기의 품질을 우회적으로 폄훼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실제 LG전자는 맨 처음 관련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던 9월 초 <시사캐스트>와의 통화에서도 삼성 세탁기품질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한 관계자는 품질 테스를 하다 벌어진 '우발적 헤프닝'임을 강조하며 "LG전자 등 다른 브랜드 제품들은 괜찮은데 반해 삼성전자 세탁기만 힌지 부분이 헐거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세탁기 문을 여닫기만 한 것인데 망가졌다'는 취지의 해명을 거듭 전했다.

LG전자가 보여준 일련의 태도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격이었다. 본질이 호도된 채 세탁기 품질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이유로 삼성전자가 칼을 뽑아들었기 때문.

다름 아닌 지난 9월 10일 LG전자 조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등을 업무방해, 재물손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LG전자가) 잘못을 인정했다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전자가 반성 없는 태도 및 경쟁사 헐뜯기 전략을 구사하다 자승자박에 처했다는 것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관계자는 이어 품질 시비에 휘말린 것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표하며 "소비자 리포트 평가에서 드럼 세탁기 1위를 차지한데 이어 파리박람회에서 품질 평가 등에서도 1위에 해당하는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조성진 사장 파손한 적 없다"…전면 부인, 왜?
'LG전자 세탁기 발전사의 심장부를 사수하라'

LG전자는 끝까지 무죄를 주장할 분위기다. 이번 통화에서도 한 관계자는 "나올 때 분명 파손된 상태가 아니었다"며 "파손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조 사장이 파손범 도마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조 사장은 파손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관계자는 이어 경쟁사 제품 비하 논란을 부추겼다는 시선에 대해서도 "그것은 삼성전자 생각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LG전자가 전면 부인하며 초강수를 두는 데에는 검찰의 수사 중인 이유도 있겠지만, 다름 아닌 조 사장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조 사장과 관련한 피해자 측의 주장을 하나라도 인정한다면, 이후 LG전자가 받게 될 타격과 이미지 추락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중론이다.

경쟁사 제품 흠집내기 여부 관련, 책임자가 연루된 만큼 조직적 개입 의혹까지 치달을 수 있어 LG전자로서는 심적 피로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2015년까지 세계 가전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조 사장의 당찬 포부도 물거품 될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 말대로 고의적 파손이 아닐 수 있다. 단지 열심히 품질 테스트를 하다 벌어진 헤프닝으로 결론 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삼성전자 세탁기가 약하다는 등의 네거티브 전략은 비난 받기 충분하다"고 혹평했다.

조 사장은 한때 LG가전 광고 모델로 등장 할 정도로 LG세탁기 발전사에서 갖는 상징성이 크다. 

조 사장을 가리키는 칭호는 '세탁기 박사'이다. 그는 용산공고 산학우수 장학생에 선발된 뒤 LG전자 전신인 금성사의 세탁기 설계 기술자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90년대 중반에는 LG세탁기 연구 개발에 매진, 현재 LG전자 드럼세탁기 전 제품에 장착 중인 '다이렉트 드라이브' 기술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였다. 덕분에 LG전자는 2007년 세탁기 분야에서 3년간 60억불(약 6조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조 사장은 세탁기 산업 발전 및 국가경쟁력 상승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또 LG세탁기를 세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린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1월 LG전자의 가전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HA사업사령탑에 올랐다.

한편, LG전자는 삼성 에어컨 기술 빼가기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8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삼성전자가 국책 연구과제 공모에 참여하면서 제출한 에어컨 관련 기술 정보를 빼낸 혐의로 LG전자 허모(53) 전 상무와 윤모 전 부장(44)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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