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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운의 정치풍월] 이성헌·김영춘의 같지만 다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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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운의 정치풍월] 이성헌·김영춘의 같지만 다른길
  • 정세운 정치평론가
  • 승인 2022.05.2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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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사단 합류시기 비슷했던 두사람, 16대 총선서 금배지 달아
담론 얘기하던 김영춘 민주당, 생활정치 역설하던 이성헌 당 잔류
김영춘 역사속 퇴장, 지역발전 말하던 이성헌 구청장후보로 변신

(시사캐스트, SISACAST= 정세운 정치평론가 )

이성헌과 김영춘은 비슷한 시기에 상도동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하지만 김영춘은 거대담론을 얘기했고, 이성헌은 생활정치인으로 변모해 나갔다. ⓒ시사오늘 제공
이성헌과 김영춘은 비슷한 시기에 상도동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하지만 김영춘은 거대담론을 얘기했고, 이성헌은 생활정치인으로 변모해 나갔다. ⓒ시사오늘 제공

 

이성헌과 김영춘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대통령을 만든 첫 정치적 인맥인 상도동계다. 두 사람은 정치입문 시기나 정치적 목표도 비슷했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성헌은 연세대 총학생회장이던 1984년, 5·18 광주 민주화항쟁 기념식에 김영삼(YS)를 연사로 초빙했다. YS는 거절했다. YS는 “내가 가면 전두환은 그것을 빌미로 학생들을 구속시킬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연사자리를 학생들의 안전 때문에 마다하는 것을 보고 이성헌은 YS에게 감명을 받았다.

이후 YS 비서실장인 김덕룡과 유대관계를 맺고 1985년 상도동 비서진에 합류했다. 이후 민추협 기관지 <민주통신> 기획위원, 민주산악회보 <자유의 종>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전두환 정권에 맞섰다.

부산출신으로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영춘은 1984년 민정당사 농성사건 배후조종협의로 구속됐다. 1985년 3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영춘을 김덕룡에게 소개한 사람이 이성헌이다. 그리고 김영춘은 1987년 상도동 비서진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상도동 비서진에 합류한 뒤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YS가 대권을 잡는데 큰 몫을 했다. YS가 대통령이 된 후 두 사람 모두 청와대 비서진으로 합류했다. 1996년 15대 총선 때 서대문과 광진에서 신한국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둘은 마침내 2000년 16대 총선을 통해 나란히 원내에 진입했다. 30대 젊은 정치인이었던 이들은 ‘김덕룡 사람’으로 통했다. 김덕룡 당대표 만들기에 나섰다. 역부족이었다. 김덕룡은 영남당이었던 한나라당에서 호남의 한계를 체험했다.

정계 입문후 둘의 행보는 같았지만, 김덕룡을 통해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다.
김영춘은 당시 필자에게 “YS가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했으니, 독재정권이 만든 지역주의를 깨는게 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덕룡을 통해 지역주의를 청산하고 싶었다.

반면 이성헌은 “YS가 문민정부를 열었으니, 이제 국민이 잘사는 생활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필자를 만나 지역 발전에 대해 얘기를 하곤 했다. 김덕룡을 매개로 잘 사는 서대문을 만들어보고 싶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보가 같았던 둘은 17대 총선을 두고 헤어졌다. 김영춘은 한나라당으로 지역주의 극복이 힘들다며 당시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탄핵 역풍으로 김영춘은 당당히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한나라당에 남았던 이성헌은 낙선했다. 원내와 원외 인사로 갈렸다.

승승장구하던 김영춘에게 시련이 닥쳤다. 노무현의 인기추락으로 열린우리당은 갈기갈기 찢겼다.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이성헌은 MB정부 초기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원내에 진입했다.

두 사람의 가는 길이 달랐기 때문에 원내도 순번을 바꿔가며 진입했다. 지역주의 극복이란 거대 담론을 얘기했던 김영춘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산으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했고, 두 번의 노크 끝에 20대 국회에 다시 들어왔다. 지역 발전을 얘기하던 이성헌은 이후 국회문턱을 넘지 못하고 번번히 좌절했다.

그렇게 그들의 정치세월은 40년이 흘렀다. 지역주의 극복을 논하던 김영춘은 지난 3월 “이제 거대 담론을 얘기하는 정치는 막을 내렸다”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이성헌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발전을 화두로 구청장에 출마했다. 국회의원보단 구청장이 지역발전에 보탬이 된다고 역설했다.

최근 필자와 만나 이성헌은 “윤석열, 오세훈과 원팀을 이뤄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며 생활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성헌과 김영춘. 같지만 다른 길을 걸었던 40년 정치역정이었다. 군정과 민주화가 이뤄지는 기나긴 시간동안 자신의 꿈을 정치판에 녹여냈다. 얼마만큼 실현했는지 본인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하루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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